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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홀로 걷는 호젓한 산행(지리산 삼신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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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홀로 걷는 호젓한 산행(지리산 삼신봉)
  • 이기욱
  • 승인 2013.06.21 16: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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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삼신봉 (청학동-삼신봉- 내삼신봉-쇠통바위-상불재-불일폭포-쌍계사: 11km)

▲ 청학동

  삼신봉은 지리산 주능선의 전망대로서 최고다. 악양으로 흘러내린 형제봉 능선과 멀리 남해 바다의 일망무제, 탁트인 풍광을 보여준다. 청학동 마을에서 삼신봉을 바라보면 왼쪽부터 쇠통바위, 가운데는 내삼신봉으로 세개의 봉우리가 눈에 들어온다.

  삼신봉은 1,284m의 외삼신봉을 대표해 부른다. 이중 내삼신봉이 해발 1,354m로 가장 높으며, 세석에서 10km 남쪽으로 뻗어내린 삼신봉을 기점으로 해 남부능선 코스는 내삼신봉~상불재를 거쳐 멀리 형제봉까지 이어지는 데 이는 남부능선 전체의 구간으로 세석에서 근 일백여리에 가까운 장대한 능선으로 주릉에 버금간다.

 

▲ 내삼신봉 우측 천왕봉이 구름에 가려져 있다.

청학동은 과거에는 교통이 불편해 접근하기 어려웠지만 요즘은 터널 등이 개통되어 예전에 비해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옛날 나뭇군이 나무를 하러 갔는데 사슴이 한 마리 나타나 사슴을 잡으려고 사슴의 뒤를 좇았다. 사슴은 자꾸만 달아나다가 해질 무렵 어느 굴속으로 들어가자. 나무꾼은 반드시 사슴을 잡을 욕심으로 따라 들어갔다. 그런데 굴속은 굴이 아니라 사람이 살고 있는 신천지였다. 그 뒤부터 사람들은 이곳을 찾으려 했으나 전혀 찾을 길이 없었다는데, 이것이 청학동에 얽힌 전설이다.

▲ 지리산 주능선 천왕봉 부근 앞(남부능선)

 청학동에는 이름이 알려지면서 서당들이 많이 들어섰다. 중국집도 있다. 청학동은 800고지대로 완만한 경사길을 돌계단으로 형성되어 있는 길을 올라간다. 지리산에서 계곡쪽에서 능선을 탈 수 있는 곳에서 가장 짧은 시간이 아닌가 싶다. 청학동에서 삼신봉까지는 1시간 20분정도 능선에 올라타면서부터 노고단에서 천왕봉까지 장쾌한 지리산 주능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 쇠통바위

삼신봉에서 북쪽으로 능선을 따라 세석까지 이어진다. 늘 지리산 주능선에서 바라보았던 모습과 달리 반대에서 보니 정말 산의 기세가 더 크게 느껴진다. 삼신봉에서 내심신봉으로 이어지고 상불재 까지는 오르내리 별로 힘들이지 않고 갈 수 있는 코스다. 다만 지리산능선 코스는 모두 그렇지만 남부능선 코스도 주능선과 같이 오르내리 거대한 육산으로 짧지가 않다는 느낌을 갇는다. 힘든 건지 안 힘든 건지? 힘들만하면 편한길이 나온다는 느낌을 갖게 하는 산이 지리산이다. 주변에 펼쳐지는 조망도 또한 일품이다.

  쇠통바위는 정신없이 앞만 보고 가면 그냥 지나칠 수도 있는데 꼭 올라야할 코스다.지리산은 바위가 드문데 이쪽능선은 바위가 많다. 다만 나무에 가려 조망이 썩 좋지는 않다.

▲ 쇠통바위 정상에서 남쪽 방향

쇠통바위는 거대한 바위두개가 포개고 있는 형상으로 가운데는 뻥 뚫려 있고 그 사이로 올라 왼쪽으로 오르면 정상으로 오르고, 사통팔달 천왕봉까지 조망이 되고 앞에는 자물통 같은 바위가 누워있다.

  남부능선은 대부분 숲길로 이어져 있어 여름산행에 좋은 코스이다. 상불재에 서 다시 쌍계사 방향으로 2.5km 경사지를 내려가면 불일폭포가 나온다. 불일폭포는 지리산 10경중 9경으로 낙차가 60m이다. 아직 본격적인 여름철이 아니라 수량이 적지만 그나마 오전까지 비가 와서 그나마 무지개를 띈 폭포를 볼 수 있었다. 불일폭포에서 다시 2.5km 완경사를 내려가면 쌍계사가 나온다. 쌍계사는 지리산 쌍계사가 아니라 삼신산 쌍계사로 되어 있다.

 

▲ 불일폭포

삼신봉 코스는 약 6시간 정도 걸리는 코스로 완만한 능선을 따라 지리산을 조망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코스 중의 하나이다. 청학은 신선이 사는 곳에서만 사는 학이다. 속세를 떠나 홀로 바람을 느껴보고, 눈을 감으면 귀사이로 스쳐가는 맑은 소리들, 나무를 안으면 생명의 기를 느낄 수 있는 지리산을 여유 있게 걷는다면 바로 힐링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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