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3 15:17 (화)
위축되어가는 사모펀드 시장, 증권사 판매 잔고도 증가분 감소
상태바
위축되어가는 사모펀드 시장, 증권사 판매 잔고도 증가분 감소
  • 조규현 소비자기자
  • 승인 2020.11.09 15:4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증권사 판매 잔고 작년 증가량 대비 30% 증가에 그칠 것으로 보여
은행 및 보험사도 사모펀드 수탁 기피

[소비라이프/조규현 소비자기자] 증권사의 사모펀드 신규 판매량이 감소하면서 은행, 보험뿐만 아니라 증권시장에서도 사모펀드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8월 말 기준 개인투자자 대상 사모펀드 판매 잔액은 19조 3,413억을 기록해 14개월 연속 판매 잔고가 감소하고 있으며, 증권사의 사모펀드 판매 잔고는 작년 말 대비 12조 8,555억 원 증가한 285조 8,862억 을 기록하며 올해 판매 잔고 증가량은 지난해 대비 30%에 그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출처 : pixabay
출처 : pixabay

사모펀드 개인 판매 잔고는 2018년 6월 20조 3,373억 원을 기록한 이후 꾸준히 성장해왔지만, 불완전판매 사건이 연달아 터지며 판매가 감소하기 시작했다. 지난해부터 라임·옵티머스 펀드 환매 중단,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증권(DLF) 사태 등으로 사모펀드에 대한 개인투자자의 신뢰가 하락하고, 불완전판매 사건이 터질 경우 금융당국이 중징계 카드를 내놓는 경우가 많아 사모펀드 판매가 위축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금융감독원이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 판매사인 증권사 최고경영자를 대상으로 직무 정지 중징계를 사전 통보하기도 했다. 

해외금리연계 DLF 사태로 인해 도입된 고위험 금융상품 투자자 보호 강화제도로 은행의 사모펀드 판매가 크게 제한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작년 11월 금융당국은 원금 중 20% 이상 손실 가능성이 있는 금융투자상품에서 구조가 복잡한 상품을 고난도 금융투자상품으로 지정해 고난도 상품인 사모펀드는 은행이 팔 수 없게 제한했다.

더하여 은행들은 사모펀드 수탁 비용을 크게 10배 이상 올리고 있으며,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주요 은행들이 수탁 수수료를 10bp까지 올려 받으며 신규 사모펀드를 수탁하는 것을 꺼리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은행의 사모펀드 판매 잔고는 7월 기준 -2,980억 원, 8월 기준 -2,868억 원을 기록했다.

사모펀드의 신뢰 하락 및 은행 수탁 거부, CEO 징계로 관련 업계는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최근에는 검찰 조사 결과 KB증권 담당자도 라임 펀드 사건에 연루된 것으로 확인되어 당분간 사모펀드 시장은 얼어붙을 것으로 보인다. 한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펀드의 상품 구조뿐만 아니라 운용사의 규모 등 다양한 변수들을 고려하게 되면서 예전보다 시간이 오래 걸리고 있다고 말했다.

사모펀드 시장이 위축되면서 자본 시장 자금 조달이 어려울 것이라는 입장과 건실한 금융 상품이 거래될 기회라는 입장이 존재한다. 사모펀드 투자금이 감소하며 인프라 투자, 벤쳐 기업 투자금이 감소해 자금 조달이 시급한 기업들의 경영난이 심해져 대출에 의존하게 되는 경향이 높아질 것이라는 입장과 금융시장에서 장기적으로는 건실한 금융상품을 제공할 기회가 될 거라고 보는 입장이다.

이처럼 사모펀드 시장이 위축되는 가운데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금융투자협회의 수탁은행 기능이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실제 금감원은 수탁사의 업무 부담 및 위험 부담을 덜어줄 헤지펀드 수탁업무 가이드라인 마련을 검토하고 있으며, 금융투자업계 관계자 등이 참여한 헤지펀드 수탁업무 태스크포스를 만들 예정이나 구체적인 시기와 방안은 나오지 않았다. 금감원 관계자는 수탁사의 업무와 관련된 가이드라인 마련은 구상 중인 단계이나 구체적인 내용은 정해진 것이 없다고 말했다.

이러한 이유로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금융투자협회가 신탁사를 설립하는 방안 뿐만 아니라 판매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프라임브로커 연계 채널을 도입해 신생 운용사의 경우 운용 이력 축적, 업력이 있는 운용사들은 대형 금융회사를 통해 개인투자자를 모집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신탁사 설립 시 발생하는 비용 문제로 인해 문제 해결이 단시간에 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운용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수탁은행들이 잇따른 수탁 업무 거절로 많은 운용사가 경영상 어려움을 겪고 있어 이를 해결할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고 말했다. 수탁은행 업무가 중단되면서 중소형 운용사들은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으며,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이 그나마 수탁을 받아주고 있다고 밝혔다.

사모펀드 시장이 위축되는 가운데 운용사들이 우량한 펀드 상품 개발을 통해 고객과 관련 업계의 신뢰를 얻고 위기상황을 헤쳐나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