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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빅블러, 은행권 혁신 도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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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빅블러, 은행권 혁신 도모한다
  • 윤채현 소비자기자
  • 승인 2020.08.24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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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하나 은행 알뜰폰으로 통신업 진출
금융과 통신 결합으로 플랫폼화 꿈꾸는 은행들

[소비라이프/윤채현 소비자기자] 최근 금융권에도 '빅블러(Big Blur)' 바람이 불고 있다. 빅블러란 정보통신기술(ICT)의 발달로 온라인과 오프라인 산업 간 경계가 흐릿해지는 현상을 말한다. 대형 시중은행들이 통신과 금융 데이터의 결합 서비스를 출시하면서, 은행들의 플랫폼 경쟁이 시작됐다.

출처 : Pixabay
출처 : Pixabay

지난해, KB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은 알뜰폰(MNVO) 대전에 뛰어들다. KB국민은행은 지난해 4월, 금융위원회로부터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받고 당해 10월 LG유플러스의 통신망을 빌려 알뜰폰 서비스 '리브엠(Liiv M)'을 출시했다. 허인 KB국민은행장은 "통신에서 나오는 이익은 고객에게 돌려드린다"며 "LTE 무제한 월 최저 7천 원" 이라는 파격적인 혜택을 제시했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11월 SK텔레콤 • SK텔링크와 협력하여 지난 3월 '하나원큐 알뜰폰 요금제'를 출시했다. 저렴한 통신요금을 유지하면서도, 기존 알뜰폰과 달리 미디어 콘텐츠를 결합했다는 점에서 특색있다.

은행은 왜 통신업에 뛰어들고 있을까? 바로 은행의 "플랫폼(Platform)화"를 위해서이다. 지난 몇 년간 다수의 인터넷 은행의 출범, 4차 산업혁명 기술을 활용한 핀테크 사업의 활황으로 시중은행들은 무한경쟁을 피할 수 없게 되었다. 소비 트렌드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바뀌는 것과 마찬가지로, 은행 방문 대신 모바일 뱅킹 앱을 선호하는 금융소비자가 급증했다. 수많은 인터넷 은행 및 핀테크 업체들이 쉽고 빠른 뱅킹 앱을 출시하고 있는 가운데, 대형 시중은행들이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강구한 전략이 바로 플랫폼화이다.

KB국민은행은 리브엠 요금제에서 데이터를 다 사용하지 못한 경우, 남은 데이터를 포인트로 전환해준다. 전환된 포인트는 가맹점에서 현금처럼 쓸 수 있기 때문에 고객들을 락인(lock-in)할 수 있다. 또한 리브엠을 통해 확보한 통신데이터를 활용하여 맞춤형 대출상품을 제공할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하나은행도 자행 오픈뱅킹을 이용하면 통신요금을 할인해주는 식으로 충성고객을 확보한다. 우리은행과 신한은행도 통신업과 제휴한 상품들을 출시하고 있다.

은행권에 무한경쟁 시대가 도래한 만큼, 당장의 수익창출보다는 고객확보가 우선이라는 전략 하에 은행과 통신업 간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 금융업계의 빅블러와 함께, 금융소비자들이 더욱 혁신적인 서비스들을 누릴 수 있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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