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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의 질풍노도] 경제위기는 닥치는 것인가, 만들어지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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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의 질풍노도] 경제위기는 닥치는 것인가, 만들어지는 것인가
  • 이강희 칼럼니스트
  • 승인 2022.07.19 09: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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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라이프/이강희 칼럼니스트] 2020년 코로나19로 인해 세계경기가 급속도로 경색되면서 각국은 돈을 풀어 경제주체 간 거래가 유지되도록 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경기는 조금씩 풀렸지만 정상으로 회복되는 데에는 시간이 필요했다. 

시장은 경제 체력과는 상관없이 빠르게 움직였다. 이미 공급된 유동성과 기존에 가계와 기업이 가지고 있던 유동성이 시장에 풀리면서 결국 인플레이션을 유발했다.

돈의 가치가 하락하자 2021년 여름부터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한 물가는 인플레이션을 만들어냈다. 일반적으로 경기 과열로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면 과열을 식히기 위해 정부는 금리를 인상해서 시중 자금을 회수함으로써 유동성을 줄여 경기를 안정화 시킨다. 
 
문제는 경기가 과열돼 발생한 인플레이션이 아닌 경제가 잘 돌아가지 않는 상황에서 시장에 공급한 유동성이 만들어 낸 인플레이션이다 보니 경기가 살아나려다가 둔화된다면 다시금 침체를 겪을 수도 있는 상황을 맞는다는 점이다. 

물가와 금융시장을 조절하는 미 연준에서도 인플레이션을 잡기위한 여러 가지 방법을 동원하고 있지만 쉽진 않은 상황이다. 그렇기 때문에 인플레이션보다 더 좋지 않은 상황이 발생할거라는 예측들이 나오면서 스태그플레이션을 언급을 하는 전문가가 생기고 있다. 스태그플레이션은 스태그네이션과 인플레이션이 합쳐져 만들어진 단어로 경기침체와 물가상승이 같이 일어나는 것을 말한다. 
 
스태그네이션(stagnation)으로 경기침체가 발생하면 물건의 거래가 감소하면서 소비가 줄어들기 때문에 생산도 감소한다. 당연히 생산을 담당하는 공장의 일감이 줄어들면서 공장은 고용을 줄이고 실업이 증가한다. 실업은 가계의 소득감소로 이어지기 때문에 소비는 더욱 감소하는 악순환이 계속된다. 결국 경기침체로 인한 고용의 하락과 물가의 하락, 시장의 유동성이 하락한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스태그네이션을 떠올릴 때 연상되는 것은 경기침체다. 

반대로 인플레이션(inflation)은 경기의 과열로 소비가 증가하면서 공장 가동률이 올라가고 생산에 참여할 근로자의 구직이 쉬워져 실업률은 감소한다. 소득을 얻는 근로자가 증가하면서 받은 급여로 재화를 구매하며 소비를 하는 과정에서 시중에 돈이 증가하고 상대적으로 증가한 유동성은 물가를 상승시킨다. 그래서 인플레이션의 주된 인식은 물가상승이다.     

이런 상황은 주로 정상적인 경기의 순환이나 금융적인 시스템에 의해서 생긴다기보다 전쟁이나 자연재해로 산업시설이 파괴되면서 공급망의 문제로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시장경제는 과열과 침체를 오가면서 순환한다. 그 과정에서 국제정세의 변화로 전쟁이 발발하거나 자연재해로 이동에 제한이 생기면 복구될 때까지 원자재의 공급이 어려워지면서 재화의 생산에 차질이 생긴다. 원료가 없는 공장은 멈추고 생산량이 줄어 경기는 침체되지만 시중에 풀려있는 돈의 규모가 유지되면서 물가가 상승하게 된다. 

이런 현상이 1970년대에 중동의 정세불안으로 발생했다. 이스라엘과 이슬람국가 간의 갈등으로 중동전쟁이 발발하면서 석유파동이 있었다. 이후 단기적인 스태그플레이션은 우리나라 외환 위기처럼 국지적으로 발생했다. 

코로나로 인해 넘쳐나는 유동성으로 인플레이션의 위험이 높은 상황에서 석유와 가스가 많은 러시아와 곡물 생산량이 많은 우크라이나가 전쟁을 하자 스태그플레이션이 있었던 1970년대의 모습과 유사하게 비춰지고 있는 것이다. 

석유와 가스, 곡물은 여러 산업에 영향을 끼치는 대표적인 원자재들이다. 두 나라 간의 전쟁이 발발하면서 원자재의 생산에 차질이 발생했고 이에 따른 공급차질이 우려되면서 스태그플레이션은 조심스럽게 언급되고 있다. 특히 먹거리와 직결되는 밀 생산이 문제가 되자 우려도 커지고 있다. 
 
다만 시장은 인간의 영악함을 변수에 넣지 않았다. 이미 이런 상황을 대비해 밀 가격이 뛸 거라 예상한 다른 농업 국가는 돈을 벌기위해 다른 농작물보다 밀을 더 많이 심었다는 소식이 속속 들려오고 있다. 

예견된 위험은 위험이 아니다. 오히려 위험요소라고 홍보되면서 가격이 올라야 되는 이유를 만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위기는 왜 만들어질까? 진짜 위험(코로나)이 갑자기 찾아와 진짜 위기(펜데믹)를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응급처치로 간신히 진짜 위기를 모면했지만 응급처치를 하느라 벌려놓은 일이 또 다른 문제를 만들어냈다.  

만들어진 위기를 통해 빈국(빈자)은 더욱 가난하게 되고 부국(부자)은 더욱 많은 재화를 가지게 된다. 지금 진행되는 모든 일들에 대한 큰 틀이 이미 만들어져 있었다고 보는 것은 필자의 과도한 억측일 수도 있지만 지나치게 많이 노출되고 반복되는 정보에 여러분이 호도되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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