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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코로나 시대 공유경제, 위기인가 기회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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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코로나 시대 공유경제, 위기인가 기회인가?
  • 이소라 기자
  • 승인 2021.04.13 17: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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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심판대'에 오른 공유경제
언택트 셰어링 등 비대면 공유경제 부상

[소비라이프/이소라 기자]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 등장해 글로벌 경제와 사회에 혁신을 몰고 온 ‘공유경제’가 시험대에 올랐다.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로 대면 영업 최소화가 일상화됐기 때문이다.

혁신을 이룬 공유경제
공유경제는 특정 플랫폼을 통해 재화나 서비스를 다수가 공유해 쓰는 협업적인 소비를 지칭하는 경제 용어이다. 하버드대학교 로렌스 레식(Lawrence Lessig) 교수가 자신의 저서 ‘리믹스’에서 처음 사용하며 등장했다. 그는 돈과 노동, 수요와 공급에 따라 작동하는 상업 경제와 대비해 공유경제를 설명했다. 

소유주가 분명한 상업 경제와 달리, 공유경제의 대상이 되는 물품이나 서비스는 누구의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온라인상에서 공유하는 현상이 확산됨에 따라 발전된 공유경제는 오프라인으로 가지를 뻗으며 우리의 일상에 깊숙이 침투하고 있다.

공유경제는 수익 창출 기회를 제공하면서 적은 비용과 낮은 진입장벽으로 효율성이 높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공유경제는 최소의 재원으로 최대의 효과를 추구한다는 점에서 사회 전체의 효율성을 높이고, 공유 과정에서 사회 구성원 간의 신뢰를 증진하기도 한다. 또한 소유를 위한 소비가 감소함에 따라 자원 낭비로 인한 환경오염이 감소한다.

또한, 최근 정보통신기술 발달에 따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확대도 공유경제 확산에 이바지했다. 미국 시사 주간지 타임은 2011년 ‘세상을 바꿀 수 있는 10가지 아이디어’ 중 하나로 공유경제를 꼽기도 했다. 공유경제의 세계 시장 규모는 2014년 140억 달러에서 2025년 3,350억 달러로, 약 24배 성장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런 바람을 타고 위워크를 비롯해 차량을 공유하는 우버, 집을 숙박시설로 제공하는 에어비앤비 등 공유경제의 대표주자들은 높은 성장세를 이어갔다. 기업가치가 10억 달러(약 1조 2,130억 원)를 넘는 비상장사를 뜻하는 ‘유니콘 기업’이 된 데 이어 2017년엔 미국 비상장사 중 기업가치가 가장 높은 회사들로 떠올랐다.

미국에서 시작되어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 세계에서 숙박 공유 서비스를 제공하는 에어비앤비는 2008년 8월을 시작으로 2020년까지 191개 이상의 국가, 3만 4천 개 이상의 도시에 진출했고 이용자 수만 6천만 명에 육박한다. 에어비앤비 서비스는 에어비앤비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한 이용자가 본인이 사는 집을 오랜 기간 비우는 경우 다른 이용자에게 돈을 받고 빌려주는 형태로 이루어진다. 방 한 칸을 공유하기도 하고, 집이 여러 채가 있는 이용자는 집 전체를 내놓기도 한다. 이러한 서비스는 기존의 숙박시설보다 가격이 훨씬 저렴하고 온라인 플랫폼에서 다른 이용자가 사용하고 남긴 후기를 참고할 수 있어 신뢰성을 갖게 한다.

국내 서비스로는 ‘쏘카’가 있다. 쏘카는 국내 최대의 자동차 공유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으로, 2013년에 처음 설립된 이후 계속해서 규모를 키워나가고 있다. 쏘카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해 대여할 수 있는 차량의 위치를 확인한 후, 원하는 차량을 선택해 이용하면 된다. 최소 이용 시간이 30분이기 때문에, 차량을 단기간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유류비는 이용자가 따로 지불하지 않고, 주행 거리로 요금이 산정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최근에는 개인 고객뿐만 아니라 기업 고객을 겨냥한 ‘쏘카 비즈니스 멤버십 평일 무제한형’ 구독 상품을 선보인 바 있다. 이를 통해 기업 임직원은 한층 저렴한 가격으로 차량을 간편하게 대여할 수 있게 됐다. 실제로, GS건설이 쏘카 법인 회원으로 가입하면서 많은 화제를 이끌었다.

코로나19가 흔든 공유경제
이러한 성장도 잠시, 현재 공유경제는 코로나19로 인해 위기를 맞은 상태다. 타인과 자산을 공유한다는 특징이 감염 가능성을 높여, 공유보다 소유·구독을 선호하는 소비자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대다수 공유경제 모델 기업은 매출 감소를 겪으며 구조조정까지 도입했다.

미국 뉴욕에 있는 위워크의 공유 오피스가 폐쇄된 것은 공유경제가 감염병 대유행(팬데믹)에 취약하다는 점을 보여준 대표적 사례다. 위워크 사무실을 빌려 쓰던 한 기업의 직원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자 함께 입주해 공간을 나눠 쓰던 다른 기업들도 날벼락을 맞았다. 사무실이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되면서 수십 명이 집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또 감염자가 썼던 물건을 함께 사용했을지도 모른다는 불안도 감돌았다. 입주기업들이 남은 임대 기간의 요금을 환불해달라고 요청했으나 위워크는 거절하거나 답을 하지 않았다.

승차 공유 서비스 ‘우버’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우버는 전체 직원의 14%에 해당하는 3,700명을 일시 해고한다고 밝힌 지 2주 만에 추가 감원에 나섰다.

