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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의 질풍노도] 금융소비자를 위한 교육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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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의 질풍노도] 금융소비자를 위한 교육이 필요하다
  • 이강희 칼럼니스트
  • 승인 2019.12.13 09: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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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선진국들은 금융소비자인 국민들의 제대로 된 금융습관을 잡아주기 위해 다양한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어...

[소비라이프/이강희 칼럼니스트] 금융 후진국은 우리에게 붙은 꼬리표다. 아마 떨어지지 않을 것이다. 사고방식이 바뀌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금융선진국들과 우리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어떠한 차이점 때문에 우리가 금융선진국에 다가가지 못하고 후진성을 유지하는 것일까? 

‘낯설다’는 뜻을 알고 있는가? 또는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진다’는 속담이 있다. 낯설지만 반복해야 익숙해지고 익숙하더라도 어쩌다가 한 번씩은 실수를 할 수도 있다. 은행에서 위험한 금융상품을 취급하지 않도록 해야 하는 것은 스스로가 저지른 일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것이라고 볼 수 있지만 이미 예전부터 위험한 금융상품들을 취급해오며 마켓을 잘 유지해오던 자산운용 시장에까지 무조건적으로 동일한 제재를 가하는 것은 성급하게 금융업 전체를 일반화시키는 오류로 비춰질 수 있다. 
 
우리는 인스턴트 음식들과 외식으로 일반화된 현실에서도 ‘집밥’이 좋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우리는 바쁠 뿐이지 집밥이 싫은 것은 아니다. 식사를 만들기 위해 사 온 재료를 칼로 다듬고 냄비나 프라이팬 같은 도구를 불에 달구어 재료를 굽거나 익힌다. 칼과 불은 잘못 사용하면 우리에게 크나큰 피해를 주지만 이미 자주 사용해본 덕분에 어떻게 조심해야 하는지를 잘 알고 있다. 그렇지만 우리는 원숭이가 나무에서 떨어지듯 가끔 칼에 베이거나 불에 데기도 한다. 그럼에도 우리는 다시 칼을 잡고 불을 지핀다. 음식을 위해서다. 물론 개인차가 있지만 칼과 불을 잘만 사용하면 우리는 언제든 내 입에 맛있는 요리를 만들어 맛볼 수 있다.
 
금융도 이와 같다. 잘못 사용하면 우리에게 큰 피해를 줄 수 있지만 자주 경험을 하게 되면 어떻게 조심하고 어떻게 사용해야 안전한지를 익히고 습득할 수 있다. 다치지 않게 조심해서 사용하기만 하면 우리는 언제든 금전적인 이익을 볼 수 있는 게 바로 금융이다. 
 
그래서 이번 ‘DLF 사태’에 대한 대책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우리는 그동안 금융이라는 도구를 다루는데 서툴렀고 금융이라는 도구를 다루기를 부담스러워했다. 실패했을 때에 나오는 원망 때문이었다. 원망이 듣기 싫어 금융이 익숙한 외국자본들에 많은 금전적 이익을 넘겨주어야 했다. 우리와 교류가 많은 아메리카의 경우 기축통화로서의 지위를 위해 재화의 수입을 많이 해서 달러를 지급하며 무역수지적자를 감수하지만, 선진화된 금융 산업을 활용한 자본수지흑자로 이를 극복한다. 그만큼 금융 산업이 부가가치가 높은 산업임은 틀림없다. 
 
더군다나 금융선진국들은 금융소비자인 국민들의 제대로 된 금융습관을 잡아주기 위해 다양한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유럽의 대표적인 금융선진국인 영국은 시민권을 받는 교육과목에 금융을 포함해서 의무적으로 공부할 수 있도록 했다. 미국도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금융을 더욱 발전시키면서 변화하는 금융환경에 맞게 국민들의 바른 선택에 도움을 주고자 2002년부터 행정기관인 재무부에서는 금융교육국을 설치하였고 입법기관인 의회는 매년 4월을 ‘금융교육의 달’로 지정하는 관련 결의안을 상원에서 통과시켜 국민들의 머릿속에 금융은 공부라는 개념을 만들어주었다. 금융회사들은 이에 맞춰 다양한 금융교육 프로그램을 금융소비자인 국민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그리고 의회는 금융교육위원회를 두어 국민들에게 금융교육을 위한 다양한 방법을 지속적으로 강구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선진국들이 그러하듯이 경제성장률을 높게 유지하던 시대는 지났다. 그러면서 낮아지는 금리에 국민들은 좀 더 위험을 감수하며 투자를 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DLF 사태’ 이후 자라보고 놀란 가슴이라서 솥뚜껑을 보고도 놀랄 수 있다. 그러나 금융환경의 변화를 무시할 수도 없다. 위험에 과도하게 노출될 필요는 없지만 ‘세 살 버릇이 여든까지 간다.’고 했다.

이제는 우리나라도 국민들이 더 이상의 눈물을 흘리지 않도록 어렸을 때부터 제대로 된 기초 금융교육을 통해 바른 금융소비를 할 수 있는 습관을 만들어줘야 한다. 이러한 시스템은 우리 국민들이 성인이 된 이후에도 평생을 살아가면서 변화하는 환경에 맞춰 현명한 금융소비를 할 수 있게 도울 것이다.

이강희 칼럼니스트
이강희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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