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자나 톡이 익숙한 시대에 편지는 너무 느리고 품이 많이 드는 방식이다. 마음을 표현하는 일도 뭔가 낯간지럽다. 하지만 이따금씩 편지를 받으면 문자나 메일에선 느끼지 못했던 흐믓함이 오래도록 남는다. 쓰는 동안 오로지 나를 생각했을 상대에 대한 감사함과 그리움 때문이다. 그래선지 가끔은 편지를 쓰고, 또 받고 싶다.
신간 『이태원 러브레터』는 편지에세이다. 삶의 순간순간을 다정한 시선으로 담아낸 91통의 편지이야기는 ‘마중물 같은 사람을 만나고 싶다’에서 시작해 ‘탁월한 애정의 시선으로 세상을 본다’, ‘너는 너답게 나는 나답게 사는 거야’로 이어진다.
편지 글쓰기가 우리 삶을 잘 익어 가게 할 수 있는 유익한 수단임을 역설하는 ‘편지 예찬론자’이기도 한 작가는 코로나로 지친 사람에게 보내는 따뜻한 응원 메시지를 『이태원 러브레터』에 담았다.
작가가 일상에서 캐낸 지혜의 편지를 읽다 보면 마음 속 그리운 이름 하나를 찾아 편지 한 통 쓰고 싶은 마음이 잔잔히 피어오를지 모른다.
■ 이태원 러브레터
김정응 지음 | 새로운사람들 펴냄 | 304쪽 | 1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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