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라이프 / 이권수 소비자기자] 지난 4월 25일 한국은행이 ‘2019년 1·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을 발표한 뒤, 한국의 경제 성장률이 –0.3%를 기록하며 세계 금융위기가 있었던 2008년 이후 ‘최악의 경제 상황’이라는 기사가 나오는 등 한국경제의 위기를 말하는 언론 보도가 쏟아졌다.
그런데 지난 2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9년 4월 소비자 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이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1.6으로 한 달 전보다 1.8포인트 올랐다. 지수가 100 이상이면 경기를 낙관적으로 보는 소비자들이 비관적으로 보는 이들보다 많다는 뜻이다. 실제 국민들이 체감하는 경기는 언론이 말한 ‘최악의 경제 상황’ 수준은 아닌 것이다.
그렇다면 언론이 말하는 경제 상황과 국민이 체감하는 경제 상황이 이렇게 다른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기저 효과’로 설명할 수 있다.
기저 효과란 특정 시점의 경제상황을 평가할 때 비교의 기준으로 삼는 시점에 따라 주어진 경제상황을 달리 해석하게 되는 현상이다. 예를 들어, 1월의 휘발유 가격이 1600원, 2월의 휘발유 가격이 1400원, 3월의 휘발유 가격이 1500원이었다고 가정했을 때 3월에 휘발유 가격은 2월에 비해 100원 비싸졌지만 1월에 비하면 100원 싸다. 이렇게 기준이 1월이냐 2월이냐에 따라 3월의 휘발유 가격이 올랐는지 떨어졌는지 해석이 달라지는 것이다.
기저 효과는 기준의 선택에 따른 착시이니만큼, 기저 효과 착시는 통계를 분석한 주체에 의해 인위적으로 의도된 착시라는 특징이 있다. 시중에 발표되는 다양한 경제·경영 지표가 기저효과를 내재할 수 있기에, 지표를 읽을 때는 수치 뒤에 숨겨진 의미를 읽어내는 지혜가 필요하다.
한국은행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9년 1분기의 경제 성장률은 2018년 4분기 대비 –0.3%이고, 2018년 1분기 대비 +1.8%이다. 경제 성장률이 경기가 비교적 좋았던 직전 분기에 비해 0.3% 떨어진 것은 사실이지만, 전년 동기 대비 1.8% 오른 것은 언론에서 말하는 ‘최악의 경제 상황’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경제에 대한 위기감이 높아지면 국민의 경제 심리를 악화시켜 경제를 실질적으로 악화 시킬 수 있음을 고려할 때, ‘최악의 경제 상황, 경제 성장률 마이너스’와 같은 지표 뒤에 숨겨진 의미를 읽어내는 지혜로운 경제 활동은 국민 경제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