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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공룡들의 이어지는 인텔 독립 선언, 급변하는 CPU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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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공룡들의 이어지는 인텔 독립 선언, 급변하는 CPU 시장
  • 김용운 소비자기자
  • 승인 2021.01.04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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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기업들의 '탈(脫) 인텔' 가속화
인텔 중심의 CPU 시장이 크게 바뀔 것으로 전망
출처 : pixabay
출처 : pixabay

[소비라이프/김용운 소비자기자] IT 공룡들이 인텔의 영향력에서 벗어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CPU 시장의 판도가 크게 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인텔은 오랫동안 CPU 업계를 장악한 공룡 기업이다. 데스크톱, 노트북, 서버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인텔 제품을 애용했다. 하지만 아마존,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등 주요 고객이 인텔에서 벗어나려는 움직임을 보이며 향후 인텔의 부진이 조심스레 예측되고 있다.

정체된 기술 개발은 오랫동안 인텔의 약점으로 지적됐다. 나노 공정 수준은 반도체의 성능을 좌우하는 주요 지표다. 나노 공정 기술이 발달할수록 회로 집적도를 높인 고성능, 고효율 반도체 제품을 생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텔은 오랫동안 두 자릿수 나노 공정을 유지했다. 최근까지 인텔의 주력 CPU였던 10세대 제품도 두 자릿수의 벽을 넘지 못했다. 인텔의 경쟁사로 손꼽히는 AMD가 이미 한 자릿수 나노 공정에 진입한 사실을 고려할 때 인텔의 기술진보 속도는 더딘 수준이며 이로 인해 협력사들의 이탈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애플은 작년 하반기 자체 개발한 ‘M1’을 제품에 탑재하며 시장의 큰 호응을 끌었다. 아마존의 AWS도 자체 개발한 서버 전용 제품인 ‘그래비톤’의 성능을 개선하고 있다. 지난 12월에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서버 전용 CPU를 자체 개발하고 있다는 소식이 시장에 큰 충격을 줬다. 마이크로소프트가 개발한 Windows 운영체제는 소프트웨어, 인텔 제품은 CPU 시장을 장악하며 함께 성장해왔기 때문이다. 굳건한 동맹을 유지하던 마이크로소프트마저 등을 돌리며 인텔이 예전 같지 않다는 의견에 힘이 실리고 있다. IT 공룡들이 데이터센터 분야에 눈독을 들이면서 인텔이 높은 점유율을 유지해왔던 서버 전용 시장의 경쟁력도 한 풀 꺾일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의 신뢰도 예전 같지 않다. 작년 7월 인텔의 초미세공정 제품 출시 지연 소식이 발표됐을 때 주주들의 투매로 약 60달러였던 주가가 50달러 수준까지 폭락했다. 10월 3분기 실적 발표 후에는 차세대 산업 경쟁력이 기대에 미치지 못해 소폭 회복됐던 주가가 50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작년 하반기 최저 주가가 코로나 팬데믹으로 세계 증시가 폭락했을 때의 주가와 비슷하다는 사실은 주주들의 심리적 충격이 작지 않았음을 시사한다.

성능 개선을 위한 IT 기업의 경쟁은 긍정적이다. 반도체 성능이 개선될수록 저전력, 고효율 제품이 출시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특히 노트북 분야에서 난제로 손꼽혔던 발열과 배터리 수명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데이터센터 분야의 경쟁도 긍정적이다. 서버 전용 제품을 자체 개발하고 있는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는 앞으로 인텔 제품 수급과 상관없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중에서도 코로나19로 주목받는 클라우드 관련 서비스의 안정성이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CPU 시장에서 인텔의 영향력이 줄고 IT 공룡들이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만큼 향후 CPU 시장의 강자가 누가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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