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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레저] ‘혼자라도 좋은’ 겨울 여행지 베스트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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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레저] ‘혼자라도 좋은’ 겨울 여행지 베스트 3
  • 장예헌 객원기자
  • 승인 2022.01.14 10: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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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열하게 살다 보면 혼자 여행을 떠나고 싶은 마음이 드는 순간이 있다. 친구들에게 구애받지 않고 오롯이 내 마음대로 여행하고 싶을 때, 갑자기 훌쩍 떠나고 싶은 마음이 들 때. 하지만 막상 떠나려고 하면 어느 곳으로 가는 게 좋을지 감이 잡히지 않는 경우가 많다. 나 자신을 새로이 재정비하고 싶은 2022년 새해, 혼자 떠나기 좋은 여행지 세 곳을 소개한다.  


강원도 동해 ‘논골담길’
최소한의 동선, 최대한의 힐링 

떠들썩하고 사람 많은 여행지에서 기 빨리는 게 싫은 사람들에게 단연 1순위로 추천하고 싶은 여행지다. 아마 드라마 <상속자들>을 봤다면 이 동네가 익숙할지도 모르겠다. 극중 박신혜가 살던 집이 논골담길 안에 있다.

논골담길은 크고 작은 가정집, 게스트하우스, 카페 등이 다닥다닥 붙어있는 언덕진 골목이다. 예매해 둔 게스트하우스를 찾느라 오르막길을 걷다 보면 힘에 조금 부치기도 하지만, 게스트하우스의 이름이 적힌 표지판을 따라 걷는 일에서 의외의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뒤이어 소개할 여행지들과는 다르게 논골담길로 특정해놓은 이유는, 골목마다 위치한 카페나 작은 공원에 가거나 바닷가를 따라 산책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즐거움을 느낄 수 있기 때문.

묵호항이 보이는 곳에 앉아 조식을 먹을 때면 한없이 평화롭고도 너그러운 마음이 든다. 그간 나 자신을 복잡하게 괴롭혔던 상념들을 정리하기에도 좋고, 반대로 아무 생각 없이 ‘물멍’을 때리기에도 좋다. 여행 일정을 빠듯하게 잡지 않았다면 그 자리에서 책을 읽거나 좋아하는 노래를 들으면서 한껏 여유를 부려보는 것을 추천한다. 게스트하우스를 벗어나 공원에 앉아서 바람을 쐬고 있으면 주민들의 보살핌을 받으며 자라고 있는 고양이 가족들도 만날 수 있다. 그래서 힐링하기에 더없이 좋은 곳이다.

비탈진 길이 많은 곳이니 신발은 최대한 편한 운동화를 신는 것이 좋다. 그리고 담벼락에 그려진 벽화를 찾는 재미도 쏠쏠하니, 기념사진을 남기고 싶다면 삼각대를 지참하자. 바닷가 근처라 바람이 더 차가울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옷은 따뜻하게 입고 갈 필요가 있다.

경기도 이천 ‘시몬테라사’   
뜨끈하고 두둑한 한식 한상차림 

특별한 여행지는 아니지만 마음을 푸근하게 해주는 수많은 밥집이 이천의 명물이다. 밥맛이 끝내주기로 유명한 곳인 만큼 어느 밥집을 가도 흰쌀밥이 제일 맛있다. 내가 여태 먹었던 밥은 다 거짓말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찰지고 고소하다. 대부분 1인 기준으로 한상차림이 나오니 혼자 왔다는 이유로 가게 문 앞에서 입장을 거절당하는 불상사를 겪을 일도 없다. 

밥집뿐만 아니라 구경하기 좋은 근사한 공간도 많다. 에덴파라다이스호텔은 심어놓은 꽃과 나무를 보기 좋게 다듬어 조경에 심혈을 기울였다. 낮 풍경도 물론 근사하지만 밤이 되면 조명과 어우러져 또 다른 낭만을 선사한다. 게다가 없는 신앙심도 생길 것만 같은, 예쁜 외관의 성당도 볼 수 있다. 

시몬스테라스는 침대 회사로 익히 알고 있는 시몬스에서 운영하는 공간이다. 시몬스 매장 개념이긴 하지만, 시몬스에서 판매하는 상품뿐만 아니라 시몬스의 유구한 역사를 함께 볼 수 있는 곳이다. 알록달록한 색감의 포토 스폿은 물론, 시몬스 개업 초기 사무실 풍경이나 당시 침대를 만들 때 사용했던 장비 등도 전시되어 있다.

경상북도 문경 ‘카페 가은역’
따뜻하고 정겨운 시간여행 

경상북도 문경에는 지역재생 사업의 일환으로 옛 건물을 허물지 않고 새로운 공간으로 재탄생시킨 공간이 많다. 지금은 느끼기 어려운 레트로 감성의 건물들이 다른 용도로 탈바꿈하여 힙한 감성을 자아내고 있다.

개중 하나는 ‘카페 가은역’이다. 과거 간이역이었던 가은역의 외관과 내부를 모두 그대로 살려 카페로 운영하고 있다. 그 시절 사용하던 기차표나 역무원 유니폼 등을 전시해 과거 가은역의 모습을 상상하게 한다. 

창 너머에는 아직 철거되지 않은 기찻길이 그대로 남아있다. 출입문 위에 붙어있는 ‘타는곳’ ‘나가는곳’ 표지판 또한 간이역 콘셉트에 과몰입할 수 있게 한다.

폐 양조장을 카페로 만든 공간도 있다. 한눈에 보기에도 옛 정취를 물씬 풍기는 ‘산양정행소’가 그곳이다. 1998년에 폐업한 (구)산양합동양조장을 카페로 리모델링했다. 이곳 역시 양조장이었던 시절 실제로 술을 만들 때 사용했던 기계들을 전시해두었다. 양조장의 정체성을 그대로 가져가기 위해 막걸리를 활용한 디저트 메뉴들도 마련해놓았다. 겨울이라 야외석에 자리를 잡기엔 무리겠지만, 높은 층고 덕분에 오랜 시간 내부에 있어도 답답하지 않을 것이다. 고유의 가치를 인정받아 경상북도 산업유산으로도 지정되었으니, 문경으로 간다면 꼭 들러보도록 하자.

1년 중 가장 추울 시기다. 추위 탓에 온몸이 움츠러들겠지만, 한 해를 좀 더 활기차게 시작하는 데는 여행 만한 게 없지 않을까. 어떤 기분을 내고 싶은지, 예쁜 경치와 맛있는 음식 중 어떤 쪽이 더 당기는지를 잘 고려해서 여행지를 골라보도록 하자. 

글/사진 장예헌 객원기자 specialik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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