숙박 공유 업체 에어비앤비도 코로나19의 날카로운 발톱에 당할 수밖에 없었다. 여행을 할 수 없는 상태라 자연히 에어비앤비 매출도 감소됐다. 2020년 초 60%에 육박했던 서울의 에어비앤비 예약률은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자 주 10% 수준으로 떨어졌다. 에어비앤비는 상장을 계획하고 있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관련 작업이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문제는 코로나19가 안정된다 하더라도 공유경제 업체들의 이익이 되살아날 것을 기대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웨드부시 증권사의 대니얼 아이브스 애널리스트는 “앞으로 1~2년 동안 매출의 30%가 사라질 수 있으며, 그중 일부는 다시 돌아올 가능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메리츠증권 이진우 연구원은 한 보고서에서 “사회적 거리두기가 공유 업체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라며 “코로나19가 진정된다 하더라도 예전 수준의 공유 문화가 활성화될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온라인 강의와 재택근무의 확산도 공유경제엔 악재다. 공유경제는 유형 자산을 공유하는 개념이기 때문에 사무실이 필요없는 환경에서는 사무공간을 공유하는 것도 불필요해진다.

공유경제에 대한 투자 역시 꺼려지고 있다. 소프트뱅크는 위워크에 투자함으로써 막대한 손실을 얻었으며 창업 이후 최대의 적자를 냈다. 코로나19로 인해 공유경제의 이용과 투자가 줄어들면서, 공유경제 기업들은 침체기를 겪었다.

빈틈을 파고드는 공유경제
하지만 편리성, 경제성이란 이점을 가진 공유경제는 사회에서 여전히 필요한 존재이다. 소비자 역시 공유경제의 필요성에 공감하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2월 4일부터 올해 1월 14일까지 실시한 ‘2020년 공유도시 정책 수요 발굴을 위한 인식조사’ 결과에서, 코로나19로 인해 불안감이 존재하지만 서울 시민의 70.3%가 자원 공유 필요성에 공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니즈를 바탕으로 공유경제는 코로나19로 인해 변화한 시장의 빈틈을 노리며, 점차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다. 

대표적으로 공유주방은 코로나19로 인해 배달을 이용하는 가구가 증가하며 이용률이 증가했다. 공유주방은 하나의 공간에 다수의 독립된 주방이 있는 형태로, 배달 음식 전문식당 점주가 주 소비자가 된다. 임대료 부담이 적으며 기존 주방 설비와 자재 창고를 공유하며 비용을 절감하고, 서로 소통이 가능하다는 점이 공유주방의 주요 선호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배달, 밀키트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며, 대기업들도 공유주방에 참가하고 있다. 이에 대해 팔도 상품기획팀 이가현 선임은 “매장 운영에 비용 절감을 할 수 있고, 향후에도 비대면 배달 매장을 추가로 확대할 계획에 있다”라고 말했다.

공유 자전거, 전동킥보드 역시 이용률이 증가했다. 특히, 지난 몇 년간 이용률이 급상승한 전동킥보드는 2020년 10월 전국 기준 총 5만 2,080대로 그 수가 늘었다. 이는 2019년 12월 1만 7,130대에서 3배 증가한 수치이다. 이에 김슬기 서울시 미래교통전략팀장은 “코로나19 확산으로 버스와 지하철 등 다중이용 교통수단을 부담스러워하는 경향이 전동킥보드 선호로 이어진 것 같다”라며 “전동킥보드의 쓰임새가 일상적 교통수단으로 확대되는 중”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에도 중고거래는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아무래도 직거래의 경우 코로나19 감염 우려가 존재할 수밖에 없다. 이에 등장한 것이 바로 비대면 중고거래 서비스이다. 판매자가 자판기 안에 연락처와 대략적인 상품 설명, 희망 가격을 입력한 뒤 물건을 파라박스에 담아두면 어플을 보고 구매자가 물건을 구매하는 방식이다.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판매자는 반드시 개인정보를 입력하고 휴대전화로 본인 인증 절차를 거친 후 판매 자격을 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코로나19로 인해 불필요한 접촉을 피하고 싶거나 낯선 사람과의 만남을 어려워하는 사람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공유경제는 타인과 자산을 공유한다는 점에서 여전히 소비자들의 불안을 잠재우지 못하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공유경제 모델 기업들은 더욱 철저한 방역을 하고 있다. 공유 전동킥보드 킥고잉은 정비 시간 외에도 관리자가 수시로 이동하며 사람들의 손이 많이 닿는 가속 레버, 브레이크, 핸들, 단말기 등을 위주로 소독하고 있다. 이에 더해, 전동킥보드들이 회수되고 난 다음에는 창고에서 소독을 한 번 더 진행한다. 

공유차량 업계에서도 위생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이들은 차량 내 손 소독제 비치, 손님과 많이 접촉한 운전자의 발열 여부 확인, 마스크 의무화, 정기 세차 후 소독제로 2차 세차 등의 수칙을 통해서 코로나19 예방에 힘을 쓰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공유경제 시장이 위기를 맞은 것은 확실하다. 그러나 현재는 새로운 모델을 제안하는 등 시장 변화에 적응하며 그 위치를 되찾아가고 있다. 대표적으로 ‘언택트 셰어링(Untact Sharing)’이 있다. 이는 ‘언택트’와 공유경제를 의미하는 ‘셰어링’이 합쳐진 합성어로, 대면 접촉 없이 자산을 빌려주며 경제적 가치를 얻는 비대면 공유경제를 의미한다.

코로나19가 종식되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가 찾아오며, 사회·경제적으로 많은 변화가 있으리라 예측된다. 현 상황에서 계속 추락할지 혹은 새롭게 비상할지, 공유경제가 보여줄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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