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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개월 만에 위안화 강세... 국내 경제에는 '양날의 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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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개월 만에 위안화 강세... 국내 경제에는 '양날의 칼'
  • 황보도경 소비자기자
  • 승인 2020.09.22 10: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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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화 최근 6.7위안대까지 떨어져
위안화 강세와 함께 달러는 약세, 원화는 강세

[소비라이프/황보도경 소비자기자] 중국 위안화 가치가 최근 달러당 6.7위안대까지 떨어지며 16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출처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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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화 약세를 틈타 중국 시장에 글로벌 자금이 몰리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8일 인민은행이 고시한 중국 위안화 기준환율은 달러당 약 6.7위안으로 지난해 5월 이후 16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이는 위안화 가치가 절상했음을 뜻한다.

최근 위안화 강세의 원인 중 하나는 달러화 약세인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코로나19로 인한 충격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으며, 재정적자는 늘어나고 있다. 게다가 미국의 경기부양책으로 많은 달러화가 풀렸고, 경기 회복 기대감이 상승하며 상대적으로 안전한 자산인 달러의 수요가 줄었다. 지난 5월 이후부터 달러화 약세가 이어지며 위안화는 절상 궤적을 그렸다.

중국 경제 회복 기대감 상승 또한 강력한 원인 중 하나다. 일부는 중국의 여건이 다른 국가보다 낫다고 주장했다. 지난 15일 발표된 8월 광공업 생산액은 전년 대비 5.6% 증가했다. 이는 전월 상승 폭과 예상치를 넘은 수치다. 8월 소매판매액도 전년 대비 0.5% 증가했다. 영국 경제분석기업은 “중국이 세계적인 교역 침체를 마스크와 코로나19 관련 제품 수출로 방어하고 있으며, 수입 가격이 하락해 결과적으로 순 수출이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이 자본시장을 개방하면서 달러 공급경로가 다양해진 것도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한 전문가는 "중국 당국이 환율 개입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라며 "내수 경기가 좋고 외화도 많이 들어오기 때문에 굳이 환율에 인위적으로 개입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일부는 가공수출 비중이 크게 줄면서 중국이 위안화 절상을 막아야 할 필요가 없어졌다고 주장한다. 자료 따르면 중국의 가공수출 비중은 40%에서 20%대로 하락했다.

최근 중국 증시는 한국, 대만 등과 함께 신흥국 시장 가운데서도 특히 강세다. 이러한 긍정적 분위기 덕분에 국제 투자금도 위안화 표시 자산을 선호하고 있다. 이에 프리처드는 “위안화 가치와 미-중 금리 차이는 거의 같이 움직였다”라 말하며 최근 금리 차가 빠르게 커지고 있기 때문에 위안화 가치가 현재보다 6.8% 정도 더 오를 것이라 주장했다. 이는 가장 과감한 전망 가운데 하나다. 

위안화와 비슷한 흐름을 보이는 원화도 최근 동반 상승세를 타고 있다. 지난주 원화의 절상 속도는 위안화를 추월했고, 원/달러 환율은 급격히 하락했다. 지난 18일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160원으로,코로나19 확산 이전인 지난해 말 종가와 약 4원 정도밖에 차이 나지 않았다.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한국 대외건전성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지면서 원/달러 환율 레벨이 바뀌는 변화가 일어난 것"이라며 "위안화 강세와 해외직접투자가 줄어들면서 수급 측면에서도 원/달러 환율 하락압력이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위안화 강세 덕분에 아시아에 투자하는 투자금이 한국 증시에도 흘러들 뿐만 아니라 원화 강세로 인해 해외 투자금이 더욱 유입될 것이다. 또한 반도체와 철강 등의 업종에서 수익률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2015년 원/달러 환율이 1,140~1,160원 구간에 있을 때 반도체, IT, 증권, 철강 등의 평균 수익률이 다른 업종보다 높았기 때문이다. 한편 항공사와 자동차 제조업체 등 환율에 민감하다고 여겨졌던 사업들은 큰 영향을 받지 않았다.

한편, 원화 가치 상승이 부정적인 결과를 불러올 수도 있다고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한국은행은 "환율 하락으로 인해 반도체 가격이 하락했고, 이 때문에 수출 물가도 0.2% 떨어졌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수출 기업이 불리한 것은 맞지만 현재 코로나 이후 수요회복에 대한 기대가 크기 때문에 수혜를 받을 것"이라 주장하며 중국 경제 회복으로 우리나라의 수출도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다.

아직까지는 위안화와 원화 강세가 '양날의 칼'로 작용하는 분위기다. 환율의 방향성이 유지될지 확실하지 않기 때문이다. 원화 강세는 외국인 수급에 긍정적인 재료로 작용하고 있지만, 원화가 약세로 전환할 경우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갈 가능성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당분간 상황을 지켜본 후 안정화된 뒤에 투자에 이용하는 게 바람직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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