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심 상용화 위한 제도, 시스템 개편
[소비라이프/ 배찬우 소비자기자] 하나의 스마트폰으로 두 개의 번호를 쓸 수 있는 e심 상용화가 내년9월 이루어질 전망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내년 9월까지 국내 e심 상용화를 위한 제도개선, 시스템개편, e심 스마트폰 출시 등 기반 마련에 나선다고 21일 밝혔다.
eSIM은 내장형(embedded) 심카드를 칭하는 말로, 사용자가 휴대전화에 꽂아 사용하는 물리적 형태의 유심(USIM)과 달리 출시할 때부터 스마트폰 보드에 내장돼 있다.
eSIM은 세계이동통신사연합회 주도로 2016년부터 표준화 규격이 지정됐으며 작년 말 기준 69개국 175개 통신사가 도입해 미국과 유럽 등에서 확산하고 있다.
이런 추세에 맞춰 삼성전자, 애플, 화웨이 등 세계 스마트폰 점유율 톱3를 비롯해 총 7개 제조사가 57종의 e심 내장 제품을 출시했다. 국내에선 알뜰폰 사업자인 KCT(티플러스)가 작년 7월 스마트폰 e심서비스를 도입했으며 아이폰XS 이후 기종에서 사용할 수 있다. 통신3사는 2018년부터 ‘워치’ 제품에 한해 서비스 중이다.
e심은 이용자가 QR코드 등으로 통신사의 프로파일을 다운로드 받으면 개통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비대면 · 온라인 개통과 통신사 간 이동이 수월하고, 온라인 개통이 많은 알뜰폰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
또 유심의 판매 가격이 7700원인데 비해 e심 다운로드 가격은 2750원(KCT, 이통사 워치 기준)으로 가계통신비 절감 효과도 기대된다. 다만 유심은 재활용이 가능한 반면 e심은 현재 표준 상 프로파일 재다운로드가 불가능해 기기변경 시 추가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
기존 유심과 e심을 동시에 ‘듀얼심’으로 이용하면 스마트폰 한 대에 두개의 번호를 쓸 수 있는 만큼, 하나의 스마트폰을 일상용과 업무용 또는 국내용과 해외용 등으로 분리해 사용할 수 있다. 또 개인 스마트폰으로 ‘상용망’과 ‘특화망’을 동시에 사용할 수 있어, 다양한 특화망 서비스 개발도 기대된다.
스마트폰 e심 상용화를 위해 정부는 우선 제도 개선에 착수한다. 현재 유심이 기준인 ‘상호접속기준’과 ‘무선설비기술기준’에 e심도 포함하도록 하고, 단말기를 구입할 때 첫 번째 가입 회선 이후 추가적으로 회선을 개통해도 선택약정 요금할인이 적용되도록 하는 내용의 고시 개정을 추진한다.
통신3사와 알뜰폰 사업자는 e심과 듀얼심을 수용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선하는 한편 단말기 제조사인 삼성전자는 내년 하반기 e심 내장 스마트폰을 국내 출시할 예정이다. e심 서비스 및 단말기는 GSMA 표준을 따르도록 했다.
부정이용을 방지를 위해 단말기 분실, 도난 체계도 손 본다. 스마트폰은 ‘단말기 고유 식별번호(IMEI)’를 기준으로 분실, 도난 여부가 확인되는데, 듀얼심 단말은 IMEI가 2개인 만큼 이용자가 해당 IMEI를 모두 분실, 도난을 신고해야 두 회선 모두 사용을 차단할 수 있다. 이를 이용자가 IMEI 하나만 분실신고를 해도 모두 분실, 도난 처리하도록 하고, 이용자가 따로 등록하지 않아도 분실, 도난 신고된 단말기의 IMEI를 파악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유럽 3개사가 e심 서버 공급의 80%를 차지하는 등 해외 기술 의존도가 높은 만큼 정부는 국내 e심 기술 개발도 지원할 예정이다. 앞으로 스마트폰 외 단말기로도 e심 이용이 확산될 가능성을 고려해 국내 통신사·특화망사업자·SIM제조업체 등 다양한 기업의 연구개발을 지원할 예정이다.
조경식 과기정통부 제2차관은 “국내 스마트폰 e심 서비스는 이용자 편익을 높이고, 알뜰폰 활성화 등 이동통신시장의 경쟁을 촉진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