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라이프/김정응 소장] “골프도 인생도 마무리 퍼팅이 중요합니다.”
유명 골프 선수의 퍼팅 난조가 계속됐습니다. 여러 차례의 버디(birdie) 찬스를 살리지 못하고 위기의 파(Par) 세이브도 하지 못했습니다. 중계방송을 하던 해설자도 감정 조절이 안 되었는지 안타까움의 탄성을 터뜨리고 말았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데 있어, 그중에서도 특히 인간관계의 마무리는 챔피언 퍼팅 그 이상의 중요성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어느 지인은 각종 모임에서 뒷담화의 단골 대상자가 되곤 합니다. 그는 평소에 남에게 욕을 얻어먹을 사람보다는 오히려 매사에 최선을 다하는 사람으로서의 인상이 더 강했습니다. 그런데 문제의 핵심은 인간관계의 마무리가 철저하지 못하다는 것이었습니다. 골프를 특히 좋아하는 그는 골프 퍼팅은 잘하는지는 몰라도 인생 퍼팅 솜씨는 형편없었던 것입니다.
글쓰기의 성패는 마침표에 달렸고, 바둑의 성패는 끝내기에 달렸다고 합니다. 그런 것 같습니다. 의미, 가치, 역사, 인연 등 세상에서 중요하다는 것은 결국 좋은 마무리에 의해서 완성되고 창조되고 탄생되는 것입니다. 인간관계에 있어서도 마무리가 좋아야 소중한 인연이 나쁜 추억으로 변질되지 않을 것입니다.
누구나 피해자가 될 수도 있고 또한 가해자가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끝이 좋아야 합니다. 그래서 깔끔한 마무리가 곧 진짜 실력인 것입니다. 이 대목에서 저 자신의 경우를 한참 되돌아보았는데 무수히 많은 마무리 실패 사례가 떠올라서 참담했습니다.
어떻게 해야 마무리를 잘 할 수 있을까요? 마무리가 돋보이는 사람들의 특징에서 그 힌트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우선 그들은 남 탓을 하지 않습니다. 문제가 생기면 나로부터 비롯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감정을 앞세우지 않고 이해를 먼저 합니다. 세부적으로 들여다보면 아래와 같은 디테일도 가지고 있음을 확인하게 됩니다.
“종합적인 사고를 한다. 마무리는 곧 출구(出口)전략이다. 들어가는 곳이 있으면 나오는 곳이 있다는 그런 생각을 철저히 할 때 마무리가 잘 될 수 있을 것이다.”
“사랑하는 마음이 모든 것이다. 일찍이 톨스토이도 말했다 ‘사랑이 있는 곳에 신(神)이 있다.’ 사랑하는 마음이 있으면 좋은 싫든 의미 있는 마무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현실적으로 가장 필요한 것은 계량화 마인드다. 숫자적인 생각을 하면 정확성이 높아진다. 비유적으로 보면 대차대조표를 확인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금전 정산할 때처럼 인간관계의 마무리도 정확해야 한다.”
세계적 명성의 프랑스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소설의 마무리에 해당하는 피날레의 중요성을 강조한 점에 주목하게 됩니다.
“소설을 쓸 때마다 늘 인상적인 피날레 장면을 고심한다. 어느 순간 영감이 떠올라 머릿속에 생생하게 그려질 때 느끼는 희열은 말로 형용할 수 없다. 감히 인간이 할 수 있는 최고로 강렬한 경험이 아닐까 생각한다.”
소설이 그러한 것처럼 우리의 인생 드라마도 더 넓고 깊은 고심이 있을 때 스마트한 마무리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당신의 마무리 솜씨는 어떤 수준인가요?
김정응 FN 퍼스널브랜딩 연구소 소장 / 작가
저서 <당신은 특별합니다> <북두칠성 브랜딩> <편지, 쓰고 볼 일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