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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떠도는富] 향신료의 보고 몰루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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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떠도는富] 향신료의 보고 몰루카
  • 소비라이프뉴스
  • 승인 2022.09.23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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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술라웨시(Sulawesi)섬과 뉴기니(New Guinea)섬 사이에는 몰루카(인니:Maluku, 말루쿠 이하몰루카)제도가 있다. 15세기부터 시작된 유럽인들의 향신료에 대한 갈망은 대항해시대를 열며 서인도와 동인도라는 명칭을 만들어냈다. 인도에 대한 갈망 때문이었다. 그러나 인도를 찾아 헤매던 이들은 막상 인도에 도착하자마자 알았다. 자신들이 원하던 향신료가 인도이외의 다른 지역에서 더 많이 그리고 더 다양하게 생산된다는 것을 말이다. 유레카(Eureka)를 외치던 유럽 상인들은 더 많은 이익을 위해 주변을 뒤졌다. 인도네시아의 여러 섬은 자신들이 가진 보물(?)때문에 외부세력의 침입으로 하나둘 점령당했고 마침내 몰루카제도에서 절정을 이룬다. 

 원주민과 평화로이 향신료를 거래하던 아라비아상인과는 달리 결핍에 시달리던 유럽인들은 서로 더 많이 차지하기 위해 경쟁을 했다. 에스파냐와 포르투갈, 네덜란드와 잉글랜드는 아시아까지 와서 싸움을 이어갔다. 특히 몰루카제도의 중심에 자리를 잡은 암보이나(Amboyna)섬에서 벌어진 피비린내를 풍기던 사건은 학살로도 불리며 훗날 네덜란드와 잉글랜드사이의 외교문제로까지 비화된다. 이런 경쟁을 통해 향신료의 보고였던 몰루카를 차지한 것은 네덜란드였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로 인해 네덜란드와 동인도회사는 서서히 내리막을 걷게 된다.

 유럽에서는 더 이상 차지할 수 있는 땅이 부족해지자 이들의 고민은 바다로 향했다. 대항해시대로 접어들어 유럽은 남미를 공략했다. 다음으로 공략할 곳은 아시아였다. 그들이 침범하기 전까지 아라비아와 아시아의 무역은 말 그대로 약탈이 아닌 거래였다. 바스코 다가마가 인도에서 후추를 가져갔을 때만 하더라도 그랬다. 그러나 더 많은 이익을 가지기위해 중간유통인 아라비아상인을 제치고 아시아를 직접 찾아온 앞서 언급했던 네 나라는 다르게 행동했다. 이들이 아시아로 오면서 약탈에 가까운 거래가 시작되었고 수많은 원주민들은 노예가 되어 이들의 이익을 위해 부림을 당해야했다. 악몽과 같은 식민지시대가 시작되었던 것이다.  

 제일먼저 진출했던 포르투갈의 실패에서 후발주자들은 보완점을 찾아냈다. 광범위한 지역을 점령하기보다 고대그리스와 카르타고 식으로 거점을 확보하는 방식으로 식민지를 만들었다. 유럽의 상인들은 돈이 될 만한 물건을 확보하기 위해 거점지역에 상관을 설치하고 조차형식으로 식민지를 만들었다. 그중에서도 서양인들이 가장 눈독을 들인 곳이 바로 몰루카제도였다.

 이곳은 향신료의 보고(寶庫)로 아라비아상인들과의 무역이 빈번했다. 아라비아상인들은 이곳에서 비용을 치루고 향신료를 구입했다. 배를 타고 아라비아로 이동한 이들은 육로를 통해 알렉산드리아(지금의 카이로)나 베이루트까지 향신료를 운송하고 당시 지중해의 해상무역을 독점하다시피 하던 베네치아상인에게 팔았다. 후추를 사들인 베네치아상인들은 전 유럽에 후추를 비싼 값에 팔았다. 당연히 높은 가격에 거래되는 향신료의 원산지가 궁금했던 이들에게 바스코다가마가 인도에서 했던 거래는 유럽인들에게 아시아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했다. 배팅과 가능성에 모험을 건 자본들이 모이기 시작했고 이들의 기대를 실행해줄 항해가 이루어졌다. 이들의 도전은 우리가 역사를 통해 알다시피 안타깝게도 성공적인 결과를 가져왔다. 

 이후 아시아의 향신료가 비싸게 거래되자 이를 지켜보던 이들은 투자에 대한 수익가능성을 확인했다. 값비싼 향신료를 유럽으로 가져가 팔기위해 유럽의 여러 나라가 경쟁하듯이 아시아로의 진출을 꾀한 것은 불을 보듯 뻔했다. 유럽인들의 눈에 아시아는 부를 위한 보고였다. 문제는 이를 차지하기 위해 모여든 경쟁자들을 이겨야하는 치열함도 필요했다. 그런 이유로 머나먼 이국땅에서 닌자(Ninja)와 같은 현지 용병까지 고용해가면서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유럽 국가들 간의 전투가 벌어지기도 했다. 반대로 몰루카에서 살던 사람들도 자신들이 살던 땅이 가진 가치 때문에 오랜 시간 상당히 힘든 시련을 겪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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