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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를 장려하는 사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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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를 장려하는 사회로
  • 주현진 소비자기자
  • 승인 2019.03.26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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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 창업에 실패해도 복직 가능해

[소비라이프 / 주현진 소비자기자] 올해 주요 그룹 총수들의 신년사에 등장한 내용 중 인상 깊은 키워드들이 있다. ‘실패’를 장려하는 내용들인데, 기존에 ‘실패’라는 부정적인 어감이 조금씩 희석되고 있음을 느낀다.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은 “지금은 근본적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실패하더라도 도전을 장려하는 조직문화를 만들어가자”고 말했다.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은 “건설적인 실패를 격려하는 기업문화와 과감한 도전과 투자”를 강조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성공보다 빠른 실패를 독려하는 조직이 되어야 한다.”고 언급했다.

특히 SK 그룹은 실패에 관한 승부수를 걸어 화제가 되었다. 직원들의 창업을 독려하고 창업에 실패하더라도 복직할 수 있는 선택권을 준다는 것이다. 평소 사회적 가치를 강조했던 최태원 회장의 경영 철학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 사진 제공 : SK그룹 홈페이지 (위) 럭스로보 홈페이지(아래)

재계의 영향력 있는 인사들이 잇따라 실패가 감추고 부끄러워해야 하는 것이 아님을 언급하고 실패를 장려하는 사회로 탈바꿈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칭찬할 만하다. 주요 그룹 총수들이 실패라는 키워드를 많이 언급한 이유는 무엇일까.

기자는 실패가 곧 혁신의 시작이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바야흐로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다가왔고, 기술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은 더욱 벌어질 것이라 생각한다. 혁신을 일구어내지 못하면 도태되는 문화 속에 재계 그룹 총수들은 다가올 미래에 대한 두려움도 느꼈으리라.

우리나라도 실패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뀌었다는 것을 느낀다. 2018년 9월 행정안전부와 중소기업벤처부는 ‘실패 박람회’를 개최해 실패자가 낙오자라고 낙인찍히는 사회적 분위기를 바꾸고자 했다. ‘실패박람회’는 실패 문화 컨퍼런스, 토론, 혁신적 실폐사례 공모전, 재창업 지원 대면평가 등으로 꾸려졌다.

혁신적 실폐 사례 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한 코딩 교육용 로봇 기업 ‘럭스로보’의 오상훈 대표는 여섯 번의 실패라는 터널을 지난 후, 매출 200억 원을 목표로 하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2년이 안된 스타트업으로는 놀라울 만한 성과이다.

거듭된 실패 속에서도 거창한 성공을 이루어내는 사람들을 격려하는 문화가 사회 전반에 걸쳐 정착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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