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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응의 LOVE LETTER] 제자의 자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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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응의 LOVE LETTER] 제자의 자격
  • 김정응 FN 퍼스널브랜딩 연구소 소장/작가
  • 승인 2020.05.13 10: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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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제자의 자세가 선행되어야 좋은 스승을 볼 수 있다

[소비라이프/김정응 소장] “예전하고 느낌이 달라요. 뭔가 있는 것 같아요.”  

언제부터인가 지인 J는 주위로부터 이런 말을 듣고 있더군요. 사실 그는 많이 바뀌었습니다. 하는 일도 바뀌었고 나이도 이제는 어언 60을 목전에 두고 있습니다. 철이 든 것을 넘어서 계속 성장하고 있다는 평까지 받고 있으니 부럽기가 그지없습니다. 그 변신의 비결이 무엇인지 궁금했습니다.  

그는 신영복 선생의 ‘인생 담론’에서 큰 깨달음을 얻었다고 했습니다. 
“감옥이 대학이다. 감방 동기가 스승인 셈이다. 정말 많이 배웠다.” 
우리의 인생에서 앞길을 밝혀주는 좋은 스승을 만난다는 것은 그 어느 것 못지않는 감격스러운 행운일 것입니다. 그래서 그는 스스로 이 한마디 말을 만들어서 가슴에 새기며 실천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세상은 학교다. 그러므로 세상의 삼라만상이 곧 스승이다." 

그는 알 듯 모를 듯한 표정을 지으며 말을 이었습니다. 성공한 사람들, 이른바 착한 영향력을 주는 사람들의 공통점 가운데 하나가 ‘스승 찾기’라고 강조했습니다. 물론 그도 그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러하기에 그에게는 집 밖의 모든 것이 곧 스승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저에게 묻더군요. “당신은 몇 명의 스승을 발견했는지요?”  

스승을 어떻게 발견하는가? 손에 딱 잡히지 않아서 막연했는데 그가 내린 결론은 의외로 심플했습니다. 바로 ‘제자의 자격’이었습니다. 이 개념은 예수님의 합당한 자격을 가진 제자로도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만 그의 생각은 그렇게 심오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좋은 제자의 자세가 선행되어야 좋은 스승을 볼 수 있다는 지극히 상식적인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그가 생각하는 ‘제자의 자격’에 대한 내용을 간추려 전해주었습니다. 저는 공감이 큰데 당신 생각은 어떨지 궁금합니다. 

첫째, 믿음 
세상살이가 다 그렇지만 스승과 제자의 관계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믿음이다. 믿음을 가지고 세상을 보면 스승 아닌 것이 하나도 없다. 돌, 나무, 하늘, 바람까지도. 하물며 사람의 경우는 온 세상 사람들이 스승일 것이다. 그래서 삼인행필유아사(三人行必有我師)라는 말이 생겨났을 것이다. 믿음을 잃으면 열린 문도 닫히고 잡았던 끈도 놓치게 되는 법이다. 

둘째, 갈증
스승은 배움의 갈증, 공부의 갈증이 있을 때 나타난다. 구순(九旬)의 할머니가 한글을 깨우치고 여전히 공부하는 이유다. 스티브 잡스의 말을 빌리자면 ‘Stay Hungry, Stay Foolish’다. 나의 경우를 살펴보면 ‘목표 설정’이다. 경험상 뚜렷한 목표를 가지면 그것의 실현을 위해서 노력을 하게 되는데 그때 갈증이 생겨난다. 세상의 모든 것에서 배움을 구하기 위해 노력하게 된다. 
 
셋째, 스승
우리는 모두 배우는 과정에 있다. 열심히 배워서 나중에는 스승이 되어야 한다. 청출어람이 되면 더욱 의미가 있을 것이다. 지금은 제자이지만 언젠가는 스승이 될 것을 대비해야 한다. 역지사지(易地思之), 롤플레잉(role playing) 등이 실천 방법이 될 수 있다. 스승을 정하면 배우는 자세도 정해야 한다. 말을 강가로 데려갈 수는 있어도 물을 먹일 수는 없다. 가장 근본적인 배움은 자신이 배우는 것이고 나아가 자신이 누군가의 좋은 스승이 되는 것이다. 

지인 J가 갑자기 큰 스승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래서일까요? 동서양을 아우르는 정신적 스승이라고 불리는 헤르만 헤세가 생각이 나더군요. 그의 소설 <싯다르타>는 한 인간의 성장과 구도의 과정을 그리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 그보다는 ‘스승을 찾아가는 한 제자의 긴 여정’이라는 표현이 더 어울리는 것 같았습니다.      

“참으로 아름다운 강(江)이지요. 나는 무엇보다 이 강을 사랑합니다. 나는 이따금 이 강물의 소리를 들으며 강물의 눈을 들여다보지요. 그러면서 항상 강에게서 배웁니다. 우리는 강에게서 배울 것이 많습니다.” 

요즈음에는 진짜 스승이 없다고 볼멘소리를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스승의 자격’을 따지기 이전에 우리 모두가 자기 자신을 먼저 되돌아보는 것은 어떨까요? 이번 스승의 날에는 말입니다.

"나는 과연 ‘제자로서의 자격’이 있는가?"

김정응 FN 퍼스널브랜딩 연구소 소장 / 작가

저서 <당신은 특별합니다> <북두칠성 브랜딩> <편지, 쓰고 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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