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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선생님의 소유물이 아니에요" 부산 지역 스쿨 미투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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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선생님의 소유물이 아니에요" 부산 지역 스쿨 미투 확산
  • 주현진 소비자기자
  • 승인 2019.03.20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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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모 사립여고 교사, 학교서 음란물 시청·성추행 일삼아…SNS 통해 재학생 및 졸업생 제보받아

[소비라이프 / 주현진 소비지기자] 부산 모 사립 여자 고등학교에서 교사에게 부적절한 스킨십과 언행 등 성폭력을 당했다는 글이 올라와 충격을 주고 있다. 트위터 및 인스타그램을 통해 부산 S여고 교직원들의 성폭력 피해 사례에 관한 제보를 받고 있다. 해당 SNS 계정들에는 #미투 #미투공론화 #스쿨미투 #교내성폭력고발 등의 해시태그가 붙어 해당 교사의 자성을 촉구하고 있다.

SNS 계정에는 “재작년 이 일로 떠들썩했을 때도 막 고등학교 들어온 우리더러 다른 선생님이 “선생님이 예뻐서 좀 만질 수도 있지”라는 발언을 한 바 있고, 몇 번이나 일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특정 선생님 몇 분은 계속 떳떳하게 학교에 출근하고 있습니다.“ 등의 글이 게시되어, 상당한 기간 동안 학생들이 피해를 받아 왔음을 알 수 있다. 학교의 주인은 학생이라는 학생들의 용기에 증언은 물밀 듯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한 교사는 성희롱 발언과 신체 접촉 외에도 업무용 PC에 음란 영상 및 사진 등을 저장해 학교에서 시청했으며 몰카와 포르노 등이 각종 폴더별로 저장되어 있었다는 재학생과 졸업생의 증언이 나오고 있다. 

학교는 문제가 커지자 자체적으로 학생들에게 설문 조사를 실시하였으나 학생들은 설문지에 실명을 기재하게 되어 있어 제대로 된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학생들은 대자보를 붙여 다른 교사가 아닌 해당 교사가 직접 사과할 것, 피해자를 보호해줄 것, 피해 사실을 공론화한 학생을 색출하는 등 관련 학생에 대한 보복을 금지할 것, 피해 학생을 비난할 시 처벌을 하는 등 2차 가해를 방지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 학생들의 대자보

부산시교육청은 학생들이 지목한 교사 13명을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고 현직 교사 8명을 수업과 업무에서 배제하도록 조치했다. 또한 앞으로 재발 방치 차원에서 ‘스쿨 미투’ 발생 학교를 2년간 특별 관리하고, 재발 방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미투 운동이란 미국에서 시작된 성폭행이나 성희롱의 발생 청산을 위한 해시 태그 운동이다. 해시 태그 캠페인은 사회 운동가 타라나 버크가 사용했던 것으로, 알리사 밀라노에 의해 대중화되었다. 미투 운동 확산의 시발점이 되었던 2017년 할리우드 영화제작자 하비 와인스타인의 성 추문 사건은 피해자가 더 이상 숨을 필요가 없다는 인식을 심게 해준 계기가 되었다.

한국 또한 2018년 1월 서지현 검사가 언론을 통해 검찰 내의 성폭력 실태를 공개하며 큰 사회적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사회는 곳곳에 숨어 있는 병폐들을 그동안 눈 감아 왔으나 서지현 검사의 발언 등으로 용기를 내는 피해자가 많아졌다. 권력으로 상대를 누르고 상대의 의사 결정권을 무시하는 행위를 지탄하는 그들의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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