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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의 창] 상상 이상의 값진 정치소비, 순간의 선택이 국가 명운에 영향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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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의 창] 상상 이상의 값진 정치소비, 순간의 선택이 국가 명운에 영향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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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04.12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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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소비자연맹 조연행 회장

소비자가 원하는 물건이나 서비스를 사는 행위를 ‘소비’라 한다. 이런 흐름에서 유권자가 지지하는 정치인에게 표를 던져 정치인을 뽑는 것을 ‘정치소비’라 할 수 있으며, 유권자는 ‘정치소비자’가 된다. 

국민은 정치서비스를 하는 공급자인 후보자를 표로 선택하고 자신이 뽑은 후보자가 제공하는 정치서비스를 받는 고객, 즉 소비자가 된다. 세금을 내는 국민이 자기를 대신해 ‘세금으로 월급 주고 세금을 어떻게 쓰도록 하는 일’을 하는 사람을 뽑는 걸 ‘정치소비’로 나타내는 건 딱 들어맞는 말이다.

기업은 소비자가 바라지 않는 상품은 만들지 않는다. 아무리 작은 상품이라도 만들기 전에 소비자가 무엇을 원하는지, 소비자의 니즈(Needs)를 파악해 상품을 만들어 판다. 그렇지 않으면 만든 물건은 소비자에게 외면 받고 기업은 망한다. 작은 상품 하나를 만들어도 소비자가 원하는 게 무엇인지 파악하는 건 기본이고 당연한 것이다. 

지난 3월 9일 20대 대통령선거가 끝났다. 약 34,067,853명이 투표하여 48.56%를 얻은 윤석열 국민의 힘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앞으로 5년간 윤석열 대통령이 펼치는 통치 행위를 좋든 싫든 피부로 느끼며 살아야 한다. 보수 성향의 후보가 당선되었으니 국가 정책 역시 보수중심으로 펼쳐질 것이다. 

예를 들어, 나는 진보주의자로서 이 후보에게 표를 주지 않았어도 이 후보를 산 것이 되는 것이다. 이것이 정치소비의 특징이라 할 수 있다. 순간의 선택이 5년의 정치소비를 결정한 것이다. 그만큼 내 한 표가 중요한 것인데 심사숙고없이 투표를 포기 하거나, 여론에 휩싸여 시류에 편승한 후보에게 고민없이 투표하는 것을 보면 매우 안타깝다. 단돈 몇십만 원짜리 물건을 구매 할때는 요모조모 따져보고 상품후기 까지 살펴보면서, 5년 동안 사용할 ‘대통령’은 상품의 질과 서비스 내용을 따져보지도 않고 ‘남이 하는 말’만 듣고 구매행위를 하는 비합리적인 소비를 하는 경우가 많다.

오는 6월 10일은 제8회 전국지방동시선거가 있다. 각 당에서는 예비후보 등록이 한창이다. 시도지사는 물론 구, 시, 군의원, 교육감, 광역기초의회 의원 및 비례대표 의원까지 뽑는다. 물론 시도지사 등 정치인은 인물도 중요하고 소속 정당도 중요하다. 

하지만 뚜렷한 정책도, 공약도 없이 이름만 달랑 내거는 후보가 많다. 아무런 연고가 없는데도 지역적 또는 당리당락적 유불리를 따져 출사표를 남발하고 있다. 소비자가 어떤 상품을 원하는지도 모르고 상품에 어떤 기능과 효용이 있는지도 모르는 상품을 팔려고 한다. 이는 단지 메이커(생산자 Maker)가 어디란 것만 알리고 ‘짝퉁 상품’을 팔려는 것, 아니 강매하는 것과 같다. 어느 소비자가 상품을 사면서 기능도, 효용도, 가치도 모르면서 메이커만 보고 산다는 말인가. 

소비자가 어떤 제품을 원하는지도 모르고 비싼 상품을 사라며 메이커(소속 정당)만을 들먹이는 것은 강매행위이자 ‘짝퉁제품’을 속여 파는 짓과 다름없다. 제품의 내용물이 광고와 확연히 다른 것을 갖고 포장만 그럴듯한 상품을 ‘짝퉁’이라 한다. 이런 상품을 만들어 판 기업은 처벌 받는다. ‘짝퉁’을 만들어 파는 행위는 도덕적 책임뿐만 아니라 법률적으로도 엄히 처벌 받아야 할 범죄행위다. 하지만 정당과 정치인은 그렇지 않다. 8대 지방선거에서도 포장은 그럴듯한데 광고내용과 확연히 다르거나 내용물을 모르는 짝퉁 상품이 수두룩할 것이다. 검증되지 않은 사람들이 ‘나에게 표를 달라’며 손을 벌릴 것이다.

소비자는 공급자에 대해 ‘최종 심판자’다. 소비자 마음을 잘 알지 못하거나 짝퉁을 만드는 기업은 문을 닫게 해야 한다. 정치소비자도 표를 통해 정당과 후보자의 질을 바꿔야 한다. 소비자 입맛과 눈높이에 맞춰 공급자가 상품과 서비스를 만들고 제공토록 해야 한다. 그렇지 못한 공급자는 시장에서 물러나게 해야 한다. 그게 자본주의의 시장원리다. 

이젠 정치소비에도 이런 원리가 적용돼야 한다. 이번 선거에서 명품을 사지는 못해도 최소한 짝퉁을 구매하지는 않아야 한다. 정치소비자의 마음을 잡지 못한 정당과 후보자는 사라지게 해야 한다. 그게 말없는 다수 정치소비자 힘이다.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명품 선량(選良)들이 정치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아 많이 등용되어, 소비자를 대신할 진정한 공복(公僕)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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