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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터카 횡포 때문에 여름휴가 망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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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터카 횡포 때문에 여름휴가 망친다!
  • 조성문기자
  • 승인 2013.07.26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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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터카 업체들이 차량 파손에 대한 수리비를 과다 청구하거나 계약 내용에 대한 설명을 소홀히 해 여름 휴가철 소비자들을 울리고 있다.

기차나 비행기 시간이 임박한 소비자들은 정확한 사실관계도 따지지 못한 채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업체가 요구하는 추가 비용을 지불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직장인 정모(서울시 중구)씨는 최근 제주도 여행에서 동부렌터카를 이용했다.  렌터카 업체 담당자는 차량 상태를 확인 하기도 전에 계약서에 서명하라고 재촉했다. 기존에 있던 차량 흠집 등에 대한 기록도 포함돼 있었지만 정씨는 제대로 설명을 듣지 못했다. 

차량 반납 과정에서 업체 측은 사고 흔적이 있다며 수리비 및 수리기간 동안 발생하는 휴차 보상금으로 16만5000원을 요구했다. 수리비 책정 기준에 대한 설명은 없었다. 

정씨는 사고 난 적이 없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업체 측은 흠집 정도 등 이전 차량 기록들과 비교해 사고 사실을 증명하겠다고 나섰지만 확인은커녕 시간만 지체됐다. 

예약해둔 비행기 시간 때문에 마음이 급했던 정씨는 결국 수리비를 내기로 했다. 업체 측은 2만원을 할인해 주겠다고 했지만 영수증에는 16만5000원이 찍혀있었다. 업체 담당자는 “소비자 태도가 맘에 들지 않아 할인을 못 해주겠다”고 말했다. 

정씨는 “수리 비용이 담당자 기분대로 달라지는 것이냐”며 “시간이 촉박해 ‘울며 겨자 먹기’로 돈을 낼 수 밖에 없었지만 내가 지불해야 할 돈이 맞는지 아직도 의문”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25일 KT금호렌터카, AJ렌터카 등으로 대표되는 렌터카업계에 따르면 국내 렌터카 시장규모는 2조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국내에 등록된 렌터카 수는 32만 대 이상. 유명 여행지 중 한 곳인 제주도에 등록된 렌터카 대수는 2002년 5000여대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10월 기준 1만6900여대로 10년 사이 3배 이상 늘어났다. 

렌터카 시장 규모가 확대될수록 소비자 피해도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KT금호렌터카, AJ렌터카 같은 대형 업체부터 동부렌터카를 비롯한 중소업체들까지 크고 작은 소비자 분쟁이 끊이지 않았다. 

공정거래위원회 1372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렌터카 관련 소비자피해 상담건수는 2010년 313건에서 2011년 664건으로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전년대비 3.5배 이상 급증한 2344건이 접수됐다. 

지난해 한국소비자원이 관련 상담 내용을 분석한 결과 수리비 및 휴차 보상금 등 과다한 보상 문제로 낭패를 봤다는 피해 상담이 674건(31.2%)으로 가장 많았다. 차량 반납 시 외관 흠집을 이유로 수리비를 과다하게 요구하는 피해 상담은 186건이었다. 

소비자가 몰려 바쁜 성수기에는 시간 단축을 위해 차량 확인 전 계약서에 먼저 서명을 하도록 하는 경우도 적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사고가 발생하면 소비자가 납득할 만한 객관적 기준 없이 수리비를 청구하는 경우도 많아 논란의 소지가 되고 있다. 

렌터카 업체들은 회사 매뉴얼에 따라 처리한다고 선을 그었다.  KT금호렌터카 관계자는 “서비스센터에 의뢰해 견적서를 받지 않더라도 작은 흠집 정도는 자주 겪는 일이라 통상적인 수리비용을 알고 있다”며 “시시비비를 가리기가 애매한 경우 소비자입장으로 처리할 수 밖에 없어 업체가 손해를 보는 부분도 있다”고 밝혔다. 

동부렌터카 관계자는 “소비자가 계약 내용과 차 상태를 확인 하지 않은 것은 문제”라며 “마찰이 생겼을 경우 블로그 등에 무조건 불만사항부터 올리면 우리는 ‘을’이 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소비자 스스로 주의할 필요도 있다고 당부했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렌터카 업체와 마찰이 발생할 경우 소비자만 귀찮아진다”며 “업체 측에서 차량 상태나 사고 처리와 관련해 충분히 설명하지 않을 경우 적극적으로 먼저 물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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