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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의 질풍노도] 집단자살 막을 금융해법을 만들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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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의 질풍노도] 집단자살 막을 금융해법을 만들어야!
  • 이강희 칼럼니스트
  • 승인 2022.10.04 09: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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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라이프/이강희 칼럼니스트]  제 27대 한국은행장으로 취임한 이창용. 그는 2017년 IMF의 아태지역을 담당하던 국장이었다. 당시 IMF의 총재는 크리스틴 마들렌 오데트 라가르드(프: Christine Madeleine Odette Lagarde)다. 그해 9월 7일 리가르드 총재는 이화여대에서 학부대학원생을 대상으로 간담회를 갖으면서 여러 가지 현안에 대한 질의응답의 시간을 가졌다. 일정을 마치고 한국을 떠나면서 이창용 당시 국장과 이 동하던 차안에서 대화를 나누던 라가르드 총재는 ‘미혼여성의 증가와 출산율의 저하로 인해 성장률과 생산성이 낮아지면 재정도 악화되는데 이런 악순환의 고리를 한국이 가지고 있고 이는 집단적 자살현상이다.’라는 취지의 말을 했다고 전해진 적이 있었다.

 전문용어라기보다 대화중에 나온 표현이지만 우리의 현실을 직격하는 표현이었다. 이에 대해 언론에서도 세계적인 금융기관의 수장이 던진 의미심장한 문장에 대해 기사로 다루었다. 모두가 충격이었다. 우리가 알고 있었지만 애써 외면하고 방관해오던 사각지대의 모습이었다. 이후 ‘집단적 자살현상’이라는 표현은 사회 안전망은커녕 모든 구성원을 경쟁으로만 몰아가는 우리사회가 거대한 리스크를 안고 가는 중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표현으로 자리를 잡았다. 더불어 여성들의 출산율 증가가 그동안 국가 역량의 재고와 대외경쟁력을 증가시키는데 얼마나 큰 역할을 담당해왔는지 느끼게 해주는 일대 사건이었다. 그로부터 5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우리는 아직도 이런 거대한 흐름을 바꿔놓지 못하고 집단자살로 한걸음 더 다가가고 있다. 이런 상황이 계속된다면 기후변화로 인한 인류멸망보다도 인구감소로 인한 대한민국의 멸망이 더 빠를 가능성이 높다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 우리만 모를 뿐 외부에서 보는 우리의 위기는 미사일과 핵무기로 위협하는 북한의 남침이 아니다. 빨리 대책을 강구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에 놓인 것이다. 스스로를 갈아 넣으면서 자체 소멸해가고 있는 대한민국. ‘집단자살로 가고 있는 대한민국’이다. 우리의 어떤 모습과 현상이 집단자살로 가는 모습으로 보였던 것일까?

 초고령화 사회, 농민의 고령화, 지방중소도시의 인구감소, 주택의 거래절벽, 국민연금은 2055년~2060년 사이 고갈설과 유난히 철수하는 것을 즐기는 인사가 언급한 1경7천조 적자설 등 이미 우리가 알고 있는 사실이고 애써 외면하고 있는 현실이다. 이런 문제들의 원인을 찾아보면 단 하나의 답이 나온다. 모든 게 인구감소에 있다. 출산율의 저하다. 더 이상 대한민국은 아이를 낳지 않는다. 출산율 저하에 따른 생산인구감소는 대한민국의 거시적인 경기전망을 떨어뜨린다. 지금 정부도, 이전정부도, 그이전의 정부들도 모두가 외면하고 있는 사안이다. 오로지 자신의 임기 내에 해결 가능한 정책과 공약만을 내세울 뿐이고 자신들의 성과만을 자랑할 뿐이다. 국가경제에서 가계의 비중은 점점 줄어들고 있고 가계가 가진 채무는 늘고 있다. 

 국민들의 살림살이가 나아지지 않았는데도 정치인들은 자신들의 치적을 자랑한다. 인구감소는 단순하게 주택가격하락과 국민연금적자에서 멈추지 않는다. 출산율저하로 인한 인구감소는 우리의 정체성이 희미해지고 국가가 소멸할 거라는 걸 의미한다. 우리의 주변에는 러시아, 일본, 중국 3대강국이 지근거리에 있다. 언제 나라가 망해도 이상하지 않은 위치다. 우리나라는 2018년 GDP 3만 달러 시대를 열었고 세계디지털경쟁력10위권(2019년 이후), 세계 10대 경제대국(2020년 이후), 2021년 7월 6일에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는 대한민국을 선진국으로 격상시켰다. 주변강대국들이 상당히 맛있어할 좋은 먹잇감이다. 당장 닥친 일은 아니겠지만 앞으로 머지않아 닥칠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여력이 있을 때 준비를 해야 한다.

 유엔무역개발회의가 1964년에 설립된 이후로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으로의 올라선 것은 대한민국이 처음이다. 인류역사상 새로운 이정표를 찍은 것이다. 인류사에서 도전한다면 이뤄낼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 바로 대한민국이라는 공동체가 만들어낸 정체성이다. 우리가 준비하지 않는다면 이런 정체성은 조만간 사라질 것이다. 당시 라가르드 총재가 지적한대로 아이를 낳지 않는다면 우리가 추월했다고 믿고 있는 일본보다도 경제성장률은 더 떨어질 것이고 우리를 추격하는 대만에게 추월당할 것이다. 결국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흐를수록 더 많은 재정을 투입해야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당시의 이창용 국장이 언론과 인터뷰한대로 재정건전성을 지키기 위해 정부가 해당문제에 지출을 줄이고 인구 감소문제에 소극적으로 임해 성장률이 떨어지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어떻게든 젊은 층의 혼인율과 출산을 높이려면 육아와 교육에 대한 재정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한다. 더불어 금융지원을 통해 신혼부부의 출산으로 늘어나는 가족에 대한 주거환경을 안정시켜 주어야한다. 그 외에도 출산한 아이들에 대한 육아와 교육에 필요한 재원을 지원하기위해 정부의 재정지원은 물론 금융기관의 금융제도를 정비하여 활용하도록 해야 한다. 이런 노력이 결국 부동산 거래감소, 국민연금의 고갈, 지방중소도시의 인구감소, 노인빈곤문제 같은 사회적인 당면 문제를 거시적으로 해결해가는 방법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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