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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7호] 인터넷은행 VS 전문은행 …2020년부터 본격 대결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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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7호] 인터넷은행 VS 전문은행 …2020년부터 본격 대결 ‘시작된다’
  • 기획취재팀
  • 승인 2020.01.09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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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뱅·케뱅·토스 등 삼파전 예고…대출 경쟁력 낮아 ‘기존 은행 예의 주시 중’

[소비라이프/기획취재팀] 인터넷전문은행들과 시중은행들의 경쟁이 2020년부터 본격화될 전망이다. 대주주 출자 제한 족쇄를 푼 인터넷 은행들은 자본금을 확충해 시중은행과의 전면전을 벌일 기반을 마련한 상태기 때문이다. 인터넷전문은행은 ICT(정보통신기술) 기업들이 주요 주주인 만큼 차별화된 서비스를 무기로 사용한다는 전략이다. 이에 기존 시중은행들도 경쟁력을 강화, 인터넷전문은행의 공세에 대비한다는 계획이다. 

◆인터넷전문은행법 개정으로 자본 확충 어려움 해소 
금융권에 따르면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인터넷전문은행법 개정안이 의결됨에 따라 자본 확충에 어려움을 겪던 인터넷전문은행들이 경쟁력을 강화했다. 

카카오뱅크는 최대 주주가 한국투자금융지주에서 카카오로 바뀌었다. 카카오의 카카오뱅크 보유 지분은 34%가 됐으며 한국투자금융그룹은 총 34%-1주를 보유하게 됐다. 나아가 카카오뱅크는 연내 IPO(기업공개시장) 상장을 추진할 계획이다. 자본금을 기업공개를 통해 늘리면 지금까지보다 더 공격적으로 영업할 수 있는 기반이 생긴다. 이에 따라 카카오는 ICT 기업이 가진 혁신력을 카카오뱅크에 본격적으로 주입할 수 있게 됐다. 법적 요건만 갖춰지면 고객 데이터를 활용한 사업도 내놓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오픈뱅킹'도 큰 호재다. 오픈뱅킹으로 개별 금융사 제휴 없이 고객의 은행·증권·카드 가입 정보를 불러올 수 있게 된 것. 이용자는 여러 은행 앱을 각각 설치할 필요 없이 하나의 앱으로 여러 은행 계좌를 관리할 수 있게 됐다. 카카오뱅크·카카오페이 모두 카카오톡 기반으로 각종 서비스가 가능한 만큼 이용자들을 더욱 결집할 수 있을 기회라는 전망이다. 

또한 오픈뱅킹이 시행되면 송금·결제 건당 400~500원에 달하는 펌뱅킹 이용료도 기존의 10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다. 카카오페이 실적의 발목을 잡았던 이체 수수료가 10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드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어릴 적부터 카카오톡, 네이버페이 등으로 금융 서비스를 이용한 젊은 세대들이 늘어나면서 향후 이들의 영향력은 더욱 커질 것"이라며 "말 그대로 금융 분야의 지각변동이 일어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네이버, 케이뱅크, 토스 등도 경쟁력 강화
네이버의 금융 계열사인 ‘네이버파이낸셜’도 출범했다. 기존의 결제·송금 서비스 네이버페이를 분사한 것이다. 단순히 결제와 송금을 넘어 '네이버 통장'을 내놓고 주식, 보험, 예·적금, 신용카드 분야까지 아우르는 종합 금융 플랫폼이 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네이버페이의 경우 쇼핑을 통해 연령, 성향별 이용자의 사용 특성을 파악할 수 있는 만큼 보다 개인에 최적화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며 시장을 공략해 나아가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다만 직접적으로 인터넷 은행에는 뛰어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은행업에 대한 각종 규제가 많기 때문에 기존 은행 또는 금융사와 제휴하는 방식으로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 통장'이 네이버가 자체 발급하지 않고 제휴사 통장과 연계하는 상품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고사 직전까지 내몰리던 케이뱅크도 본격적인 영업에 돌입할 수단을 마련하고 있다. 인터넷은행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고 주주들이 협조해줄 경우 케이뱅크의 자본금은 1조 1000억원으로 불어난다. 그간 자본 확충의 어려움으로 대출 영업 중단, 재개를 밥 먹듯이 반복하던 케이뱅크 입장에서 드디어 안정적인 영업을 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되는 것이다. 

