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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레저] “서울의 몽마르뜨” 낙산성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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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레저] “서울의 몽마르뜨” 낙산성곽
  • 박지연 기자
  • 승인 2021.12.17 14: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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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짧아진 겨울 초입. 오후 4시가 넘어 느지막이 동대문을 찾았다. 사람도 많고 차도 많고 물건도 많은 동대문(흥인지문)에는 언제나 도심의 활기가 넘친다. 도심의 활기를 품은 동대문쇼핑몰 맞은 편이 오늘 걷게 될 낙산성곽길의 초입이다.  


낙산성곽길은 흥인지문에서 출발해 한양도성박물관, 팔각정(흥덕이밭), 낙산정상(낙산공원), 혜화문으로 이어지는 도성 순성길 중 일부로 도심에서 가깝고, 길이 험하지 않아 계절, 주야에 상관없이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낙산성곽 순성길을 걷는 방법은 두 가지다. 하나는 내부 순성길을 따라 걷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외부 순성길을 걷는 일이다. 쉽게 말해 성곽의 안쪽을 걷는 방법과 성곽의 외곽을 따라 걷는 방법이다. 

단지 내외부의 차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성벽을 따라 보이는 풍경도, 걷는 맛도 다르다. 예를 들어 성 내부를 걸으면 성 안쪽에 위치한 동네의 아기자기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고, 시시각각 달라지는 계절의 변화를 만끽할 수 있다. 특히 성벽과 성벽 사이로 바깥을 바라보면 마치 망원경으로 먼 사물을 보는 듯한 착각에 빠져든다.  

성곽의 외부를 걸으면 층층이 쌓인 벽돌의 형태와 성벽의 크기, 조선시대 건축 양식을 살펴볼 수 있고, 무엇보다 조선시대 한양은 무엇을 지키기 위해 성곽을 축조했을까와 같은 역사적인 질문 앞에 다다른다. 그러므로 기회가 닿는다면 한 번은 낙산성곽 내부로, 또 한 번은 외부로 걸어보길 추천한다.   

오르다보면 암문이 나타나는데 이곳에서 내외부가 통하므로 안에서 걷다가도 바깥으로 옮겨갈 수 있다. 낙산성곽 옆 동네는 창신동으로 조선시대에는 이곳에 퇴직한 궁녀들이 살았다고 한다. 

성곽길을 걷다 보면 벽화로 유명해진 이화마을로 향하는 표지판을 만나게 된다. 시간적인 여유가 충분하다면 이곳을 둘러봐도 좋다. 동네가 유명해지다 보니 낙산공원으로 향하는 길에도 어느새 분위기 있는 카페와 음식점, 패션숍들이 들어섰다. 

낮에 오르는 낙산성곽이 ‘서울의 몽마르뜨’라는 별명에 걸맞게 한 걸음 오를 때마다 다채로운 풍경을 선사한다면, 밤에 보는 낙산성곽은 굳건한 요새처럼 또 다른 아름다움을 전달한다.

낙산공원에 채 못 미쳐 답답한 가슴을 뚫어 줄 전망대가 나오고, 이어 서울 전망 맛집(?)인 낙산공원에 도달한다. 평일임에도 해지는 풍경을 즐기려는 사람이 많았는데, 미세먼지가 많은 날에는 하늘이 오묘한 보라색으로 변해 더 아름다운(?) 서울을 볼 수 있다.  

낙산성곽은 개인적으로 찾아도 좋지만 문화관광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며 걸을 수 있다. 서울도보해설관광 사이트(korean.visitseoul.net)에서 이틀 전 신청하면 문화해설사의 전문적인 설명과 함께 낙산성곽 순성길을 즐길 수 있다. 신청은 1인부터 4인까지 가능하며 4인 이상일 경우에는 별도 문의가 필요하다. 

글, 사진 = 박지연 기자 yeon720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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