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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나침반] '간'은 검게 만들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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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나침반] '간'은 검게 만들지 말자!
  • 소비라이프뉴스
  • 승인 2023.01.06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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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년은 '지혜로운 검은 토끼의 해 '···· 그러나 '간'은....

2023년은 ‘지혜로운 검은 토끼의 해’···
그러나 ‘간’만큼은 검게 만들지 말자

조동환(건강소비자연대 수석부대표/보건학박사)

 

새해가 밝았다. 2023년은 계묘년(癸卯年)이고 토끼의 해이지만 좀 더 정확히는 ‘검은 토끼의 해’라고 한다. 검정색을 뜻하는 ‘계’는 ‘지혜’를 의미하고 ‘묘’는 토끼를 말한다. 

이렇듯 지혜로운 토끼의 해는 어릴 때 읽던 동화 ‘별주부전’을 떠올리게 한다. 용왕의 병을 낫게 한다는 토끼의 간을 구하러 뭍에 간 자라는 용케도 토끼를 꾀어 용궁에 데려온다. 그러나 토끼는 자신의 배를 갈라 간을 구하려는 용궁의 음모(?)에 지혜로 맞서 “간을 땅에 두고 왔노라”며 거짓으로 뭍에 돌아갈 핑게를 댄 후 다시 자라 등에 올라타 무사히 뭍으로 올라온다.

결말은 누구나 알겠지만 자라가 허탕을 친 것으로 이야기의 막을 내리는 것은 아니다. 비록 자신을 위험에 빠트리려 했으나 용왕을 위하는 자라의 지극정성을 생각해 토끼는 자신의 똥을 칡에 싸서 자라에게 용왕의 병에 특효라며 건네준다. 그리고 그 약이 용왕의 병을 낫게 하고 자라는 용궁 벼슬 가운데 높은 자리로 특진(?)까지 하는 해피엔딩이 기다리고 있다. 

포털검색을 해 보면 토끼 똥은 망월사(望月砂), 완월사(玩月砂) 등으로 불리운 실제 한약재로 나온다. 달 같이 생긴 모래알이라는 뜻을 가진 이 명칭은 동의보감에도 수재된 한약재이다.

필자가 별주부전을 꺼낸 이유는 2023년에는 우리 국민 모두가 ‘간’을 생각하며 이 장기를 더욱 튼튼하게 하는, 건강한 한해의 출발점을 마련해 보자는 의미에서다. 모든 장기가 다 마찬가지이지만 간은 질환의 유무를 떠나 건강할 때 보호해야 한다.

간은 우리 몸에 존재하는 일종의 화학 공장으로 음식물을 섭취하게 되면 위나 장에서 흡수된 영양소들은 간에서 우리 몸이 이용할 수 있는 형태로 바꾼 후 다른 장기로 보내주어 우리 몸에서 이 영양소들을 이용할 수 있게 해준다. 또한 포도당, 비타민, 철분 등의 영양소들 일부를 저장해 두었다가 우리 몸이 필요로 할 때 일정하게 공급해주는 저장고 역할도 한다.

우리 몸에서 꼭 필요로 하는 물질 대부분은 간에서 만들어지는데 예를 들어 혈액 속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알부민이나 상처가 생겼을 때 피를 응고될 수 있게 해주는 혈액응고인자들 그 외 콜레스테롤, 담즙 등도 간에서 만들어진다고 한다.

간은 이 같은 역할 외에도 우리 몸에 들어온 약물, 알코올, 또는 우리 몸에서 생겨난 각종 노폐물 등의 해로운 물질을 해가 적은 물질로 바꾸어 소변이나 담즙을 통해 배설되게 하는 해독작용을 담당한다. 간은 우리 몸에 들어오는 세균이나 독소, 또는 이물질들을 잡아먹는 탐식세포를 우리 몸에서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어 각종 해로운 미생물들로부터 우리 몸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간을 보호하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연말연시에 가장 몸을 혹독하게 다루는 장기 중의 하나가 간이 아닐까? 다름아닌 연례 행사로 찾아오는 불청객이 다름아닌 연이어지는 술 파티이기 때문이다.

간에는 일반인이 생각하는 것 보다 다양한 질병이 발생한다. 좁은 지면에 이처럼 다양한 간과 관련한 질병을 다루기에는 벅차고 상식적인 선에서 일상 생활을 통해 간에 무리를 줄 수 있는 간 질환을 다뤄본다면 아무래도 알코올성 간질환이 많지 않을 까 싶어 이에 대한 언급을 잠시 해보고자 한다. 
두말할 나위없이 알코올성 간 질환은 과다한 음주로 발생한다. 무증상 지방간부터 알코올성 간염, 간경변, 말기 간부전에 이르는 다양한 질환이 이에 속하는데, 위에서 언급한 ‘과도한 음주량의 기준’은 유전적인 특징, 성별에 따라 개인적인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의료계에서는 하루 80g 이상의 알코올(소주 1병)을 10~20년 정도 매일 섭취하는 경우, 알코올성 간염이나 간경변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비교적 안전하다고 여겨지는 음주량은 남성은 하루 40g(소주 반병이거나 와인 2잔), 여성은 하루 20g 이하이며 여성의 경우 남성보다 알코올을 적게 섭취해도 알코올성 간 질환으로 이행할 수 있다고 한다. 

또 염증이 진행된 알코올성 간염은 무력감, 피로감, 발열, 오심과 구토, 식욕 부진, 눈의 흰자가 노래지는 황달 등의 증상을 동반하며 약 30%는 복수(복막에 물이 차는 증상)가 함께 온다. 알코올성 간경변은 복수, 식도정맥류(식도 혈관의 압력이 증가하여 식도 정맥의 수와 크기가 증가하고, 이에 따라 정맥이 혹처럼 부풀어 오르는 증상)의 출혈, 간성 혼수(의식이 흐려지거나 다른 사람처럼 행동함) 등이 나타난다.   

알코올성 지방간은 통상 금주를 하게 되면 4~6주 후에 간 기능이 정상으로 회복된다. 결국, 알코올성 간 질환의 생존율 향상과 간 손상의 회복 여부는 현재 환자가 어떤 간염의 상태에 있든 절대적인 금주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검은 토끼의 새해’라고는 하지만 소중한 간만큼은 검게 만들지 말자. 

<다음호에 계속___알코올성 간 질환에 도움이 되는 관리방법이 나갈 때까지 독자 여러분께서는 소주 한 병 이상을 드신 후 2~3일간 꼭 금주 하시기 바랍니다> 

[도움자료 : 국민건강보험공단(대전 을지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오한진 교수), 
서울아산병원(소화기내과 최종기 교수), 질병관리청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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