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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0호] 밤새 안녕히 주무셨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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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0호] 밤새 안녕히 주무셨습니까?
  • 소비라이프뉴스
  • 승인 2019.06.10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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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면'이 절실한 사람들…수면 산업 활황

잠과 관련된 산업인 ‘슬리포노믹스’가 성장하고 있다. 슬리포노믹스란 수면을 뜻하는 ‘sleep’과 경제학 ‘economics’를 합친 신조어로 잠 못드는 현대인이 숙면을 위해 지갑을 열기 시작하면서 관련 산업이 성장하는 것을 말한다. 최근에는 IT 기업들도 슬리포노믹스에 가세, 시장 규모가 더욱 커지고 있다.

한국인 평균 수면 시간 7시간 41분

최근 침구 전문 업체인 이브자리가 한국인의 수면 실태에 대해 조사,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응답자 70% 이상이 자신의 수면 질에 대해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수면 시간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소속 국가 중 가장 짧은 것으로 드러났다. 2016년 기준 한국인의 평균 수면 시간은 7시간 41분으로 조사 대상 18개국 중 꼴찌였다. 반면 OECD 평균 수면 시간은 8시간 22분으로 우리보다 40분 긴 것으로 나타났다. 

‘잠이 보약’이라는 말처럼 ‘잠을 잘 자는 것’은 건강의 조건이 된다. 잠을 잘 자는 정도는 사람마다 차이가 있지만 ‘충분한 수면시간’을 전제하는 것만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슬리포노믹스가 성장 잠재력이 큰 미래 산업으로 떠오를 수밖에 없는 이유로 작용한다. 

웨어러블 기기로 수면 체크

이제까지 슬리포노믹스는 의약품과 숙면 보조 제품 등의 비율이 높은 편이었다. 그러나 최근 IT 기업들이 첨단 기술과 아이디어를 활용한 제품들을 내놓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이들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수면 특성을 분석하고 개인별 맞춤으로 수면의 질을 개선해주는, 이른바 슬립테크(sleep tech)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슬립테크 기술은 스마트 워치 등의 웨어러블 기기다. 현재 대부분의 스마트 워치는 수면 여부를 감지함으로써 깊은 잠과 얕은 잠의 수준을 분석, 기본적인 수면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스마트 워치는 오랜 시간 착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때문에 충분하게 시간을 갖고 수면 특성을 파악할 수 있다. 병원에 가지 않고 일상생활 속에서 간편하게 정보를 확인, 습관을 개선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스마트 워치로 자신의 수면 패턴을 체크하고 수면 습관을 개선하려는 사람들도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스마트폰에도 슬립테크

스마트폰에도 수면 문제 해결을 위한 슬립테크가 적용되고 있다. 통상 잠들기 전에 스마트폰이나 전자 기기를 사용하는 것이 숙면에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짐에 따라 스마트폰 기업들은 소비자의 스마트폰 사용 습관을 개선하는 데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이에 불면증과 시력 감소를 유발하는 청색광 차단, 정해진 시간에만 스마트폰을 사용하도록 설정할 수 있는 스크린 타임 등 여러 기능이 추가되기도 한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수면 상태를 측정하고 분석해 건강한 수면 습관 형성을 도와주는 ‘IoT숙면알리미’를 출시한 바 있다. 이 제품은 이용자의 호흡과 맥박, 뒤척임 수 등을 측정 및 분석한 다음 종합적인 수면 상태를 이해하기 쉽게 점수로 환산해 스마트폰 앱에서 보여준다. 뿐만 아니라 잠든 시간, 잠들기까지 걸린 시간, 깊은 잠과 얕은 잠의 비중 등에 대한 수면 정보를 일·주·월 단위로 알려주고, 자신에게 맞는 수면 가이드도 함께 제공한다.

IoT 기술을 결합해 더 나은 수면을 취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수면 안대도 있다. ‘스마트 수면 안대’라는 이 제품은 얼굴에 가해지는 압력을 최소화하고 뒤통수에 압력이 가해지도록 설계, 수면 안대를 착용해도 불편함 없이 잠을 잘 수 있게 돼 있다. 심장 박동 센서가 탑재되어 수면 상태를 모니터링하며, 편안한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전용 앱을 통해 4가지의 사운드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아울러 적외선 치료 기능도 있어 잠을 자는 동안 눈 주변의 혈액순환을 촉진시키며, 피부 및 건강 개선을 돕는다. 해외여행 및 출장을 떠날 때, 전용 앱에 비행 날짜와 시간을 입력하면 새로운 수면 스케줄이 생성돼 시차로 인한 피로를 줄여 준다. 

백색 소음 제공하는 앱 인기 

수면 패턴을 분석해 평소 수면 습관을 관리할 수 있게 도와주는 스마트폰 앱도 있다. 대표적으로는 ‘슬립타임’ 앱이 있는데, 이 앱을 실행하고 잠들면 사용자가 뒤척일 경우 스마트폰에 흔들림이 전해져 이를 기반으로 수면 상태를 체크하는 방식이다. 사용자가 언제 잠들었는지, 언제 깊은 잠과 얕은 잠을 잤는지, 몇 시에 일어났는지 등을 상세하게 기록하기 때문에 사용자가 직접 그래프를 확인함으로써 수면 패턴을 관리할 수 있다. 

