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 국가 중 유일하게 상병수당을 도입하지 않은 나라는 어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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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ECD 국가 중 유일하게 상병수당을 도입하지 않은 나라는 어디?
  • 최예진 소비자기자
  • 승인 2021.02.22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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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판 뉴딜정책'... 더 이상 생계 걱정 없이 쉴 수 있도록 '근로자의 권리' 약속
보건복지부가 상병수당 추진을 담은 업무계획서 발표
출처 : 사회복지 참여연대
출처 : pixabay

[소비라이프/최예진 소비자 기자] 이낙연 대표가 전 국민 상병수당, 아동수당 등의 근로자 권익을 위한 내용을 담은 '국민 생활기준 2030'을 발표하면서 상병수당 도입에 관한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업무와 관련된 재해는 보장되고 있으나 업무 외 질병이나 부상에 대응하는 제도가 비약한 한국의 건강보험은 가입자 측면에서는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나, 선별적이고 차별적인 부분이 남아 있다. 그중 가장 큰 문제는 급여의 제한적 범위이다. 

질병으로 인한 소득 감소에 대한 보장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6개국 중 한국, 미국, 스위스를 제외하면 모두 실시하고 있다. 

상병수당이란 건강상의 문제로 일을 할 수 없는 근로자들에게 쉴 때 소득을 보전해 주는 제도로 일을 쉬게 될 경우 발생하는 소득 손실을 건강보험으로 지원하는 제도이다. 한국에서는 이와 관련된 법률이 없다. 그저 '사업주의 협조 의무'만을 규정하고 있을 뿐이다. 

상병수당을 거의 최초로 도입한 독일에서는 상병수당을 '건강보험 피보험자는 질병으로 근로 능력 상실이 되거나 병원, 예방 또는 재활시설에 입원해서 건강보험 조합의 비용으로 진료를 받을 때 현금 수당으로 보전하는 제도'라고 사회법전에 정의했다. 

사회보험제도로 건강보험을 운영하고 있는 일본, 독일, 프랑스 등에서는 소득 보장을 명시하고 있으며 현금급여 중심의 조합 서비스로 운영하고 있다. 건강보험이 아닌 국가 의료체계(NHS)로 운영하는 유럽 국가들의 경우 상병수당을 실업 급여보다 높은 수준의 소득보장제도로 유지하고 있다.

영국의 베버리지 보고서에서는 상병수당을 “소득이 줄어들었을 때, 정년퇴직으로 소득이 중단됐을 때, 주된 소득자가 사망하여 생계를 책임질 사람이 없어졌을 때, 출생, 사망, 결혼 때문에 추가적인 비용이 지출될 때를 대비한 소득보장정책”이라고 정의했다. 

서울시에서는 이와 유사한 '서울형 유급병가 제도'를 진행 중에 있다. 일용직 특수고용직 자영업자 등이 업무 외 질병이나 부상으로 입원할 시 최소한의 생계유지를 보장하도록 1일 8만 4,180원에 해당하는 생활임금을 최대 11일간 지급하는 제도이다.

그러나 지자체에서 국한되어 진행되는 사업만으로 한국이 근로자의 처우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볼 수 없는 노릇이다. 이에 대한 논란은 정치계, 노동계 할 것 없이 끊임없이 재기되어 왔고 마침내 2020년 7월 14일 발표한 '한국판 뉴딜정책'에 이 안건이 포함되게 된 것이다. 

미국이 한국과 마찬가지로 상병수당 제도를 도입하지 않고 있다고 하지만 미국의 경우 주정부 법에 근거한 '유급병가 제도'를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그 실정이 다르다고 볼 수 있다. 미국 연방정부가 법으로 강제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50명 미만 영세사업장은 유급병가를 보장하는 비율이 64%나 된다. 실제로 민주당은 유급병가를 임시로 도입하는 법안을 하원에 제출한 상태이다. 

그렇다면 왜 한국에서는 당연하게 추진되어야 했을 이 제도가 더디게 진행되고 있는 것인가? 바로 재정 문제 때문이다.  정부와 노동계 모두 정부의 100% 재정 투입을 주장하고 있는데 최대 1조 7,000억 원이 소요가 된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해 복지사업이 확대가 되면서 건보재정이 바닥을 드러내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상황에 정부가 모든 재정부담을 진다면 악화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상병수당 제도 도입 시, 정부는 건강보험료를 3%씩 인상 시킬 예정이라고 한다. 보험료 인상으로 취약계층의 노동권이 보장되어 양극화 해소에 효과가 있겠지만 세금 개편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부분이며 코로나19로 인해 경기 침체가 가속화되고 있는 시기에 세금을 인상할 시 저항이 일어날 것이라는 우려다. 

그러나 한국의 일반재정수지 적자 규모는 GDP의 4.2%로 추산되는데 주요 42개국 중 4번째로 적은 수준이다. 이는 코로나19로 인해 여러 국가가 GDP 10% 이상의 재정부양책을 쏟아부었기 때문이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우리의 재정은 상대적으로 튼튼하다"라며 상병수당에 지출될 사회복지비에 대해 "풀 때 풀어야"한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문제는 의료서비스 부분의 취약함이다. 이에 대해 정형준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부위원장은 "상병수당의 도입논의는 비급여로 상징되는 보장성 강화의 장애물 제거와 함께, 재정적으로는 국고지원 확대를 중심으로 하는 가입자 중심성 이탈 등과 연계해서 진행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상병수당의 부재는 가계 부담을 이중으로 늘리고 있으며 노동조건이 상대적으로 우월한 일부 정규직 노동자를 제외하고 자영업자, 일용직, 비정규직 노동자 등은 소득 보전이 되지 않기 때문에 치료에 전념할 수 없다.

이러한 이유로 상병수당의 도입은 절실해 보인다.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로 인한 민간보험 시장의 축소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보험료 부담으로 인해 주저하는 저소득계층의 상황을 고려하여 모두가 공정하게 생계를 보호받을 의무가 있기에 상병수당 논의는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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