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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국생명 콜옵션 미행사, 채권시장의 미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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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국생명 콜옵션 미행사, 채권시장의 미래는?
  • 공서연 소비자기자
  • 승인 2022.11.07 06: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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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국생명, 신종자본증권 콜옵션 미행사
'레고랜드 사태'에 이어 자금시장 경색 더 심화될 것
사진=흥국생명
(사진=흥국생명)

[소비라이프/공서연 소비자기자] 흥국생명이 외화 신종자본증권의 콜옵션(중도상환권)을 행사하지 않기로 하면서 한국 외화 채권시장이 빠르게 얼어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신종자본증권은 주식과 채권 성격을 동시에 지닌 하이브리드 채권으로 재무지표 산정 시 자본으로 인정된다. 주식처럼 만기가 없거나 매우 긴 채권으로 이런 특성을 살려 영구채로도 불리는데, 관행적으로 5년 후에 발행사가 이 채권을 되사주기로 하는 콜옵션 조건이 붙는다.

지난 1일 흥국생명은 2017년 발행한 5억달러 규모의 달러화 신종자본증권 콜옵션 행사를 연기한다고 싱가포르거래소에 공시했다. 국내 금융기관의 신종자본증권의 콜옵션 미행사는 2009년 우리은행 달러화 후순위채 콜옵션 미행사 이후 13년 만이다.

한국신용평가 금융구조화평가본부 위지원 실장은 “보험업감독규정상 대체조달 요건에 따라 동 증권 상환 후 RBC비율이 150% 이상인 경우에 한해 조기상환이 가능하다”며 “금리상승으로 RBC비율이 하락했고 흥국생명의 상환 전 RBC비율(2022년 6월말 157.8%)이 이미 150%에 근접한 점을 고려할 때 차환발행 또는 유상증자가 없는 경우 대체조달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콜옵션 행사가 불가능했던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로 인해 국내 기업 발행 외화채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가 붕괴될 것으로 우려된다. 최근 강원도 레고랜드 사태로 인해 국내 채권시장이 경색된 데에 이어 외화채 발행까지 위축된다면 기업들이 유동성을 확보하기 더 어려워질 것이다.

흥국생명이 상환을 포기하면서 영구채 금리는 2017년 발행 당시인 연 4.475%에서 연 6.7%대로 높아질 전망이다. 조기상환을 하지 않으면 가산금리가 적용되는 스텝업(step up) 조항 때문이다. 

시장의 우려가 커지자 금융당국은 흥국생명의 콜옵션 미행사에 큰 문제가 없다고 나섰다. 금융위원회는 “흥국생명은 조기상환권 미행사에 따른 영향과 조기상환을 위한 자금 상황 및 해외채권 차환 발행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었다”며 “흥국생명의 채무불이행은 문제 되지 않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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