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3 15:17 (화)
[금융의 질풍노도] 금융이 산업으로 불리는 이유
상태바
[금융의 질풍노도] 금융이 산업으로 불리는 이유
  • 이강희 칼럼니스트
  • 승인 2022.04.14 10: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소비라이프/이강희 칼럼니스트] 이동을 자유롭다 보니 사람들은 돈을 피나 물에 비유하곤 한다. 성격도 비슷하다. 피와 물이 움직이지 않고 어딘가에 고이면 질병을 일으키거나 문제가 생긴다. 돈도 마찬가지라서 계속 쌓이기만 하고 흐르지 않으면 시장경제가 경색된다. 

차이점이라면 피와 물은 그 자체로 자연의 생명력이 있어 움직이지 않으면 온도가 떨어져 문제가 생기지만 돈은 인간이 만든 것이기에 인간이 생명력을 불어넣을 수도 불어넣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이다. 움직이지 않더라도 자연계 물질이 아니어서 썩지는 않지만 움직이지 않는 부동산 같은 곳에 많은 돈이 묶이게 되면 금융시장이 경색되어 활력을 잃게 된다. 

이를 막기 위해 정부는 대출이라는 이름으로 유동화라는 것을 만들었다. 제도적으로 돈이 흐르도록 여건을 조성해 놓은 것이다. 금리(金利)로 설명되는 ‘이자(利資)’는 금융비용을 은행이나 증권사 같은 금융기관에 내고 개인은  자신이 가진 토지, 아파트 같은 부동산이나 채권을 담보로 돈을 빌린다. 대출로 유동화 된 자금은 새로운 쓰임새를 위해 경기장을 옮긴다. 

이렇게 흐른 자금은 부동산 구입에 사용되기도 하지만 생산을 위한 산업에 투자되기도 한다. 한 국가나 지역의 떡잎은 바로 자금, 즉 돈의 쓰임에서 판가름이 난다. 돈이 어디를 통해 어디로 흘러들어가 쓰이는지에 따라 나라나 조직의 흥망이 결정된다. 

투자를 통해 확보된 재료와 시설을 가동해서 얻어진 재화는 다시 판매된다. 이 과정에서 발생되는 이득은 다시 생산 활동에 기여하도록 투입된다. 이것이 계속 순환하면서 금융은 제조업이라는 분야가 원활하게 움직이고 성장하는데 기여를 한다. 결국 생산 활동을 유발하고 경제활동이 활발하도록 만들기 때문에 산업이라는 호칭을 붙일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돈이 산업이 되려면 고여 있어서는 안 된다.

자본주의에서 돈은 인간이 생존하기 위한 필수조건이다. 그만큼 귀중한 돈이 고여 있어서도 안 되지만 낭비되어서도 안 된다. 자린고비처럼 절약까지는 아니어도 돈과 재화는 필요한 곳에 필요한 만큼, 적당한 시기를 맞춰 쓰여야한다. 우리는 생산적이지 못한 불필요한 곳에 돈과 재화가 사용되는 것을 줄이거나 막아야한다. 돈이나 재화가 함부로 쓰이는 것을 ‘낭비(浪費)’라고 부른다.

최근에 우리가 나라를 위해 내고 있는 조세가 낭비되려는 상황을 목도하고 있다. 5년간 대한민국을 책임지고 이끌어가기 위해 대통령으로 선출된 당선인이 야기한 상황이다. 역대 대통령들이 거주하고 업무를 봤던 청와대를 버리고 새로운 곳에서 임기를 시작하겠다고 한다. 대통령이라는 자리는 많은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위치다 보니 정보의 집중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

정보 집중도를 높이기 위해 여러 장비와 시설이 필요하다. 그래서 지금의 청와대는 관련 시설을 확보하고 갖추기 위해 그동안 많은 예산을 사용해왔고 여러 시설을 활용하기에 가장 효율성이 높은 구역이다. 이런 구역을 또 하나 만드는 것이야 대한민국의 능력으로 봤을 때 어렵지 않다. 비용이 들고 시간이 소요되는 것은 나중에 생각하더라도 사회적으로 불필요한 갈등을 야기하고 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드러날 보이지 않는 요소가 문제다.  

기나긴 펜데믹으로 많은 국민이 지쳐있다. 전염병은 대외활동의 위축을 가져왔다. 과거 정부에서 시작된 고용시장의 왜곡으로 누적돼왔던 자영업자의 문제도 심각한 상태에 이르렀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통합을 강조하고 추경과 관련된 논제를 해결해야함에도 새로운 갈등과 낭비를 불러오고 있는 지금의 ‘업무공간이전’은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추진해야한다. 시급한 문제부터 관심을 가지고 신경써야한다. 

지금은 정부의 재정과 금융제도를 활용해서 국민의 20%이상이 종사하고 있는 자영업계의 피해를 줄이고 시장경제가 경색되지 않도록 대화와 토론을 통해 대안을 내놓고 그 대안이 성공하도록 국가적인 지원을 하는 데 중점을 두어야하는 상황이다. 금융시스템을 포함한 국가의 모든 시스템과 돈을 포함한 재화는 국민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고 사용되어야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