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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의 질풍노도] 당신의 개인정보는 지금도 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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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의 질풍노도] 당신의 개인정보는 지금도 새고 있다 
  • 이강희 칼럼니스트
  • 승인 2022.08.30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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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라이프/이강희 칼럼니스트] 개인정보가 유출될 때마다 관련뉴스가 세상을 뒤엎는다. 시중은행은 물론 대기업 계열사인 카드사와 캐피탈사, 보험회사는 금융소비자의 개인정보를 가지고 있다. 각종 프랜차이즈와 멤버십에서 관리되는 개인정보도 막대하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경제활동을 하는 거의 대부분의 인구가 피해를 입는다.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순간 관련기업의 인사들은 그동안 공들여서 쌓아올린 회사의 이미지 실추를 막기 위해 사과문을 내걸고 재발방지를 약속한다. 그 약속은 지켜질까?

국내 최대의 생명보험회사 ‘SS생명’. 그들의 시장장악력은 말 그대로 거대하다. 계약자들로부터 매달 받아가는 거액의 보험료는 생명보험사를 비롯해서 주변의 계열사들이 오늘날까지 성장하는데 막대한 자양분이 되었다. 결국 개인들이 내던 보험료가 모여 오늘날 우리나라의 GDP에서 큰 비율을 차지하는 기업들이 성장했다는 것이다. 

총 보험료, 매출, 자산 등에서 거대해졌지만 그만큼 민첩함은 많이 떨어졌다. 최근의 흐름처럼 금융시장이 민첩하게 움직이는 환경과 개인정보가 취급이 강화되는 시점에서 SS생명에 종사하는 임직원 및 소속된 보험모집인(이하 설계사)들의 ‘무딤’은 빛을 발하고 있다.

보험회사의 특성상 영업활동은 필수적인 요소다. 보험청약을 위해 영업활동을 하는 설계사들은 일선에서 활동하는 만큼 다루는 개인정보의 양이 많다. 이를 취급하면서 주의를 기울여야하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철저한 교육을 받도록 의무화돼 있다. 빅3으로 인식되는 SS외에 K사, H사는 물론 적은 점유율을 갖고 있는 회사들까지 모두 그렇다. 교육은 교육일 뿐 청약을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게 현실이다. 

자신의 청약을 위해서는 계약자가 다른 보험회사에 가입되어 있는 보험까지 마음대로 난도질하도록 권유를 한다. 과열된 상황까지 치닫는 데에는 경기의 문제는 물론이고 인구증가가 멈추었다는 것이다. 생산인구의 감소와 노년층의 증가로 인해 구매력은 감소하고 있다. 
 
보험회사의 특성상 대수의 법칙이 적용됨에도 대수의 대상이 줄어들면서 보험청약은 한계가 있는데 보험을 청약하려는 보험모집인(이하 설계사)들의 수는 감소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불경기로 인해 할 일을 잃은 사람들을 먹이삼아 고소득의 사탕발림으로 설계사들을 모집하고 있다. 유혹에 넘어간 설계사들을 위촉하면서 보험회사들은 기존계약자들의 DB를 이들에게 제공한다. 제공되는 DB의 대상자는 ‘고아계약’이라는 명칭을 가진 계약들이다. 유난히 이직률이 높은 보험업계의 구조로 인해 설계사가 놓고 간 예약은 고아가 된다는 의미다. ‘고아계약’의 당사자가 된 계약자들이 수시로 변경되는 담당자의 전화를 받는 이유다.

회사에 따라 다르지만 일정기간 동안 담당자로 지정해서 새로운 신규계약을 청약하게 한다. 신규계약을 발생시키지 못하면 새로운 담당자를 배정한다. 변경된 설계사에게 신규보험청약을 하지 않는다면 더 많은 사람들에게 개인정보가 노출될 가능성이 커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보험사는 법과 업무규정상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말하지만 이런 체계 자체가 문제되지 않는다고 말하는 보험회사가 존재하도록 만든 법체계와 제도가 문제다. 보험계약은 보험사와 맺었는데 본사는 직접 관리하지 않는다. 신입으로 들어온 설계사나 기존계약을 해지시키고 새로운 청약을 많이 하는 설계사에게 우선 배정한다.
 
이는 기존계약을 해지시키는 것을 표적으로 한다는 것을 유추할 수 있다. 즉 금융소비자인 개인의 금전적 손해 발생을 높이고 가계자산의 하락을 강요하는 것이다. 몇 가지 통계와 말재주에 속은 소비자가 정신을 차렸을 때에는 이미 기존계약을 해지하고 새로운 계약에 서명을 한 뒤다. 이후에도 절차상 새롭게 체결한 계약은 해지할 수 있지만 해지해버린 기존의 계약을 되돌릴 방법은 없다. 

보험회사가 계약자에게 한 기망에 대해서는 보상받지 못한다. 결국 보험은 본인 스스로가 강요가 아닌 필요에 의해 진행해야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보험회사는 손해율을 이야기한다. 그건 그들의 논리다. 손실 보는 일을 왜 계속할까? 보험은 회사입장에서 절대 손해 보는 일이 아니다. 민간회사는 손해 보는 일을 절대하지 않는다. 절대 말이다.
 
보험회사가 설계사에게 제공하는 DB에는 연락처가 기본적으로 기재된다. 설계사들은 알게 된 연락처로 계약자에게 전화를 걸어 새로 변경된 설계사임을 알리며 방문을 하려고 한다. 인사를 나누기 위함이다. 만나기 위한 약속이 잡히면 계약자가 가입한 보험의 보장내용을 정리해서 간다. 계약자를 만나면 기존계약의 보장내용을 언급하면서 부족한 부분을 새롭게 설계하도록 권유를 한다. 공식적으로는 아니라고 부정하지만 지인을 통해서 들어보니 보험회사에서 그렇게 교육시키고 있다. 여러분은 그런 식으로 보험회사에게 돈을 뜯기고 있다.  

오늘도 보험사에 노출된 내 개인정보를 가지고 또 다른 설계사에게서 전화를 걸어올 것이다. 전화를 받을 수많은 당신은 기존보험을 해지하거나 감액하고 손해를 보면서 또 다른 보험에 가입하는 우매한 짓을 범할 수 있다. 그나마 필요에 의해서라면 다행이지만 그게 아닌 관계성으로 인한 강요와 사탕발림과 말재주에 속아서라면 문제가 있다. 보험이 나쁘다기보다 새로운 보험가입을 위해 기존계약을 난도질하는 보험회사와 본인이 무슨 짓을 저지르는지도 모르는 설계사가 문제다. 여러분은 보험회사보다 돈을 내고 있는 자신을 위한 선택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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