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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은 왜 화폐가 되지 못한걸까?(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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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은 왜 화폐가 되지 못한걸까?(4)
  • 장지명 소비자기자
  • 승인 2019.06.17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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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의 알고리즘
사진: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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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라이프/ 장지명 소비자 기자] 경제학에서 일반적으로 수요가 증가했을 때 적정가격을 맞히기 위해서 은행은 공급을 증가시킨다. 그런데 왜, 비트코인은 공급을 증가시키지 않았을까? 이는 바로 비트코인 특유의 알고리즘 때문이다. 비트코인은 기존의 중앙 집중형 구조인 경제 체제로 운영되지 않는다. 기존의 은행 경제 체제는 시장에 유통되는 화폐가 더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그만큼 화폐를 찍어내어 시장에 유통함으로써 경제적 균형 상태를 유지한다.

그러나 비트코인은 통제기관의 개입을 받지 않기 위해 통화를 관리하는 중앙 기관 대신 비트코인 이용자들의 컴퓨터가 구성하는 p2p 네트워크를 이용한다. p2p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컴퓨터들이 아주 풀기 어려운 수학 문제를 풀었을 때, 비트코인이 생성되는 방식으로 비트코인은 공급된다. 수학 문제가 점점 어려워지는 방식으로 마이닝 속도와 채굴량을 조절하였다. 컴퓨터 시스템으로 공급량을 정해두었기 때문에 정부에 의해 경제가 좌지우지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는 수요와 공급만을 통해 만드는, 개인이 중앙 기관에 희생되지 않는, 이상적인 경제체제를 목표로 한 것이었다.

그러나 대략 10분에 한 번꼴로 마이닝이 이루어져 새로운 비트코인이 25개씩 발행되는 것이 원래 비트코인 체계였으나, 한국에서의 비트코인 열풍으로 인해 마이닝 기계가 순식간에 차근차근 공급되어야 하는 비트코인을 한 번에 채굴하여 공급 시기를 바꾸었다. 향후 100년간 발행되는 비트코인의 수효는 2100만 개라는 것에는 변화가 없지만, 공급계획에 변화가 생기면서 예상치 못한 하이퍼디플레이션(급격한 통화가치의 상승)이 발생한 것이다. 잠시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는 듯했으나, 급격히 어려워진 수학 문제로 인해 갑자기 공급이 급격하게 줄어들었고, 이는 더 극심한 디플레이션을 불러일으키며 투기를 조장하였다.

이로써 인플레이션은 방지할 수 있었으나 디플레이션에 의해 비트코인의 경제 혁명은 실패하였다. 하지만, 실패했음에도 불구하고 비트코인의 경제혁명은 생활의 많은 부분을 바꾸었다. 그것에 대해서는 ‘비트코인은 왜 화폐가 되지 못한걸까? (5)’에서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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