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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경제멘토] 청소년 상대 사채업 주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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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경제멘토] 청소년 상대 사채업 주의보
  • 이봉무 칼럼니스트
  • 승인 2020.07.10 10: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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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의 눈높이에서, 돈이 흘러가는 모습뿐만 아니라 생활 속 돈의 가치에 관해 스스로 그리고 함께 공부할 기회를 주어야 할 것

[소비라이프/이봉무 칼럼니스트] 최근 금융·법률 취약계층인 청소년을 대상으로 대리입금 광고와 고금리 사채가 성행하고 있다. 대리입금이란 상품이나 서비스를 구입한 사람이 아닌 타인이 대신 결제해 주는 것을 의미한다. 

대리입금업자들은 10만 원 이내의 금액을 일주일 이내의 기간으로 빌려주고 20%에서 50%의 이자를 요구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연이자로 환산하면 1000% 넘는 경우도 확인되고 있다. 이자나 연체료 같은 단어 대신 수고비, 지각비 등의 용어를 사용해 자연스럽게 청소년들에게 접근한 후 친근한 분위기를 연출하여 대리입금을 유도한다. 청소년의 경우에는 이러한 사실을 주위에 알리지 않으며 주로 콘서트 티켓·아이돌굿즈·게임 비용 등이 필요한 경우에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필자는 몇 년 전 초등학교에서 학부모에게 발송한 가정통신문을 보고 깜짝 놀란 적이 있다. 학교 내에서 학생 간에 돈을 빌려주고 높은 이자를 받는 사건이 일어나고 있으니 학부모가 자녀들에게 주의하도록 하라는 내용이었다. 그리고 학교 내에서 대리입금 사건을 무마하려다 학부모 간에 분쟁으로 이어져 소송까지 가게 된 경우도 있었다. 청소년들이 어떤 잘못을 하고 있다면 일단 주위 어른들이 뭔가 잘못하고 있는 것이다. 청소년의 경제상식이 부족해서 이러한 문제가 생기고 있다는 식의 접근은 바람직하지 않다. 

제공 ㅣ 금융감독원
제공 ㅣ 금융감독원

위의 사진은 보도자료에 공개된 대리입금 광고이다. 살펴보건대 대출 기간은 3일 이내이고, 금액은 학생들의 용돈 범위 이내이다. 간단한 인증이라는 명목으로 개인정보를 요구하고 있고, 일정 수준 이상의 SNS 이용실적이 있는 여학생에게만 대출해준다. 대출이자에 해당하는 수고비는 4만 원을 3일간 대출한 경우를 기준으로 연이율 3630% 연체이자는 12.5%~25%이다. 위의 내용은 빠르고 쉬운 대출이나 여성만을 위한 대출을 권하는 광고와  연체관리 및 채권추심의 과정을 놀랍도록 압축하여 표현하고 있다.

대리입금을 권유한 어른은 분명히 나쁘다. 그러나 대리입금을 권유한 청소년과 돈을 빌린 청소년의 경우에는 나쁜 행동을 했으니 책임져야 한다는 식으로 결론을 내려서는 안 된다. 왜 돈이 필요했는지? 다른 방법은 없었는지? 광고의 내용이 어떤 의미인지 알고 있었는지? 앞으로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어른의 눈높이가 아닌 청소년의 눈높이에서, 돈이 흘러가는 모습뿐만 아니라 생활 속 돈의 가치에 관해 스스로 그리고 함께 공부할 기회를 주어야 할 것이다.

생활경제멘토 복숭아나무 이봉무
생활경제멘토 복숭아나무 이봉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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