여기에 곧 ‘토스’라는 다크호스가 제 3 인터넷은행으로서 영업을 시작할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첫 인터넷은행 예비인가에 도전했던 ‘토스 컨소시엄’과 ‘키움 컨소시엄’의 장점을 합쳤다고 평가받는 데다 당국으로부터 지적받던 안정성 문제도 보완했다.  

◆ 편리성과 자본력을 모두 갖춘 장점
편리성도 인터넷전문은행의 장점이다. 별도의 회원가입이나 모바일 앱을 설치할 필요 없이 기존 네이버, 카카오 생태계 안에서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보니 이용자의 진입장벽이 낮다. 예를 들어 네이버쇼핑에서 물건을 주문하면서 네이버페이로 대금을 결제하고, 카카오톡에 등록된 친구에게 돈을 송금해주는 등의 흐름이 끊김 없이 자유롭게 이어진다.

기존 금융사들 입장에서도 신규 고객을 확보할 채널이 부족한 상황에서 이들 플랫폼을 통해 상품을 판매하는 것이 톡톡한 마케팅 효과를 내고 있다.

든든한 자본력으로 성장을 뒷받침해주는 우군이 버티고 있다는 점 역시 인터넷전문은행의 공통점이다. ‘네이버파이낸셜’은 미래에셋대우와, ‘카카오페이’는 중국의 ‘앤트파이낸셜’(알리페이 모회사)과 ‘혈맹’ 관계다. 먼저 네이버와 미래에셋은 지난 2017년 5000억 원 규모의 자사주 지분을 교환하고 디지털금융 관련 비즈니스를 함께 진행하기로 했다. 이에 네이버파이낸셜에는 미래에셋이 5000억 원 이상의 투자하기로 결정되었다. 카카오페이 역시 분사 당시 앤트파이낸셜이 2400억여 원을 투자하고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지금도 두 회사의 여러 사업 담당자들이 한국과 중국을 오가며 교류하고 사업성과를 공유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수많은 충성 고객을 확보한 이들 플랫폼은 빅데이터를 활용해 갈수록 서비스를 개선하고 더욱더 많은 사람을 끌어들인다. 이들로부터 확보한 데이터를 토대로 더욱 고도화된 신용평가를 제공, 경쟁력을 계속 강화하고 있는 것이다. 

◆ 기존 은행 긴장감 역력…‘융·복합 혁신 서비스에 덜덜’
이에 은행권에서는 긴장감이 돌고 있다. 1세대 인터넷전문은행의 공격적 행보에 2세대 인터넷전문은행까지 가세할 경우 은행 간 경쟁이 격화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자본확충으로 대출 시장에서 더욱 공격적인 영업이 예상된다"며 "낮은 금리를 무기로 시장점유율을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또 ICT 기업과 은행 간 융복합을 통한 혁신 서비스들이 나오며 소비자들의 권익이 제고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아직 인터넷전문은행들의 공격적 행보로 시중은행들이 위기감을 느낄 단계는 아니라는 의견도 많다. 인터넷전문은행들이 어려움을 느낀 것은 자본확충의 어려움으로 대출을 못해 생긴 문제로, 개정안의 효과는 낮은 금리를 제공해 대출을 늘리는 데 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미 국내 은행시장은 포화상태에 접어들었다. 은행 간 고객 선점과 이탈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인터넷 전문은행은 기존 은행 고객들을 잠식해가고 있다. 특히 인터넷 전문은행의 주요 고객층이 모바일세대로 핵심생산인구에 속한다는 점에서 위기 요인이다.

관련 전문가들은 “기존 시중 은행들이 비대면 채널을 강화하고, 오프라인 채널 효율화시킴으로써 이 둘을 결합한 옴니채널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며 “고객들은 비대면 채널을 선호하면서도 자산 관련 의사결정에 있어서 보수적인 면이 있다. 이를 고려하여 기본적인 입력과 거래절차는 비대면으로 처리하고  핵심적인 상담업무를 영업점에서 하게 되면 거래시간도 단축할 수 있고, 고객의 신뢰와 만족을 높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더불어 “인터넷 전문은행은 은행권의 지각변동을 일으키는 요인이 될 수 있지만, 반드시 위협이라고만 생각하지 말고 현재 상황을 진단하고 이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효율성을 높이고 변화를 통해 고객만족도를 높인다면 글로벌은행으로 확고하게 자리매김할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인터넷전문은행과 기존 전문은행 간의 경쟁이 어떤 방식으로 전개될지 2020년 금융권의 새로운 바람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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