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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0호] "아픈 조합원들이 건강 되찾을 때 가장 보람 느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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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0호] "아픈 조합원들이 건강 되찾을 때 가장 보람 느껴"
  • 박나영 기자
  • 승인 2019.06.10 12: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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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라이프Q는 지난달 20일 신림동에 위치한 ‘한울사랑의료소비자 생활협동조합’에서 유진수 한사랑메디쿱 이사장을 만나 의료소비자생활협동조합(이하 메디쿱)의 설립과 운영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봤다. 

Q. 메디쿱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의료법인의 분원이었던 신림동의 한 병원에서 물리치료사로 일하던 때가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병원이 갑자기 폐업을 하게 됐지요. 갑작스러운 폐업에 같이 일하던 동료들과 주변의 지인들은 병원을 계속 할 수 있는 길을 찾아보라고 했습니다.

특히 바로 옆 교회를 함께 다니던 집사님들은 병원이 폐업한다는 소식을 듣고 한걸음에 달려왔어요. 그때 저는 직장을 잃는다는 것보다 찾아오는 환자들을 맞을 수 없다는 사실이 더 걱정스러웠는데요, 당시 신림동 지역에는 소득이 낮은 분들이 많았기 때문이었죠.

아파서 병원에 왔을 때는 병이 많이 진행된 상태인 경우가 허다했거든요. 스테로이드 주사를 너무 많이 맞아서 근육이 약해진 분들도 많았어요. 저는 그분들이 주사에 의존하지 않아도 잘 지낼 수 있도록 도와드리고 싶었는데, 병원을 폐업하면 이분들을 두고 떠나야 하잖아요. 그것이 참 마음 아팠던 것 같습니다. 

 의료협동조합은 그때 병원을 다시 살릴 방법을 찾던 중 알게 됐어요. 단번에 “이거다!” 하는 생각이 들었구요. 이후 집사님들과 십시일반 모아 ‘한울사랑 보건의료생협’을 세웠어요. 지금은 해외 선교를 떠나는 집사님들에게 적은 도움이나마 드리고 있습니다.
 
Q. 메디쿱을 설립·운영하면서 가장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요?

 무엇보다 힘들게 하는 것은 사무장 병원이라는 그릇된 인식이에요. 특히 의사들을 고용할 때 너무 힘들어요. 면접을 보러왔다가 그냥 가는 경우도 비일비재하죠. 하지만 막상 와서 일하게 되면 조합원이 최고로 대접받는 곳이라는 걸 스스로 깨우쳐 가는 것 같아요. 그러니 조합원들에게 불친절할 수 없겠죠? 조합원에게 불친절한 직원은 근무할 수 없다고 철저히 교육하기도 하구요. 

Q. 메디쿱을 설립·운영하면서 보람을 느낄 때는 언제일까요?

  당연히 환자분들이 건강을 되찾고 만족해할 때가 가장 보람돼죠. 지역 특성상 병을 키워서 오시는 분들이 많거든요. 그분들 모두, 아프면 바로 오셔서 병을 방치하지 않도록 하고 싶은데 병원까지 오는 것은 그분들의 몫이잖아요. 돈이 없어서 병원에 안 오는 게 아니라 일을 해야 하기 때문에 못 오는 게, 그래서 병을 키우게 되는 그분들의 현실이 전 안타까울 뿐이죠.
그래서 어떻게든 병이 커지기 전에 오셔서 건강을 되찾으실 때, 그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낍니다.

Q. 메디쿱 조합원에게 혜택은 있나요?

  저희 조합은 이제 3년 정도 됐어요. 때문에 조합원들을 위한 행사를 갖기엔 아직 부족하다고 할 수 있죠. 아직은 명절때 대의원들에게 선물을 챙겨 드리는 정도예요.

하지만 앞으로 다양한 활동을 계획 중입니다. 지금은 입원실 중간에 샤워 시설과 화장실을 만드느라 공사 중에 있어요. 그래도 당분간은 질 좋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집중해야 하지 않나 싶네요.
그래야 장기적으로 조합원들, 특히 가까운 곳에 사는 조합원들에게 주치병원으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 같아요.   

Q. 메디쿱 조합원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활동이 있다면?

  생활협동조합이기 때문에 앞으로 할 일이 많습니다. 정말 많은 분들이 병원에 찾아 오시거든요. 그분들의 생활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도록 지금은 여러 행사를 구상 중에 있어요.

예를 들면 김장철에 절임배추 혹은 고춧가루와 같은 재료들을 들여와 조합원에게 시중가보다 저렴하게 공급하는 것이죠. 의료서비스 외에도 조합원들에게 필요한 상품과 서비스를 어떻게 제공할 것인가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습니다. 

Q. 조합원을 위해 봉사한 일과 앞으로의 다짐에 대해 들려주세요.

 최근 고성에 산불이 났을 때 의료조합들이 모여 의료용품 1,500만 원을 기부했던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의료생활협동조합은 앞으로도 어려운 이웃이 있다면 돕고 싶어요. 그리고 조합원들의 건강증진을 위해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것입니다.
그것이야말로 의료생활협동조합의 존재 이유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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