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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개미 투자자, '오치기 투자' 유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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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개미 투자자, '오치기 투자' 유행
  • 김혜민 소비자기자
  • 승인 2020.09.11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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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만 챙기거나, 5만원만 챙기거나
단기투자로 수익 챙기는 젊은층 늘었다
출처 :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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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라이프/김혜민 소비자기자] 최근 우리나라 주식 시장에서 투기적인 단기 투자 거래가 급증하고 있다. 특히 2030 개미 투자자들의 '오치기 투자'법이 유행이다.

'오치기 투자'란 큰손 투자자의 경우 5% 수익만 내고 빠지고, 소액 투자자의 경우 하루 5만 원 수익이 나면 일당벌이를 한 셈 치고 빠지는 방법이다. 최근 시장의 유동성은 넘쳐나는데 미국 대선 및 미중 갈등과 같은 여러 가지 위험요소들로 인해 불확실성이 크게 증가한 탓이라는 평가다. 요즘과 같이 불확실성이 큰 시대에 장기 투자 방식은 미련한 짓이라며 단타로 수익을 챙기자는 현상이 많이 늘어나는 추세를 보인다.

한국거래소는 이달 1일에서 4일 기준 회전율(Turnover ration)이 300%가 넘는 기업이 총 3곳 200%가 넘는 기업은 무려 9곳에 달했다고 밝혔다. 회전율이란 특정 기간 주식이 얼마나 활발히 거래됐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주식 거래량에 개장일수를 곱한 수치를 상장주식 총수로 나눠 백분율로 표시한다. 특정 개별 종목의 회전율이 높을수록 그만큼 매매가 활발하다는 의미다.

지난달 국내 거래대금은 증시 역사상 최초로 30조 원을 돌파한 31조 원을 기록했다. 한 달 전과 비교해 평균 30%가 급증한 셈이다. 2분기와 비교해서 43% 올랐으며 그 중에서도 코스닥 시장의 개인 투자자 거래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 지난달 코스닥 시장 개인 투자자의 일 평균 거래대금은 13조 원으로, 한국거래소가 통계를 취합한 1999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30조 원 가운데 개인 투자자가 80%를 차지했으며 기관 투자자와 외국인 투자자보다 개인들이 단타 매매를 많이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타 매매가 증가해 지난 2분기 주식거래 수탁 수수료만 1조 7,000억 원에 달했다. 

국내 증시에서 개인들의 투기적인 단타가 유행하면서 초저금리 시대와 부동산 규제 등으로 증시에 유입된 유동성이 단투로 몰리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특히 20대와 30대 젊은 층을 중심으로 오치기 투자가 확산되고 있다. 저금리 기조에 따른 대출 부담이 낮아지면서 가계대출 증가규모 또한 늘어났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이 11조 7,000억 원에 달했으며 집계 이래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가계대출로 유입된 자금이 부동산 시장과 주식 시장으로 쏠리며 이러한 오치기 투자가 성행하는 것을 부추긴 것이 아니냐는 경고음 또한 존재한다.

올해 주식 투자를 처음 시작한 20대 A 씨는 "은행에 예금을 맡겨서 얼마 안 되는 이자를 받을 바에는 약간의 위험을 감수하고라도 주식 시장에 투자해 커피값이라도 버는 것이 더 낫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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