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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가 방송 소품이냐”, ‘냐옹은 페이크다’ 논란 일파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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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가 방송 소품이냐”, ‘냐옹은 페이크다’ 논란 일파만파
  • 권예진 소비자기자
  • 승인 2020.01.06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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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출연 고양이 입양 계약서 위반과 동물권 침해가 논란이 돼
출처: 사단법인 나비야사랑해
출처: 사단법인 나비야사랑해

[소비라이프/권예진 소비자기자] 반려동물 시장이 커짐에 따라 ‘동물농장’,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 ‘고양이를 부탁해’ 등 동물을 콘텐츠로 하는 방송 프로그램이 무수히 생겨나고 있다. 언급된 프로그램들은 사연이 있는 동물들의 문제를 해결해주는 것에 중점을 둬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지난 5일 첫 방영된 tvN 새 예능 프로그램 ‘냐옹은 페이크다’는 기존 동물 프로그램과 달리 기획, 제작 과정에서 동물권을 침해했다는 시청자 의견이 퍼져 논란이 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연예인들이 3~4개월간 고양이와 함께 생활하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다. 프로그램에는 고양이를 키워본 적이 없는 두 연예인과 고양이 두 마리가 출연하는데, 두 고양이 중 봉달이(까만 고양이)는 유기묘 단체를 통해 입양되었다. 봉달이는 유기묘 단체인 사단법인 나비야사랑해 측에서 입양을 진행했지만, 단체는 지난 5일 뒤늦게 기사를 통해 입양 계약서에 적힌 것과 다르게 제작진이 계약을 위반한 점을 알게 되어 봉달이 반환 요구를 했다. 

나비야사랑해의 공식 입장과 공문을 보면 ‘지난 11월 구조묘, 유기묘 입양과 집사의 성장기라는 취지의 프로그램으로 전달받고, 방송을 통해 보호소 고양이들에 대해 알리고 바람직한 입양을 장려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를 하게 되었다. 그러나 고양이는 입양자의 실제 거처가 아닌 방송 촬영을 위해 단기 임대한 곳에 지내고 있다는 점, 촬영 기간이 지나면 계약 작성자의 의지에 따라 입양 또는 파양이 결정된다는 것을 근거로 입양 계약서를 허위로 작성하였다’라고 언급하며 봉달이(전 고디바)의 반환을 요구했다. 

제작진은 ‘출연진이 입양계약서를 쓰고 데려온 것이고, 출연진이 연예인인 점을 고려하여 만약 키울 여건이 되지 않을 경우 예비 입양자로 제작진이 입양한다는 것이 오해를 불러일으켰다. 3개월 단기 임대한 것을 미리 전달하지 못한 점 사과드린다. 앞으로 나비야사랑해 측과 논의해서 진행하겠다.’라고 입장을 발표했다. 

제작진의 입장 발표에도 반려묘를 키우는 집사들의 분노는 이어졌다. 고양이 입양 절차를 제대로 알아보지 않고 진행한 점, 방송에서 고양이의 심리를 멋대로 해석해 왜곡되게 표현한 점, 잘못된 합사로 인해 고양이가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는다는 점, 고양이를 그저 3개월 방송 촬영 소품으로 여긴 점에 대한 지적이 계속되면서 폐지 요구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초보 집사의 좌충우돌 성장기를 그리려고 한 제작진의 기획 의도에 맞추려다 보니, 오히려 출연하는 고양이의 동물권은 고려하지 않았다고 보인다. 고양이는 영역 동물이므로 거주지나 주인이 바뀌면 스트레스를 받고, 다른 고양이와 함께 생활하게 될 경우엔 긴 기간을 두고 천천히 합사해야 한다. 하지만, 방송에서는 이러한 점을 ‘고양이의 기 싸움’으로 가볍게 다뤘다. 방송의 파급력을 고려하면 시청자들에게 반려동물을 처음 키우는 과정에 있어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 앞으로 동물 프로그램에 대한 적절한 규제가 마련되어야 하는 시점이라는 의견이 많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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