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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의 질풍노도] 화폐가치는 국력을 반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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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의 질풍노도] 화폐가치는 국력을 반영한다 
  • 이강희 칼럼니스트
  • 승인 2022.08.11 10: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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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라이프/이강희 칼럼니스트] 통화량의 증가로 인플레이션이 발생했다. 인플레이션을 잡으려는 일환으로 금리인상이라는 방법을 사용하자 금리인상을 진행한 나라와 진행하지 않은 나라 간 환율이 움직였다. 

환율은 서로 다른 나라가 돈을 교환하는 가치비율을 나타내는 것으로 각 나라는 국제거래 기준을 기축통화인 달러 대비 자국 돈의 가치로 표현한다. 환율이 움직이면 수입과 수출에서 거래되는 액수가 달라지고 변화가 생긴다. 

국제사회에서 발생하는 전쟁이나 자연재해 같은 변수와 작게는 주변 나라의 경제 환경 변화에 따라 움직이는 환율을 ‘변동 환율’이라고 한다. 반대로 일정한 비율로 환율을 정하고 유지하는 것을 ‘고정 환율’이라고 한다. 환율의 변화를 방지해 수출입에 안정을 유지하는 방법이다. 

둘은 방향이 정반대라서 변동환율의 장점은 고정환율의 단점이 되고, 변동환율의 단점은 고정환율의 장점이 된다. 반대로 작용하기 때문에 장단점을 면밀히 알아두면 경기 변화를 예측할 수 있다.  

예를 들어 1달러 : 1000원으로 환율을 고정한다면 수출과 수입에 있어 고정된 가치로 거래가 되기 때문에 수출에 사용되는 수출량이 수입량보다 많으면 돈을 번다(흑자). 수출보다 수입이 많으면 버는 돈보다 쓰는 돈이 많기 때문에 빚을 진다(적자). 

고정환율에서는 환율을 시세 변화 없이 일정하게 유지하기 때문에 주변 나라끼리 환율이 변하는 것에 대한 충격을 줄일 수 있어 수출입을 안정적으로 유지·관리할 수 있다. 이런 장점은 정부가 어느 정도 자율성을 확보하고 거시경제정책을 세우고 미래를 예측하는데 유리하다.  

고정환율이던 1달러 : 1000원(A)을 변동환율로 전환하면 환율이 지금처럼 1300원(B)으로 바뀌기도 한다. 기존보다 달러를 구입하는데 더 많은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에 달러의 가치가 오르고 원화의 가치가 떨어졌다고 말한다. 일반적으로 수출입은 달러로 거래된다. 수출한 기업이 물건값으로 받은 100만 달러가 있을 경우 A시기를 기준으로는 10억을 받지만 원화의 가치가 하락한 B시기에는 13억원으로 교환할 수 있어 유리하다. 

반면 원유, 곡식 같은 원자재를 수입하는데 100만 달러를 사용했을 경우 A시기는 10억원을 쓰지만 B시기의 경우에는 13억원을 사용해야하다 보니 수입업체에는 불리하게 되고 수입재화 가격도 오른다. 결국 변동환율은 주변의 여러 요인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움직인다.

변동환율은 수시로 환율이 변하지만 이를 줄이기 위해 사용하는 비용이 줄어든다. 환율을 유지하려고 국가가 외환시장에 개입하지 않기 때문에 지속적인 환거래가 줄어들고 비용도 많이 줄어든다. 환율을 수요와 공급으로 움직이는 시장에 맡겨두면 응급상황이 발생하지 않는 한 정부의 개입이 필요 없다. 비용은 거의 들지 않다는 얘기다. 환율 보호에 사용될 외환을 줄일 수 있기 때문에 외환 보유로 인한 과도한 경비를 줄일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정부의 재정정책 못지않게 중앙은행의 통화정책도 힘을 얻을 수 있다. 

고정환율에서는 환율 유지를 위해 다른 나라가 금리를 변동시켰을 때 충격을 줄이기 위해 같이 금리를 변동시켜야 한다. 고정환율에서는 급변하는 외부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외환뿐만 아니라 금리정책도 중앙은행에서 자율적으로 결정하면서 통화 수요공급을 조절해서 국내의 경기 안정을 꾀할 수 있다.    

환율의 안정성과 자본이동의 자율성, 통화정책의 자율성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환율제도는 없는 상황에서 각 국가는 자국의 현실에 맞는 환율 제도를 선택하거나 변형해서 사용한다. 우리나라는 수출입하는 무역의 규모가 세계 10위권으로 큰 나라다. 외환의 사용도 많기 때문에 보유비용을 줄이고 외부의 무역환경 변화에 탄력적인 대응이 필요하기 때문에 변동환율을 사용한다. 

금리가 변하면서 각국의 통화가치도 변하고 있다. 경기가 좋은 나라와 나쁜 나라 간 환율도 희비가 나타나고 있다. 결국 통화가 각 나라의 경제력이자 국력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1997년 외환위기 때 1964원까지 치솟았던 우리나라 환율은 2008년 금융위기 때에는 1500원선을 넘나들었지만 지금은 1300원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평상시 환율 대비 환율 최고치의 격차도 많이 줄었다. 아직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위기 상황이 진행되고 있지만 민감하게 움직이는 변동환율 제도 하에서 원화가 경쟁력이 있다는 것을 스스로 증명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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