이 밖에도 ‘백색 소음’으로 수면과 긴장 완화를 돕는 제품도 있다. 필립스가 선보인 ‘스마트 슬립 헤드밴드’를 머리에 착용하면 기기의 센서가 뇌파를 분석해 뇌의 활동에 따라 적합한 백색 소음을 들려줌으로써 잠이 들도록 유도해 깊은 수면 상태를 이어갈 수 있게 도와준다.

자면서 수면 습관 개선

코골이가 심한 사람을 위한 슬립테크 제품도 있다. 사용자들의 코골이를 모니터링하고, 수면을 분석하는 스마트 베개인 ‘지큐’다. 사용자는 지큐의 전용 앱으로 잠드는 데 도움이 되는 음악을 재생할 수 있는데, 타이머를 설정하면 그 시간에 음악이 자동으로 멈춰 수면에 더욱 집중할 수 있다.
또한 사용자가 잠을 자는 동안 코를 골면 베개에 부드러운 진동이 가해져 사용자의 최적의 수면 상태를 찾아 수면의 질을 높일 수 있도록 해준다. 이후에는 스마트폰 앱을 통해 코골이 점수 및 수면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다. 

다수의 스타트업은 독특한 슬립테크를 선보여 눈길을 끌고 있다. 
IoT 가구 업체인 ‘슬립 넘버’의 스마트 침대는 CES 2017에서 가장 혁신적인 제품 Top 10에 선정된 바 있다. 이 제품은 ‘SleepIQ’ 기술을 이용해 개발된 것으로 침대가 사용자의 수면 패턴과 자세 등을 분석, 이를 통해 사용자가 숙면을 취할 수 있도록 해준다. 특히 목·어깨·등·엉덩이의 형태를 고려해 적절한 척추의 형태를 유지하는 데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스마트 침대의 기능은 침대 내부 센서와 SleepIQ 기술을 이용해 진행되므로 사용자는 앱을 통해 식이요법과 운동 내용에 대해 알려주기만 하면 된다. 특히 슬립 넘버의 스마트 침대는 수면의 질뿐만 아니라 허리 통증, 옆 사람의 코 고는 소리, 자면서 너무 덥거나 춥게 느낄 때 등 수면 중에 생길 수 있는 다양한 상황에 대한 개선책을 제공하고 있다.

허리 통증의 경우엔 신체의 굴곡에 맞도록 최적화된 탄력과 편안함을 줌으로써, 허리 통증을 완화시킨다. 또 코골이 파트너를 둔 사용자에게는 Partner Snore 기술을 이용, 파트너의 머리를 약간 들어줘 코골이가 완화되도록 해준다. 

현재 전 세계적인 스마트 침대 시장에서는 슬립 넘버 외에도 ‘레스트’, ‘매그니플렉스’ 등의 기업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유통업계, 차·우유로 ‘수면 시장’ 승부

수면 시장에서 활기를 띠는 것은 음료 업계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현대인이 즐겨 마시는 커피의 대표적 성분 카페인은 수면의 질을 떨어뜨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업계에서는 수면을 방해하는 커피와 알코올 음료를 대신해 마실 수 있는 제품, 즉 숙면을 돕는 원료를 활용해 만든 제품을 선보이며 소비자들을 공략하는 분위기다.

하이트진로음료의 ‘블랙보리’의 경우 이뇨 작용을 촉진하는 카페인을 없애는 대신 저녁에도 부담 없이 마실 수 있도록 국내산 검정 보리를 사용하고 있다.

블랙보리는 잡미와 쓴맛을 최소화하고 보리의 깊고 진한 맛을 구현한 것이 특징이며 식후 숭늉을 마시던 우리 전통 후식 문화에서 착안, 식후 아메리카노를 즐기는 사람들이 후식으로 마시기에 좋다고 강조한다. 블랙보리의 주원료인 검정 보리는 일반 보리보다 항산화 물질인 안토시아닌 함량이 4배 높고 식이섬유도 1.5배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잠들기 전 따뜻한 우유 한 잔은 숙면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에 근거, 잠을 유도하는 동시에 신경을 안정시켜 스트레스를 줄이기에 제격이라는 유제품 업계의 시장 공세도 활기를 띠는 중이다. 

이처럼 ‘슬리포노믹스’라는 신조어가 등장하고 관련 시장이 생겨날 만큼 바쁜 현대인들의 숙면에 대한 욕구는 점점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스스로 노력하는 모습이다.

수면을 도와주는 많은 제품이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정작 자신의 습관을 고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평소 커피를 즐겨 마시는 사람이라면 잠들기 전 커피 대신 따뜻한 우유 한 잔으로 습관을 고치고, 스마트 폰을 멀리하며 시간을 정해 규칙적인 수면을 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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