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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워케이션 떠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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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워케이션 떠납니다
  • 박지연 기자
  • 승인 2022.03.03 16: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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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 하나면 어디든 업무를 볼 수 있는 세상이다. 그렇다면 업무를 보는 장소가 제주든 부산이든 상관없지 않을까. 재택근무를 시작한 지 2년. 일(Work)과 휴가(Vacation)의 경계가 사라지는 워케이션(Workation)이 새로운 라이프스타일로 주목받고 있다. 


코로나가 앞당긴 미래 
억눌린 여행에의 욕구와 재택근무 경험이 결합해 등장한 ‘워케이션’ 트렌드는 사실 따지고 보면 25년 전 등장한 ‘디지털노마드’란 말 속에 이미 담겨 있던 ‘오래된 미래’이기도 하다. 이 ‘오래된 미래’를 조금 더 빨리 현실로 끌고 온 것이 코로나였을 뿐, 언젠간 당도할 현실이었다는 말이다. 

이 변화를 빠르게 받아들인 일부 기업은 대도시 사무실을 두고 제주에 별도의 업무 공간을 마련하는가 하면, 워케이션을 떠나는 직원에게 지원금을 챙겨주기도 한다. 이들 기업은 워케이션을 복지의 하나이자, 업무 효율을 높이는 동시에 인재를 유인하는 수단으로 여긴다. 지난해 워케이션 제도를 시범 운영했던 CJ는 지난달부터 워케이션을 정규 인사제도에 도입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근로자의 반응도 긍정적이어서 머잖아 워케이션이 중요한 복지제도 중 하나로 자리잡을 가능성도 크다. 경험자들은 “사무공간에서 하루종일 컴퓨터만 보면서 일을 하는 것보다 아이디어가 더 잘 떠오른다”거나 “업무 효율이 높아졌다” 나아가 “자연 가까이 있어서 업무 스트레스가 덜하다”고 워케이션의 장점을 설명했다.  

달라진 숙박예약 패턴도 워케이션의 인기를 보여준다. 숙박플랫폼 에어비앤비에 따르면 지난해 7~9월 사이 에어비앤비 숙박예약의 20%는 한 달 이상, 45% 가량은 일주일 이상의 숙박이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자연환경에 접근할 수 있고, 상대적으로 사람이 적은 작은 도시에서 2주 이상 숙박을 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해당 통계가 휴가기간과 맞물려 일반화할 순 없지만 여러 곳을 돌아다니거나 이동하지 않고 한적한 곳에서 여유롭게 긴 시간을 보내는 형태의 숙박이 증가한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나아가 기존 펜션이나 리조트 같은 대규모 숙박시설 보다는 프라이빗한 형태의 숙박을 선호하게 된 것도 달라진 흐름이다. 

워케이션 언급량 300% 증가  
워케이션에 대한 관심은 온라인 상에서의 언급량에서도 드러난다. 원격근무가 확산된 2020년 7월 워케이션 언급량은 전년 대비 100% 증가했고, 지난해 언급량을 포함한 소설 버즈량은 2020년 대비 300%나 증가했다. 워케이션은 이미 트렌드로 자리잡았고 수요도 커지리라 예상되는 대목이다. 

재택근무를 경험해 본 사람을 중심으로 25년 전 ‘디지털노마드’가 현실이 되는 시점에 다다른 것이다. 세계적으로도 워케이션 시장은 블루오션이다. 관광 전문가들은 현재 워케이션 시장이 국내외 모두 성장 주기상 ‘도입기’에 있으며 향후 5년 간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입을 모았다.

숙박과 장소가 가장 중요
어떤 곳이 워케이션 장소로 인길까. 별도의 워케이션 장소가 있을리 없지만 우선 업무가 가능한 오피스 환경이 어느 정도 갖춰진 곳이라야 할 것이다. 메일을 보내는 정도의 단순한 업무가 아니라면 말이다. 여기에 매력적인 경치와 즐길거리가 더해져야 워케이션 장소로 제격이다. 

한국관광공사가 지난해 10월 소셜빅데이터(2016년 1월~2021년 8월) 분석을 통해 찾아낸 워케이션 주요 속성에 따른 가중치를 보면 소비자가 워케이션 장소를 택할 때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요소는 숙박(30%)과 장소(30%)였다. 

이어 퇴근 후 즐길만한 콘텐츠 여부, 식음 및 부대시설, 접근성, IT기술, 비대면 등의 7가지 요소가 워케이션 장소를 선택할 때 중요한 요소로 나타났다. 기존 여행에서라면 중시되지 않았을 IT 기술과 접근성이 중요한 고려 요소라는 점이 인상적이다. 

이 속성을 기반으로 성장가능성과 선호도를 따져보니 제주, 경주, 여수, 강릉, 춘천, 해운대(부산), 속초, 제천 지역의 선호도가 높았고, 보령, 아산, 신안, 삼척, 군산, 순천, 김해 등이 성장가능성이 높은 지역으로 꼽혔다. 

사실 이 지역들은 이전에도 여행지로 선호되던 곳들인다. 따라서 워케이션을 위한 새로운 장소가 있다기 보다는 업무를 볼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 있으면서 개인적으로 사용이 가능하거나 혼잡도가 높지 않은 공간이 워케이션 장소로 부각되리라는 사실을 짐작할 수 있다. 나아가 접근성이 우수하고, 자연친화적이며, 감성레저를 즐길 수 있는 곳이 워케이션 장소로 선호된다. 

지금은 일부 기업에 한정된 복지차원의 접근이지만 2년 전 재택근무가 그러했듯 워케이션이 또 하나의 근로형태이자 일상으로 자리잡을 날도 머지 않았다. 
 

박지연 기자 yeon720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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