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유학생 격리 이유로 기숙사생 ‘강제 퇴거’시킨 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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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 유학생 격리 이유로 기숙사생 ‘강제 퇴거’시킨 대학교
  • 김회정 인턴기자
  • 승인 2020.02.24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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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 만에 기숙사 퇴거 공지… 외국인·내국인 유학생 임시거주지 차별까지

[소비라이프/김회정 인턴기자] 지난 11일 서울시 소재 숭실대학교는 기숙사를 이용하는 학생 500여 명에게 일주일만에 퇴거하라는 공지를 내렸다. 

숭실대학교 측은 본래 개강인 3월 2일에 맞춰 돌아오는 중국인 유학생을 2주간 격리하기 위해 현재 기숙사에 묵는 500여 명은 2월 19일까지 모든 짐과 함께 퇴거하라고 공지했다. 그들의 정식 기숙사 입주는 연기된 개강 날짜인 3월 16일 직전인 14, 15일이다.

학교 측의 갑작스러운 기숙사 퇴거 요청은 학생들의 강한 반발을 샀다. 가장 큰 문제는 한 달 동안 서울에서 머물 임시 거처를 구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학교 근처 자취방은 개강을 앞두고 대부분 계약이 끝났으며, 고시원 등 다른 숙소들도 한 달이란 기간 동안만 빌리리가 어려운 현실이다. 또한 일주일 이내 임시 거처를 확보하고, 모든 짐을 싸서 이동하기도 힘들다. 방학에 거주하는 학생들은 지방에 거주하거나 외국인인 경우, 혹은 학원·인턴 등 예정된 일정을 소화해야 하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학교 측은 학생들의 반발에 기숙사 퇴거를 2일 앞둔 지난 17일에서야 임시 거처 수요 조사를 진행했다. 많은 학생이 임시 거처를 마련한 상태였으며 심지어 기숙사 퇴사를 결정한 학생도 있었으나, 별다른 보상에 관한 논의는 되지 않았다.

숭실대학교 측의 외국인 유학생 임시거처 공지
숭실대학교 측의 외국인 유학생 임시거처 공지

심지어 임시 거처마저 일반 학생과 외국인 학생을 차별하며 공분을 샀다. 일반 내국인 학생들이 고군분투하는 동안 외국인 학생들에게는 학교 주변 빌라와 유스텔에서 머물 수 있도록 공지했기 때문이다. 공지에는 외국인 학생들이 알아볼 수 있도록 임시 거처의 약도도 포함됐다. 심지어 추가 비용에 대한 부담금은 전부 학교가 지원한다.

반면 내국인 학생들은 추가 비용을 직접 부담해 논란을 일고 있다. 늦은 수요조사에 신청한 약 80명 정도의 학생들은 구로구에 위치한 A호텔과 외부의 B기숙사에 임시 거처를 마련했다. A호텔에 배치된 학생들은 해당 기간 동안 10만 원을 추가로 납부해야 한다. 더불어 오직 거주만을 위한 것으로, 조식 등의 기타 혜택도 누리지 못해 학생들은 거주권과 더불어 식비 부담까지 떠안게 됐다.

기숙사 강제 퇴거 논란은 숭실대학교뿐만이 아니다. 연세대학교, 중앙대학교, 한양대학교도 비슷한 이유로 퇴거 안내를 했다. 그러나 한양대학교 측은 학생들의 반발로 생활관 한 개 동에 머물 수 있도록 조치했으며, 연세대학교와 중앙대학교는 공지를 번복하기도 했다. 코로나19 지역사회 감염이 심각한 상황에서 방역에 힘을 쓰는 것은 당연하지만, 학생들의 거주권 보장 및 외국인 유학생과의 차별은 아쉬운 조치임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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