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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이지 않는 외국계 보험사 매각설... 탈한국 가속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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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이지 않는 외국계 보험사 매각설... 탈한국 가속화
  • 이나현 기자
  • 승인 2020.08.24 15: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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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이지 않는 외국계 보험사 매각설에 흔들리는 국내 보험시장의 위상
2023년부터 도입되는 IFRS17과 K-ICS도 한몫
출처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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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라이프/이나현 기자] '세계 7위'라는 우리나라 보험시장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외국계 보험사들이 빠른 속도로 국내 보험시장을 탈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해당 보험사들은 부인하고 있지만 이는 국내 보험시장 성장이 정체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2013년에 네덜란드계 ING생명, 2016년 영국계 PCA생명과 독일계 알리안츠생명이 한국시장에서 철수했다. 지난 4월에는 미국계 푸르덴셜생명이 KB금융지주에 인수됐다. 라이나생명, AXA(악사)손해보험, 동양생명 등 외국계 보험사 매각설 또한 제기되고 있다.

국내 보험산업의 성장 가능성은 낮게 평가되고 있다. 세계적 경기 침체와 저금리·저성장에 직면한 상황이라 우려는 점점 커지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보험사의 2019년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1조9,496억원(26.8%) 감소한 5조 3,367억 원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3조 9,963억원) 이후 가장 적은 금액이다. 생명보험의 경우, 역성장 추세가 올해도 이어질 것이란 전망까지 나왔다.  

2023년부터 도입되는 보험 국제회계기준(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K-ICS)도 보험사에게 부담으로 작용한다. IFRS 17이 도입되면 보험부채를 시가로 평가하게 된다. 즉, 시중금리가 떨어질수록 보험사의 부채도 늘어나게 되므로 보험사들의 자본 확충 부담이 커지게 된다. 또 K-ICS에 따라 보험사들은 요구자본 대비 가용자본의 비율을 최소 100%를 넘겨야 한다. 보험사들의 자본 확충 부담이 커지며 매각설에 불을 붙이고 있다.

22일, 프랑스 AXA그룹이 AXA손해보험의 지분 100%를 매각하기 위해 삼성KPMG를 매각 주관사로 선정하면서 AXA손해보험도 매각설에 휩싸였다. 논란이 커지자 AXA손해보험 관계자는 "매각 예정이 없다"며 사실을 부인했다.

그러나 논란은 좀처럼 잦아들지 않고 있다. 업계는 실적개선이 예상되는 올해가 매각 적기라고 평가하고 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자동차손해율이 개선되고 있기 때문이다. AXA손해보험의 주상품은 전화로 계약을 체결하는 다이렉트 자동차보험이다. 발표에 따르면, 올 1분기에만 신규 계약 건수가 약 90만 건에 달했으며, 현재까지 누적 계약 건수는 약 278만 건에 달했다.

한편, 미국계 푸르덴셜생명은 적기에 매각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치열한 입찰경쟁 덕에 푸르덴셜생명은 예상보다 높은 매각가가 형성됐다. KB금융지주는 총자산 21조 규모의 중위권 보험사인 푸르덴셜생명을 약 2조 300억 원에 인수했다.
지표가 좋을 때 매각한 것이 성공요인으로 뽑히고 있다. 지난해 푸르덴셜생명은 당기순이익은 1,408억 원을 기록했다. 푸르덴셜생명의 지급여력비율은 425%로 생명보험업계 최고의 지급여력비율을 자랑한다. 안정적 이익 창출력과 탄탄한 설계사 조직을 갖춘 생명보험사로 평가되고 있다.

업계는 한국 보험시장이 이미 성숙기에 들어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 보험사들도 외국으로 눈을 돌리는 마당에, 외국계 보험사들의 한국시장 철수 고려는 당연한 일로 해석된다. 한국 보험시장의 위상이 급속도로 악화되면서 일각에서는 일본의 1990년대 전철을 따라가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1990년대 일본은 저금리 직격탄을 맞아 보험사 8곳이 도산했다. 국내 보험업계가 같은 일을 겪지 않도록 대응 방안을 고심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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