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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SK이노베이션 간 특허 갈등 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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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SK이노베이션 간 특허 갈등 격화
  • 황보도경 소비자기자
  • 승인 2020.09.08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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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도 장외 공방전 벌여…
LG “우리 회사의 선행 기술” vs SK “우리 회사가 자체적으로 개발한 기술”

[소비라이프/황보도경 소비자기자] SK이노베이션이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LG화학을 상대로 제기한 '배터리 특허소송'을 둘러싸고 두 회사 간 싸움이 격해지고 있다.

출처 : SK이노베이션, LG화학
출처 : SK이노베이션, LG화학

이들은 주말에도 장외 설전을 이어갔다. 양사는 지난 4일에 이어 6일 연속해서 입장문을 제출했다. 이 싸움의 쟁점은 ‘SK이노베이션이 자체 개발한 기술이라고 밝힌 배터리 기술 특허(이하 994 특허)가 LG화학의 선행기술인가?’다.

작년 4월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이 2015년 6월 등록한 994 특허는 우리 LG화학의 영업비밀을 침해한 것이다"라며 소송을 제기, 특허 싸움이 시작됐다. 이에 SK이노베이션은 작년 9월 ITC에 "LG화학이 994 특허를 침해했다"라며 특허 침해 소송을 걸었다.

LG화학은 해당 특허가 자사의 선행 기술을 활용한 것이고, SK이노베이션이 멋대로 취득해 특허로 등록했으며 소송 관련 증거를 인멸하기까지 했다고 주장했다. LG화학은 ITC에 SK이노베이션을 제재해달라고 요청서를 제출했다. 이어 "SK이노베이션이 협상 우위를 위한 압박용 카드로 소송을 이용하고 있다"며 비판했다. 또한 "994 특허는 배터리를 감싸는 파우치 구조인 3면 2컵 실링에 관한 것으로 당사가 A7 배터리에 해당 구조를 적용했다”며 “특허 등록 당시 보호받을 만한 기술적 특징이 없고 제품에 탑재해 자연스럽게 공개하면 특허 분쟁 리스크도 없을 거라 판단해 특허 등록을 하지 않았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은 해당 기술이 LG화학 선행 기술임을 알았다면 어차피 무효가 될 특허를 굳이 출원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LG화학은 경쟁사 특허 개발을 모니터링하고 있기에 해당 특허가 LG화학 기술임을 알았다면 등록할 때 이의를 제기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994 특허는 SK이노베이션이 자체적으로 개발한 기술"임을 강조했다. 또한 해당 문서들은 특허 관련 문서가 아니라 주장하며 "원본은 보존 중이고 시스템상 임시 파일이 자동 삭제된 것뿐"이라 밝히며 “특허 발명자가 LG에서 이직한 건 맞지만 관련 제품이 출시된 건 2013년이고, 해당 연구원이 이직한 것은 2008년이다. 게다가 해당 연구원은 특허와 상관없는 부서에서 근무했다"고 반박했다.

SK이노베이션은 이번 달 11일까지 LG화학의 제재 요청과 관련해 ITC에 의견서를 제출해야 한다. SK가 제기한 특허 침해 소송의 결과는 2021년에 나올 예정이다.

과거 구글과 MS도 특허 전쟁을 벌였다. 2011년 구글에 인수된 모토로라는 MS의 콘솔 게임이 특허권을 침해했다면서 미국 ITC에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MS는 곧바로 연방법원에 계약 위반 소송을 걸었다. 2013년 본격적으로 재판이 시작됐다. 특허 침해 소송에선 모토로라가 일부 승소하고 계약 위반 소송에선 MS가 승리했다. 그러나 경영진이 교체되면서 두 회사는 상황은 호전됐고, 결국 화해를 통해 파트너 관계를 수립했다.

삼성전자와 스웨덴 통신회사인 에릭슨 사이에서도 특허 전쟁이 일어났다. 특허 사용료 등을 놓고 약 2년간 분쟁을 겪다 에릭슨이 2012년 11월 미국 ITC에 삼성전자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삼성전자도 "에릭슨이 자사 특허 8건을 침해했다"며 맞대응했다. 그러나 2014년 1월 합의점을 찾아 소송을 평화롭게 마무리할 수 있었다.

2016년에는 노키아가 애플을 상대로 미국 ITC에 특허 소송을 제기했다. 애플은 이에 맞서 "노키아가 소송으로 과도한 이익을 취하려 한다"며 반독점 소송을 제기했다. 이 소송은 독일과 미국 지방법원에 제기됐으며, 총 32개의 특허 기술이 대상이었다. 그러나 2017년 애플과 노키아는 결국 해당 분쟁을 끝내기로 합의했다. 구체적인 내용은 나오지 않았지만, 양사 모두 소송을 취하했을 뿐만 아니라 애플이 노키아의 건강관리 사업을 지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외에도 애플과 삼성, 애플과 HTC, 야후와 페이스북 등 다양한 기업 간의 특허 전쟁이 있었지만, 대부분은 양측이 합의함으로써 끝이 났다.

이번 상황 역시 과거 일어났던 특허 분쟁과 유사한 점이 많다. 따라서 일부 소비자들은 "어차피 둘이 합의하고 끝낼 거 왜 이리 싸우냐" 등의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다만 소송의 특성상 단기간에 해결되지 않아, 두 회사의 주가가 꽤 오랫동안 불안정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두 회사가 비판을 넘어 감정적인 비난을 주고받고 있어, 둘 다 기업 이미지에 적지 않은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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