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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경제멘토] 집단 감염으로부터 취약한 콜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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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경제멘토] 집단 감염으로부터 취약한 콜센터
  • 이봉무 칼럼니스트
  • 승인 2020.03.13 09: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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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된 보험회사뿐만 아니라 은행 증권회사 통신회사 홈쇼핑 등 콜센터를 운영하는 모든 회사에서 동일한 집단감염 위험

[소비라이프/이봉무 칼럼니스트] 서울 구로구 소재 콜센터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했다. 콜센터에서 근무하는 사람의 거주지는 서울 인천 김포 부천 광명 안양 그리고 의정부 등으로 알려졌다. 전화로 고객응대를 해야 하는 콜센터의 업무 특성 때문에 사무실 내에서 마스크를 사용하지 못한 채 직장동료끼리 생활하면서 감염이 급속히 증가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콜센터에서 먼저 감염이 확인된 것이 아니라 서울시 노원구와 인천시 미추홀구 등에서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사람들의 직장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직장 내 집단감염이 드러난 경우이다. 서울시는 해당 빌딩 전체를 대상으로 방역 작업을 한 후 건물 내 모든 사무실에 대해 전면 폐쇄 명령을 내렸다. 그리고 구로구는 건물 내 다른 직원과 교육생 모두에게 보건소 또는 선별진료소에서 검사를 받도록 하였다.

콜센터는 많은 사람이 한 공간에서 함께 근무하게 되고 직원 간 거리가 좁은 편이다. 콜센터를 운영하는 회사 입장에서는 직원을 관리하기 쉽고 비용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콜센터 근무환경은 학생들이 다니는 칸막이 있는 독서실을 생각하면 된다. 주된 업무가 고객과 통화하는 형태이기 때문에 근무 중에 동료직원과 대화하는 경우는 드물지만 업무 강도가 높은 편이기 때문에 휴식시간에는 많은 대화를 나누는 편이다. 

콜센터가 있는 건물은 대부분 유사한 업무를 하는 회사들이 입주하게 된다. 따라서 한 건물에 근무하는 사람의 수가 매우 많은 편이다. 또한, 콜센터는 많은 사람의 출근 관리를 해야 하므로 교통이 좋은 곳에 입주해야 하면서도 임대료 부담이 크지 않아야 한다. 구로구 신도림동은 서울시 내에서 이러한 조건을 만족하는 대표적인 입지 중의 하나이다. 

이와 같은 근무환경을 가지고 있는 콜센터는 전국에 745개가 있다. 이번에 보도된 보험회사뿐만 아니라 은행 증권회사 통신회사 홈쇼핑 등 콜센터를 운영하는 모든 회사에서 동일한 집단감염 위험이 있다. 서울시가 운영하는 120다산콜센터 등 공공부문의 콜센터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콜센터라는 직종이 집단감염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은 누구든지 할 수 있었지만 우리는 미리 대비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것이 누구의 잘못인지 지금 당장 구분하려는 태도는 바람직하지 않다. 그것은 우리의 현재 상황을 개선하는데 우선순위가 아니다. 다른 사람이 어떤 잘못을 하고 있는지 알아보기에 앞서서 감염병 예방을 위해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생각해보는 기회를 가져보자.

생활경제멘토 복숭아나무 이봉무
생활경제멘토 복숭아나무 이봉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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