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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티은행 소매금융 철수, 기존 고객 예금은 문제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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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티은행 소매금융 철수, 기존 고객 예금은 문제 없나?
  • 김도완 소비자기자
  • 승인 2021.04.21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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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티그룹, 아시아태평양 지역 소매 금융 철수하고 고액 자산가 관리와 기업금융에 집중한다는 방침 밝혀
기존 고객의 불편 최소화하고 한국씨티은행 노조의 불만사항 반영한 출구 전략 마련할지 관심 모아져

[소비라이프/김도완 소비자기자] 씨티그룹은 지난 15일 한국과 호주를 비롯해 아시아태평양 지역 대부분에서 소매금융을 철수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씨티은행이 개인 고객 대상 서비스를 중지하면서 기존 금융소비자들이 겪을 수 있는 불편과 함께 점포 수 축소에 따라 임직원의 고용 안정 문제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매각이 가장 바람직한 출구 전략으로 꼽히는 가운데, 적절한 인수자가 나타날지 관심이 모아진다.

출처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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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티은행은 이미 상대적으로 판매 실적이 부족한 소매금융 분야에서 철수하려는 움직임을 보여왔다. 소매금융 부문에서 순이익에 기여하는 바가 상대적으로 작고, 저금리 기조하에서 개인 고객 대상 대출의 순이자마진(NIM)이 악화하면서 씨티그룹이 결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씨티은행의 소매금융 출구 전략을 두고 여러 가능성이 점쳐지는 가운데, 기존 고객의 불편을 최소화하고 노조의 불만을 최대한 반영할 수 있는 방향성을 두고 논의가 진행 중이다.

기존 씨티은행을 이용하던 금융소비자의 경우, 씨티은행이 소매금융에서 철수하면서 점포를 폐쇄하면 금융 서비스 접근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씨티은행과 거래하면서 가입한 예금이나 기타 금융 상품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불안감도 생길 수 있다. 현재 씨티은행 내 소매금융 부문 예수금이 17조 원 수준인데, 일각에서는 기존 고객들이 이번 씨티은행의 결정으로 예치해둔 돈을 한번에 빼가면서 뱅크런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씨티은행과 거래해온 소비자들은 이미 가입한 예금 상품은 물론 앞으로 씨티은행의 대출 상품을 이용하지 못할 것에 대한 불안감과 아쉬움을 표하고 있다. 씨티은행은 다른 시중은행에 비해 대출 한도가 커서 소비자들의 충성도가 높은 편에 속한다.

한국씨티은행 내부 노조의 문제 역시 해결해야 한다. 현재 노조는 뉴욕 본사의 결정을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하며 투쟁에 돌입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한국씨티은행 소비자금융 부문에 약 2,500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고, 해당 부문이 폐업 수순을 밟는다면 대규모 실업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렇듯 소비자와 노조 문제를 고려할 때, 씨티은행의 소매금융 부문을 매각해 인수자가 승계하는 방식이 가장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씨티은행 소매금융 내 씨티카드 부문을 분리매각하는 방법이 가장 유력하게 꼽힌다. 1%의 시장점유율에도 불구하고 수익성이 뛰어나 은행권 카드사 중 적합한 인수자가 나타날 것이라는 예측이 제기된다.

현재 씨티은행의 소매금융 부문을 인수할 만한 후보로는 우선 OK금융그룹이 꼽힌다. 대부업에서 시작해 저축은행을 인수하고 2금융권에 진출한 데 이어, 이번 씨티은행 소매금융을 인수해 1금융권에 진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BNK금융이나 DGB 금융 등이 거론되는 가운데 씨티은행 소매금융 부문의 인수 가격은 부담으로 꼽힌다. 업계에 따르면 인수가는 2조 원 규모로 추정되는데, 인수 후보 기업 모두에게 부담스러운 수준이다.

씨티은행의 소매금융 철수가 결정된 시점에서 이제 중요한 것은 금융소비자들이 겪을 불편을 최소화하고 노조와의 갈등을 완만히 해결하는 출구 전략을 마련하는 것이다. 매각이 모두가 웃을 수 있는 철수 방식이 아닐까 논의되는 가운데, 씨티그룹과 인수 후보 사이에서 가격을 두고 협상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과연 매각이 성공적으로 이뤄져 씨티은행과 금융소비자, 노조까지 모두 만족할 수 있는 결과를 끌어낼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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