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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정보] 수직정원은 도심 사막화 막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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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정보] 수직정원은 도심 사막화 막을까?
  • 전지원 기자
  • 승인 2021.04.19 15: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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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녹지 공간 확보에 탁월한 수직정원... 바람길 통해 도시를 구원하는 길
싱가폴 등 해외 사례를 연구해 한국형 수직정원 개발해야

[소비라이프/전지원 기자] 해외여행을 통해서나 봤던 수직정원이 국내에 도입된다는 이야기가 있다. 도심 한가운데 수직정원이 솟는다면 어떤 효과가 있을까?

도심 사막화의 대안, 수직정원
도심에 녹지가 필요하다는 의견은 수십 년 전부터 제기됐지만 현실 가능성 없는 이야기로 치부됐다. 특히 거대 도시 서울은 각종 개발 사업으로 녹지가 부족하고 시민들이 머물 쉼터 확보도 어려운 실정이다.

최근 친환경 정책이나 시민 편익을 위한 정책들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공원과 녹지에 대한 인식이 전환되고 있지만, 아직 녹지 공간 확보에는 적극적이고 창의적인 방법들이 필요하다.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나선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공약은 이런 상황을 타개할 방안을 제시해 유권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부족한 녹지를 평면의 바닥에서만 찾을 것이 아니고, 수직적인 건축물과 함께 입체화한다는 개념이다. 비현실적이고 먼 미래에나 가능할 일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입체적 녹지 공간 확보는 실현 가능성이 있는 이야기라는 것이 전문가들 의견이다.

박영선 후보는 자신의 공약 ‘21분 컴팩트 도시’의 핵심 10대 자원 중 하나로 ‘수직정원’을 꼽았다. 박 후보 측에 따르면 고밀도화된 도시에 공원을 수직화시켜 운동과 산책이 가능한 수직나무 나선형 산책길이 생기고, 1인 주택·오피스·스마트팜이 함께 하는 공간에선 도시농부의 삶이 가능해진다. 아울러 탄소중립 시대로 가는 첫걸음, 수직정원 도시를 21분 컴팩트 도시 서울의 랜드마크화를 추진, 서울의 곳곳에 수직정원등대(Vertical Garden Light House)를 세운다는 계획이다.

박 후보는 “수직정원 도시는 거주기능과 녹색환경, 기본생활서비스가 통합적으로 구현된 환경친화적 도시공간이 될 것”이라며 “그린다핵도시 내 수직정원 스마트팜에선 도시농부의 삶을 통해 시민들이 채소를 길러 먹거리를 해결하고 운동과 헬스케어가 가능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탄소제로시대로 가는 첫걸음이 될 것”이라며 “수직정원 등대는 서울의 랜드마크가 되고 전세계 도시의 표준이 될 수도 있다”고 의미를 강조했다.

이에 조신형 건축가는 “수직정원이 만드는 바람길은 미세먼지를 없애는 공기 정화기능은 물론 열섬현상도 없애줘서 시민들에게 필요한 공간을 창출하고 쉴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내 공공건축의 의미를 실현시키겠다”라고 공약에 힘을 실었다.

‘한국형’ 수직정원 필요
도심의 사막화 현상이 늘어나는 가운데 당연히 ‘수직정원도시’는 이슈가 될 수밖에 없다. 미세먼지, 도시 열섬현상 그리고 삭막한 도시경관 등의 환경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며 수직정원은 이미 여러 선진국에서 적용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어떨까? 국내에서도 돈의문 박물관 마을 등 수직정원을 시도한 사례들이 있지만, 이제 막 걸음마를 뗀 수준이다. 

해외의 경우, 도시의 이질감이나 디자인적인 부담 감소와 동시에 건축물과 나무의 조화, 즉 건물 숲에 가까운 형태의 사례들이 많다. 싱가포르는 도시 곳곳에 녹지대가 형성돼 있는데 주로 호수와 함께 조성돼 있다. 특히 마리나사우스 지역의 ‘가든스바이더베이(Gardens by the Bay)’에는 플라워돔, 클라우드 포레스트, 슈퍼트리 그로브 등이 있다. ‘클라우드 포레스트’는 높이 35m의 실내 인공 산으로 세계에서 가장 큰 실내 폭포와 무성한 식물들로 덮여 있다. ‘플라워돔’은 지중해 자연관으로, 건조하고 맑으며 다소 서늘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전 세계에서 온 사막 식물들을 이곳에서 볼 수 있다. 녹지 주변에 조성된 드래곤플라이 호수와 킹피셔 호수는 수많은 수중생물을 품고 있으며 마리나호에서 퍼올린 물을 정화해 주는 여과 장치 역할도 한다. ‘슈퍼트리’는 나무를 닮은 수직 정원으로 높이가 무려 9층에서 16층 정도에 해당한다. 

가든스바이더베이는 식물이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사람의 힘으로 조성함으로써 멸종 위기에 처한 식물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기후변화가 지구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가르쳐주면서 환경의 중요성도 일깨워주고 있다. 도심 속에 만들어진 인공공원이 단순히 관광과 휴식의 목적뿐만 아니라 지구환경까지 생각하게 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 이외에도 싱가포르는 건물에 자연을 도입하는 것이 일반화됐다.

수직정원은 생물을 다루는 것처럼 까다로운 관리 조건을 가지고 있다. 햇빛과 바람에 완전히 노출돼야 하며, 증발량이 많아 기존 정원 대비 몇 배의 수분의 공급이 필요하다. 토심이 얕은 건축물에서는 노지에 비해 생육 환경이 좋지 않아 관리요구도가 높다. 도심지 고층빌딩으로 인해 발생하는 빌딩풍, 태풍 등 강력한 바람에 의해 나무가 쓰러지는 위험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외에도 나무 뿌리발달에 의한 건물의 균열, 기후 및 환경에 맞는 수종선택, 병충해 방제 등 해결해야 할 문제도 적지 않다.

건물이나 옥상에 나무를 심을 수 있는 정원을 만들려면 건축물에 손상이 없도록 건물의 구조보강뿐만 아니라 뿌리가 건물을 훼손하지 않도록 하는 방근처리, 방수처리, 배수 관수 공사 등이 필요하다. 기존 건물에 이와 같은 공사를 한다면 많은 비용과 시간이 소요되어 옥상에 정원을 만든다는 것은 만만치 않다.

수직정원은 표현 방법이나 소재에 알맞은 다양한 기법과 기술들을 적용해 경관 개선, 미세먼지 및 소음경감, 열섬효과 해결 등의 효과를 볼 수 있다. 조경 및 건축 전문가들과 논의와 협업을 통해 추진해 나간다면 어렵지 않게 문제점을 해결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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