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입자 보호한다는 '상가임대차보호법' 혼란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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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입자 보호한다는 '상가임대차보호법' 혼란 없을까?
  • 윤채현 소비자기자
  • 승인 2020.10.05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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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어려움 겪는 세입자 위한 '상가임대차보호법' 개정안 가결
임차인과 임대인 갈등 심해질 것으로 예상

[소비라이프/윤채현 소비자 기자] 지난 24일 코로나19 피해를 본 상가 세입자가 임대인에게 월세나 보증금을 삭감해달라고 요구할 수 있도록 하는 상가임대차보호법안이 가결됐다. 코로나19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임차인들을 보호하기 위한 취지이지만, 임대인이 코로나19 이후 임대료 상승폭을 확대하는 등 그 손해를 전가할 가능성이 작지 않아 문제가 되고 있다.

출처 : pixabay
출처 : pixabay

이번 개정안의 내용은 다음의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시행일부터 6개월 동안 임대료가 연체돼도 이를 임대계약 해지 및 갱신 거절 사유로 보지 않는다는 임시 특례 조항이 있다. 둘째, 임대인에게 임대료 감액을 청구할 수 있다는 임대료 증감 청구권 사유로서 '제1급 감염병 등에 의한 경제사정의 변동'을 명시한 조항을 신설했다. 셋째, 경기 호전 후 임대인의 권리 회복을 위한 조항으로, 제1급 감염병 등에 의한 경제사정의 변동으로 감액된 임대료를 다시 인상할 경우, 감액 전 원래의 임대료에 달하기 전까지는 5%의 증액 비율 상한을 두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번 상가임대차보호법의 개정은 세입자나 임차인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이지만, 부작용을 고려하지 않은 졸속 시행으로 그 취지가 무색해질 가능성이 있다. 먼저 정부의 부동산 정책과 마찬가지로, 법안의 졸속 처리 때문에 시행령에 대한 해석이 모호하다는 문제가 있다. 예를 들어 임대료 인하폭과 기간이 구체적으로 명시되지 않아 임대인과 임차인 간의 갈등이 발생할 수 있고, 법적 소송으로 이어질 확률도 낮지 않다. 또한 최근 부동산 정책으로 임대인들의 권리를 제한하고 있는 가운데, 또다시 임대인을 압박하는 개정안을 통과시킴으로써 역차별 문제가 심해질 수 있다. 이는 코로나19 이후 임대인이 임대료 상승폭을 크게 올리거나, 전세금을 올리는 등 이번 개정안으로 입은 손해를 전가시켜 오히려 세입자들에게 부정적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도 있다.

지난 28일 동대문 인근 두산타워 상인들이 감액청구권 행사 의사를 밝히는 등 상가임대차보호법 개정의 효과는 곧바로 나타났다. 상인들은 코로나19를 이유로 임대료 인하를 요구하고 있고 두산타워 측은 2월부터 이미 임대료를 20~50% 인하했기 때문에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갈등이 쉬이 해소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로 인한 소상공인들의 경제적 어려움이 심각함을 고려하면 법안의 취지는 공감할 만하다. 그러나 법안의 시행으로 인해 예상되는 반발, 정부 개입으로 인한 부작용, 임대인을 위한 혜택 등이 함께 고려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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