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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컨셉트 카페 - 소비자가 'No' 외면 받을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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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컨셉트 카페 - 소비자가 'No' 외면 받을수도
  • 장예헌 객원기자
  • 승인 2022.04.11 12: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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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율 저하 시대에 노키즈존 확장은 역행
진상손님 막자고 일반손님 피해 주면 더 논란

“아이들이 뛰다가 뜨거운 머그잔에 데일 수 있어 위험해요” 
“다른 이용객들이 불편해 하세요” 

카페를 노키즈존으로 운영하는 사람들이 아이들의 출입을 막는 주된 이유다. 사지도 않을 빵을 손으로 만졌다든가, 아이가 뛰어다니다가 음료를 엎었다는 등 아이 때문에 카페에서 피해를 입었다는 일화도 심심찮게 찾아볼 수도 있다. 일부 몰지각한 소비자가 카페에서 아기 기저귀를 가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퍼지면서 노키즈존을 찬성하는 목소리도 커졌다. 

 

서울시내 한 키즈 오케이존 (자료: 서울시청)
서울시내 한 키즈 오케이존 (자료: 서울시청)

하지만 일부를 전체로 일반화할 수 없듯 아이라고 해서 모두 디저트를 마구 찔러보거나 산만하게 뛰어다니지는 않는다. 예쁜 카페에 앉아 맛있는 음료와 디저트를 먹으며 부모님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싶었던 아이들은 노키즈존이라 붙여진 카페 문 앞에서 아쉬운 발걸음을 돌려야 한다. 그럴 ‘가능성’이 있다고 해서 무조건 입장부터 막고 보는 게 과연 옳은지 논란이 되면서 인권 문제로 확대되기도 했다. 

최근에는 아이의 출입은 안되지만 테이크아웃으로 음료와 디저트를 사가는 것은 가능하다고 안내한 노키즈존 카페가 소비자들의 질타를 받았다. 혹여 발생할지 모르는 아이로 인한 피해는 싫지만 또 그런 아이를 상대로 장사는 하고 싶냐는 지적이 잇따랐다.

아이가 생기기 전에는 자주 드나들었던 단골 카페를 아이와 함께라는 이유로 이용할 수 없게 됐다는 사례자도 있다. 그런 상황에서 내 아이에게 노키즈존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노키즈존은 아이뿐만 아니라 보호자들까지 속상하게 만들고 있다. 

업무 보는 공간으로 활용되는 카페
업무 보는 공간으로 활용되는 카페

 

NO워크, NO스터디... 카페선 오로지 커피만?
일이나 공부를 하며 오랜 시간 카페에 앉아 있는 손님을 막기 위한 노워크, 노스터디 카페도 등장했다. 노트북으로 과제나 일을 하거나 아이패드에 메모를 해가며 회의를 하거나, 커피와 디저트를 먹으면서 여유롭게 영화 한 편을 보는 게 불가능한 카페다.  

몇몇 카페는 손님이 노트북이나 아이패드 같은 기계를 꺼내면 손님에게 다가가 카페 내에선 사용이 불가하다고 안내하기도 한다. 일부러 등받이가 없는 의자와 낮은 책상을 배치한 카페도 있다. 장시간 머무르기 불편한 환경을 조성함으로써 공부나 업무를 할 수 없게 만드는 것이다.

최근 이 같이 과한 제지로 눈살을 찌푸리게 했던 카페가 네티즌들 사이에서 화제가 됐다. 소비자들은 “그럼 사이코패스처럼 아무 것도 안 하고 자리에 가만히 앉아 커피만 마시라는 거냐”는 등 불만 섞인 목소리를 냈다. 

카페는 진상 천국? 
음료 한 잔을 시켜놓고 대여섯 시간 동안 자리를 잡고 앉아 있는 손님, 지우개가루나 부러진 샤프심 등을 치우지 않고 가는 손님, 에스프레소 하나 시키고 뜨거운 물을 달라는 단체 손님, 자리를 맡아놓고 밥을 먹고 오는 손님 등등 커피숍을 운영하는 자영업자 입장에서 이른바 ‘진상 손님’의 종류는 셀 수 없이 많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무조건 ‘노!’를 외치는 것은 문제의 화살을 엉뚱한 쪽으로 돌리는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때문에 소비자의 무리한 행동을 제재할 우회적인 방법이 거론되기도 한다. 입장을 제한하기 보다는 아이 동반 고객에게 아이를 제대로 통제하지 못할 시 퇴장할 수 있다는 점을 공지하거나 장시간 머무는 고객으로 인해 매출에 영향이 크다면 매장 내 머물 수 있는 시간에 제한을 두는 방법 등이다. 

실제 효과 여부를 떠나 점주와 소비자 모두 타인을 배려하는 자세와 태도가 중요하다는 말도 나온다. 오늘날 카페란 단순히 커피를 마시기 위해서 가는 곳이 아닌만큼 서로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겠다.  

장예헌 객원기자 specialik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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