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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불황기의 소비패턴, ‘립스틱 효과’를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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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불황기의 소비패턴, ‘립스틱 효과’를 아시나요?
  • 공혜인 인턴기자
  • 승인 2019.04.02 12: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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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적 환경의 변화와 소비패턴의 상관관계
▲ 사진 제공 : Pixabay

[소비라이프 / 공혜인 인턴기자] 얇은 지갑 사정 때문에 명품가방이나 고급 승용차 대신 고가의 립스틱이나 넥타이를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증가하고 있다. 이처럼 만족도가 높으면서 비교적 가격이 저렴한 사치품(기호품)의 판매량이 증가하는 현상을 ‘립스틱 효과’(Lipstick effect)라 부른다. 주로 지금과 같은 경제 불황기에 나타나는 특이한 소비패턴이다.

실제로 한국은행, 국제통화기금(IMF)이 밝힌 2019년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연 2.6% 정도에 불과하다. 해외투자은행 중 하나인 크레디트스위스는 투자 감소와 한국의 수출부진을 이유로 예상되는 경제성장률은 2.4%로 하향조정하기도 했다. 세계경제성장률이 연 3.3%로 예상되는 것을 고려하면, 한국은 낮은 수치임을 알 수 있다.

립스틱 효과는 원래 립스틱만 발라도 전체적인 분위기를 변화시킬 수 있다는 의미로 사용되었다. 그러나 1930년대 미국에 대공황이 발생하면서부터 의미가 달라졌다. 당시 산업별 매출통계를 분석하며 경제학자들은 경제는 나빠지는데 립스틱 매출이 올라가는 기현상을 발견하였다. 사람들은 불황으로 소득이 감소하면서 고가품을 사기 어려워졌고, 그래서 상대적으로 훨씬 저렴한 비용을 투자하여 화려한 립스틱을 구매한 것이다. 여기에는 작은 투자로 지금의 상황을 벗어나고 싶어 하는 심리가 작용했다.

이에 대표적인 고가의 립스틱 브랜드 ‘에스티로더’는 ‘립스틱 지수’를 발표하기도 하였다. 일례로 2001년 9.11테러 이후 미국에서 립스틱 판매량이 급증하였고, 2008년 세계 금융위기 후에도 립스틱 판매량이 급증하였다. ‘지갑 사정 때문에 명품가방은 사지 못해도 립스틱 정도는 사도되겠지’라는 마음가짐으로 립스틱을 구매하게 되는 것이다.

립스틱 효과에 대한 의견은 두 가지로 나뉜다. “형편에 맞는 작은 사치로 만족감을 느끼는 합리적인 소비패턴”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경제호황에 이어져오던 소비심리를 경제 불황의 상황에서도 떨치지 못하는 ‘사치 심리’”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전 세계 평균 경제성장률보다 꾸준히 낮은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는 한국에서도 이러한 립스틱효과가 계속해서 일어나고 있는 것은 아닐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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