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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용하는 ‘각질 제거제’, 환경오염의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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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용하는 ‘각질 제거제’, 환경오염의 원인?
  • 최누리 소비자기자
  • 승인 2019.08.08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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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 플라스틱의 위험성
*출처 - 그린피스(Greenpeace) 한국 공식 홈페이지
출처 : 그린피스(Greenpeace) 한국 공식 홈페이지

[소비라이프/최누리 소비자기자] 지난 몇 년 동안 미세먼지로 인해 전국이 몸살을 앓았다. 미세먼지로 인한 대기 오염이 더욱 심해지자, 정부에서는 차량 2부제와 미세먼지 신호등을 세우는 등의 미세먼지 저감 대책을 세웠다. 미세먼지 농도를 매일 확인하고 정부에게 미세먼지 대책을 요구하는 등 미세먼지는 환경오염 문제 중 국민의 가장 큰 관심사인 듯하다. 안타까운 것은 미세먼지 외의 환경오염을 유발하는 심각한 원인이 매우 많음에도 불구하고, 잘 알려지지 않거나 비교적 덜 중요하게 여겨진다는 점이다.

그 중 ‘미세 플라스틱’은 오래전부터 전 세계에서 대두되고 있는 심각한 환경오염의 원인임에도 불구하고, 아직 그 심각성을 모르는 사람이 많다. 심지어는 미세 플라스틱이 들어간 상품을 잘 모르고 구매하는 경우도 흔하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구매하고 사용하는 미세 플라스틱이 환경, 더 나아가서 인간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을까?

미세 플라스틱(Micro plastics)은 5mm 미만 크기의 매우 작은 플라스틱 조각을 말하며, 1mm보다 작은 미세 플라스틱은 ‘마이크로비즈(Microbeads)’라고 불린다. 미세 플라스틱은 플라스틱 제품이 부서지면서 생성되는 경우도 많지만, 처음부터 작은 크기로 제조되기도 한다. 일상생활에서 매일 사용되는 치약과 피부 각질 제거에 효과적인 스크럽 제품에 들어 있는 작고 거친 입자가 바로 처음부터 작은 크기로 제조된 미세 플라스틱이다. 이렇게 생성된 미세 플라스틱은 크기가 매우 작아 하수처리시설에 걸러지지 않고 바다와 강으로 그대로 유입되며, 이를 물고기들이 먹이로 오인해 섭취하면서 큰 문제가 되고 있다.

미세 플라스틱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플라스틱 소재의 특성상 잘 안 썩는다는 것도 있지만, 자석이 자기장을 통해 쇠붙이를 끌어당기듯 주변에 있는 위험 물질을 흡수하는 특성 때문이다. 우리가 사용한 치약과 스크럽 제품은 세면대에서 출발해 하수구를 통해 하수처리시설까지 물을 타고 내려가며, 그 과정에서 각종 오염 물질들을 흡수한다. 미세 플라스틱은 주로 폴리에틸렌과 폴리프로필렌이라는 화학물질로 만들어지는데, 이는 폴리염화바이페닐이나 DDT 같은 독성 화학물질과 비스페놀A를 비롯한 내분비교란물질을 흡수하는 스펀지 역할을 한다. 이렇게 독을 품은 미세 플라스틱은 강이나 바다에 떠내려가고, 오랜 시간 남아있거나 사라지지 않고 잔류해있다.

미세 플라스틱을 먹이로 오인한 동물들은 이를 먹고 병에 걸리거나 장기에 쌓여서 죽기도 한다. 더 나아가 먹이사슬의 구조를 통해 미세 플라스틱을 흡수한 물고기가 시장에 판매되어 인간의 밥상에 오르게 되는 등 결과적으로 인간에게도 직접적인 문제가 되고 있다.

실제로 작년 10월 중앙일보에 기재된 김승규 인천대 해양학과 교수팀과 그린피스의 조사 결과에서 6개 대륙, 21개국에서 생산되는 39개 브랜드 소금 중 3개를 제외한 36개 제품에서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소금 외에도 대부분의 생수, 심지어 맥주에서도 미세 플라스틱이 검출되었다. 미세 플라스틱이 물과 바람에 의해서 계속 더 작은 입자로 쪼개지지만 사라진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 몸에 흡수된 미세 플라스틱은 장폐색을 비롯한 에너지 할당 감소, 성장 문제 등을 일으키기 때문에 더 큰 문제가 되고 있다.

이미 넘쳐나는 플라스틱 쓰레기들로 인해 미세 플라스틱의 유입을 완전히 막기는 어렵다. 하지만 미세 플라스틱이 들어간 제품을 포함해 플라스틱 자체의 소비량을 줄이고 친환경적인 제품의 소비량을 늘리는 것이 미래를 위한 근본적인 해결책이다. 우리가 무심코 구매하고 사용해왔던 것들이 결국 우리에게 해가 되어 돌아올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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