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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영웅', 관객 성원 속 10주년 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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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영웅', 관객 성원 속 10주년 맞아
  • 오연주 소비자기자
  • 승인 2019.04.03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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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1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
▲ 뮤지컬 '영웅' 포스터

[소비라이프 / 오연주 소비자기자] 안중근 의사의 삶을 담은 뮤지컬 ‘영웅’이 관객들의 뜨거운 사랑에 힘입어 올해로 10주년을 맞았다. 지난 2009년 10월 26일 안중근 의사 의거 100주년을 기념해 초연된 후 많은 관객들의 호응을 얻어 꾸준히 공연해오고 있다. 특히 이번에는 앞서 안중근 역을 맡아 큰 호평을 받았던 정성화와 양준모가 주연 안중근 역으로 분해 열연한다.

뮤지컬 '영웅'은 안중근 의사의 거사 8개월 전인 1909년 2월, 안중근과 11명의 동지들의 단지동맹에서 시작되어 1909년 10월 26일 이토히로부미 암살과 그 이후 안중근의 재판과 사형 전 모습까지를 다룬다. 특히 오프닝넘버인 ‘단지동맹’은 러시아의 자작나무 숲을 재현한 세트와 조명 연출이 단지 11인의 결의를 담은 비장한 노래와 어우러져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관객들에게 뮤지컬 ‘영웅’이 10년째 사랑받는 요인은 무엇일까. 첫째는 애국심을 자극하는 소재와 감동적인 스토리다. 1909년 당시 일본에 나라를 빼앗기지 않기 위해 애썼던 그 시대 사람들의 삶을 엿볼 수 있다. 극에서는 독립을 위해 맹렬히 싸운 안중근의 영웅적인 모습만을 묘사하지 않았다. 동지들의 죽음 앞에 회의에 빠지기도 하고, 사형 집행 전 어머니가 지어 보낸 수의 앞에서 눈물 흘리기도 하는 안중근의 인간적인 면모도 묘사했다. 이런 모습들은 관객들로 하여금 인물이 살아 숨 쉰다고 느끼게 한다.

또한, 안중근 외에 그를 도와 의거를 진행했던 독립투사들의 이야기도 다룬다. 평범한 그들의 일상적 모습은 관객들의 공감을 이끌어낸다. 특히 황해도와 충청도라는 서로 다른 지역 출신의 두 인물이 함께 아리랑을 부르는 장면은 재미와 감동을 함께 전한다는 후문이다.

둘째, 극의 분위기와 딱 맞는 무대 연출이다. 스크린의 영상 연출, 철골과 기차 모형을 이용해 다양한 장면을 연출했을 뿐 아니라 각 장면에 걸맞은 조명 연출도 눈에 띈다. 또한, 앙상블들의 화려한 군무와 탄탄한 코러스에 마음을 울리는 넘버들이 더해져 관객들에게 감동을 준다.

스토리의 경우 아쉬움이 남는 부분도 있다. 안중근이 이토를 암살하는 다소 단순한 스토리를 섬세하게 다루지 못했다. 단순한 스토리 라인을 보완하기 위해 넣은 설희나 링링 같은 가상 인물들은 오히려 극에 녹아들지 못하고 붕 떠있다는 느낌마저 준다. 또한, 전반부에는 이토로 대표되는 일본에 맞서 싸우겠다는 강렬한 의지를 보이던 안중근이 후반부에서는 동양 평화를 외치는 전개는 설명이 부족해 보인다. 그의 생각을 좀 더 심도 있게 다루지 못한 점이 아쉬움을 사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아쉬움을 덮을 만큼 배우들의 열연과 웅장한 넘버가 단연 돋보인다. 특히 이 뮤지컬의 가장 유명한 넘버인 '누가 죄인인가'에서는 관객들 모두의 뜨거운 박수와 함성이 쏟아진다. 이토를 살해한 형사범으로 일본 재판에 넘겨진 안중근이 독립 전쟁을 치루는 중이기 때문에 형사범이 아니고 전쟁포로라고 선언하며 이토의 죄목을 빠르지만 강렬한 어조로 나열하는 장면은 관객들에게 큰 울림을 준다. 이에 더하여 앙상블이 함께 누가 죄인인가를 외치는 부분에서는 많은 관객들이 소름이 돋았다는 평이다.

올해로 10주년을 맞은 뮤지컬 '영웅'은 오는 21일까지 월요일을 제외한 모든 요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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