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라이프/ 서준하 청소년기자] 생일이나 크리스마스 등과 같이 특별한 날에는 사람들이 당연하게 선물을 주고받으며 선물을 주고받는 것을 서로의 마음을 전할 수 있는 좋은 수단으로 여긴다. 하지만 경제학적 측면에서 바라보았을 때, 이처럼 연인, 자녀, 혹은 친구의 선물을 위해 돈을 소비하는 것은 비효율적인 행위일 수 있다. 오히려 몇몇 경제학자들은 선물을 주고받는 행위가 경제적 손실을 발생시킨다고도 말한다.
대표적인 예시로 예일 대학교 조엘 월드포겔(Joel Waldfogel) 교수는 ‘크리스마스의 자중손실(The deadweight loss of Christmas)’이라는 그의 논문에서 크리스마스에 선물을 주고받는 행위가 큰 경제적 손실을 초래한다고 주장하였다. 그는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았던 그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각자 받은 선물의 총 가격대를 예상해 보라고 질문한 결과 학생들이 추정한 가격은 실제 선물 가격대의 약 67~90%에 불과했다. 선물을 받은 사람들이 선물들의 가격을 실제 가격보다 더 낮은 가격으로 평가했기 때문에 선물이 제값을 하지 못했고 이로 인해 사회적 측면에서는 효용손실이 발생했다고 월드포겔 교수는 주장한 것이다. 이에 더하여 월드포겔 교수는 선물을 주는 사람이 본인에게는 $50의 가치를 지니는 선물을 하더라도 이를 받는 사람은 그보다 더 적은 가치로 느낄 수 있기 때문에 경제적 손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보았다.
사람들이 선물에 돈을 소비하는 것을 몇몇 경제학자들이 비경제적이라고 판단하는 이유는 이뿐만이 아니다. 한 경제학자에 따르면, 선물을 주는 사람들(gift-givers)은 선물을 고르는 과정에서 선물을 받는 사람들(gift-receivers)의 취향과 선호 등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하기보다 구매할 선물의 가격대를 미리 정하고 그 가격에 맞는 선물을 고르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더 저렴하게 살 수 있음에도 같은 물품을 더 비싼 가격에 구입하는 경우도 빈번하다고 한다. 또한 경제학자들은 선물을 받는 사람들이 그 선물의 필요성을 굳이 느끼지 못할 경우 선물을 구입하는 사람들은 필요하지 않는 곳에 돈을 소비하기 때문에 효율적이지 않다는 견해를 가진다.
사람들이 선물 주고받기를 상호 간의 관계를 유지하는 방식으로 인식함에 따라 카카오톡 선물하기 서비스도 크게 부상하였다. 카카오톡 선물하기는 기프트카드 및 상품권부터 배달음식까지 다양한 카테고리를 제공하기에 선물을 고르기 수월하고 직접 선물을 사러 갈 필요가 없기 때문에 시간과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닌다. 현재로서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카카오톡 선물하기 시스템을 이용하지만 이와 경쟁할 다른 시스템이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카카오톡 선물하기에서는 다른 사이트에서 판매하는 동일한 제품의 가격보다 지나치게 비싸게 판매하는 경우도 빈번하다는 문제점이 있다.
선물을 주고받는 것이 우리 사회에서 자중손실을 불러일으킨다는 점은 많은 이들에게 새로운 정보일 것이며 간혹 충격적일 수도 있다. 하지만 선물이 나쁜 점만을 지녔다고는 절대 말할 수 없다. 선물을 통해 서로에게 축하, 감사 등의 메시지를 전할 수 있기 때문에 혹자는 선물이 ‘정서적 가치’를 전달할 수 있는 매체라고도 말한다. 따라서 선물을 주고받을 때에 무엇보다 고려해야 할 점은 본인의 마음과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는 선물의 장점을 충분히 극대화하되, 선물을 주고받는 것이 초래하는 사회에서의 자중손실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이 글을 읽는 독자들은 한 번씩 곰곰이 생각해 보길 바란다. 내가 선물을 고를 때 선물의 종류와 내용을 고려하기보다는 가격대에 더 큰 초점을 두지 않았나? 불필요할 정도로 비싼 가격의 물품을 구매한 적은 없었나? 내가 받은 선물 중 나에게 필요 없어 방치해둔 선물은 없었나? 어떤 경제학자들은 더 큰 경제적 효용을 위해 선물을 받는 사람이 직접 선택할 수 있도록 현금이나 문화상품권 등을 선물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하지만 선물을 받는 사람을 고려하며 그 사람에게 충분히 만족감을 줄 수 있는 선물을 선택하고 보다 합리적인 가격으로 구매하기 위해 노력한다면 선물 주고받기로도 큰 효용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