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멘토] 프랑스 연금개혁과 대한민국 국민연금
상태바
[생활경제멘토] 프랑스 연금개혁과 대한민국 국민연금
  • 이봉무 칼럼니스트
  • 승인 2020.02.14 12:3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민연금에 대한 솔직하고 정확한 금융교육을 못하고 있어...

[소비라이프/이봉무 칼럼니스트] 지난해 12월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은 직종·직능별로 42가지에 달하는 국민연금 체제를 2025년까지 단일 체제로 개편한다고 발표했다. 저출산·고령화를 대비해 국가의 부담을 줄이고 복잡한 연금 체제를 단순화해 국가경쟁력을 높인다는 명목이었다. 

프랑스 전역에서 파업이 시작되었고 지금도 진행 중이다. 공무원, 교사들은 일반 직장인보다 월급이 훨씬 적은 대신 은퇴할 때는 많은 보상을 주기로 한 국가가 약속을 어기는 것이라는 입장이다. 블루칼라 노동자들은 힘든 일을 하는 사람은 일찍 은퇴하는 것이 프랑스 사회의 전통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의사 변호사 등의 전문직은 다른 직종에 비해 비교적 많은 국민연금을 납부하고 있으므로 다른 연금과 통합하면 손해라는 입장이다. 

마크롱 대통령이 투자은행 출신이기 때문에 공적 연금의 기능을 축소하고 사적 연금의 기능을 확대하려는 금융업계의 로비를 받은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프랑스 정부는 노동시장 개혁을 통해 실업률이 낮아지는 등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경제성장은 예상에 한참 못 미치는 결과를 나타내고 있다. 이에 청년들을 포함한 국민은 프랑스 경제가 지속해서 성장할 수 있는지 의문을 품고 있으며, 안정된 일자리보다는 플랫폼 노동자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것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우리나라뿐 만 아니라 프랑스도 연금제도의 정상화는 어려운 문제이다. 우리나라의 공적 연금은 국민연금과 특수직역연금으로 구성되어 있고, 특수직역연금에는 공무원연금 사학연금 군인연금 그리고 별정우체국직원연금이 있다. 국민들은 국민연금보다 공무원연금 등의 특수직역연금이 훨씬 유리한 제도이며, 공무원연금 등의 재원이 부족하면 국민이 내는 세금으로 채워주는 구조를 불편하게 생각하고 있다. 

만일 공적연금제도의 종류가 42개나 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각각의 연금제도마다 자금을 받은 기관과 자금을 운영하는 기관 그리고 연금을 지급하는 기관이 필요하다. 연금제도를 유지하고 운영하는데 많은 비용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한 나라의 생산가능인구가 늘어나고 경제성장이 유지되는 경우라면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저출산과 고령화 그리고 저성장이 함께 지속된다면 이러한 비용은 연금재정을 건전하게 유지하는데 치명적인 영향을 주게 될 것이다. 

우리나라의 국민연금의 재정은 매우 우수한 상태이다. 이는 국민연금을 수령하고 있는 사람에 비해 납부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에 별다른 문제가 발생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국민연금이 보유하고 있는 적립금의 크기를 기준으로 평가한다면 현재 대한민국 국민연금은 세계 3위에 해당한다. (1위 일본 2위 노르웨이 3위 대한민국) 

그런데 국가는 국민연금이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고 수익률도 좋다고 하면서도 2057년쯤 기금이 고갈된다고 한다. 그래서 내는 돈을 늘려야 하고, 수령하는 것도 더 나이 들어서 받기 시작해야 한다고 한다. 이러한 주장에 대해 국민들은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국가가 국민연금에 관해서 뭔가 숨기고 있지 않을까 의심하기도 한다. 

아마 프랑스 정부도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국민연금에 관하여 해야 할 일을 제대로 못하고 있는 듯하다. 국민연금에 대한 솔직하고 정확한 금융교육을 못하고 있는 것이다. 

국민연금은 저축이 아니다. 내가 낸 돈을 20년이나 30년 동안 잘 굴려서 내가 돌려받는 것이 아니라는 의미이다. 국민연금은 보험이다. 여러 사람이 낸 돈을 모아서 현재 그 돈을 받아야 하는 사람에게 전달하는 보험이다. 국민연금이 저축이 아니라 보험이라고 이야기하면 불편해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지금 당장 국민연금공단 홈페이지에서 국민연금에 납입하는 돈은 국민연금보험료이고 수령하는 연금은 국민연금보험금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우리도 머지않아 프랑스와 같은 입장이 될 것이다. 국민연금에 관한 오해와 혼돈이 프랑스와 같은 사회갈등이 되기 전에 가장 기본적인 금융 상식에 관한 현명한 준비가 우리에게 필요하다.

생활경제멘토 복숭아나무 이봉무
생활경제멘토 복숭아나무 이봉무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