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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어드는 외과의사, 좁아드는 의료서비스 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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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어드는 외과의사, 좁아드는 의료서비스 범위
  • 김대원 소비자기자
  • 승인 2019.03.17 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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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10여 년 동안 2400명 외과의사 은퇴, 충원률은 75%에 그쳐
▲ 사진: Pixabay

[소비라이프 / 김대원 소비자기자] 대한민국은 의료서비스 혜택이 전 세계적으로 비교했을 때 상당히 좋은 편에 속한다. 의료서비스 분야에서 상당 부분이 의료보험이 적용되다보니 많은 사람들이 비용 부담 없이 의료서비스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되었고, 그로 인해 생활하는데 있어서 보다 높은 삶의 질을 충족하고 있다. 하지만 향후 10여 년 동안 은퇴하는 의사의 수가 늘어나는 반면, 은퇴하는 의사들을 충원시킬 신규 의사의 수가 줄어든다는 분석이 나와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범위가 줄어들 전망이다. 특히 외과 분야에서의 서비스 범위가 급격하게 줄어들 것으로 보여 고령화 사회에 대비한 외과 의료 대책이 시급한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2017년 보건복지부 발표에 따르면 전국의 외과 및 흉부외과 전문의는 모두 8299명으로 집계되었다. 그 중 50대 이상의 전문의가 4554명으로 전체의 54.9%를 차지하면서 절반이 넘는 비중을 보이고 있다. 통상적으로 외과계에서 실제 메스를 잡고 장시간 수술을 할 수 있는 상한선을 60세로 두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 외과 의사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50대 이상의 의사들은 앞으로 10년 이내로 모두 외과계를 떠나게 된다. 그러나 은퇴하는 외과계 전문의 인원 수 만큼 빈자리를 메울 신규 의사의 규모도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외과 및 흉부외과 전문의 자격을 신규 취득한 의사는 2014년 171명에서 지난 해 162명으로 줄었고, 신규 의사의 규모가 최근의 추세를 보인다고 가정했을 때 향후 외과 현장에 새로 들어올 의사는 2027년까지 1500여 명, 2037년까지 3200여 명으로 은퇴를 앞둔 의사보다 대략 1000여 명 정도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향후 10년 뒤 의사 수가 부족해서 환자들이 수술을 제 때에 받을 수 없는 이른바 '수술 절벽'시대에 도래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우리 사회에 미치는 파장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고령화 사회에 진입한 우리나라의 경우 외과 수술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의 비중이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추세이다. 또한, 2025년에는 노인 인구가 전체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하는 형국이라 외과 의사의 필요성은 앞으로도 높아질수 밖에 없다.

하지만 현재 의대생들 사이에서 외과 및 흉부외과 분야는 오래전부터 기피 대상이다. 의대생들이 해당 분야를 기피하는 이유에는 높은 업무 강도로 인해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점도 있지만, 의료소송을 비롯한 각종 분쟁에 휘말릴 소지가 높고 외과 수술비에 대한 건강 보험 의료 수가가 턱없이 낮게 책정된다는 점도 크게 작용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최고 수준이라고 불리는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에도 최근 5년간 흉부외과를 전공한 사람은 40세의 문종환 교수 1명뿐인 것으로 전해진다. 심한 가슴 부상을 입은 환자는 언제 어디서든 속출할 수 있지만, 국내 최고의 외상센터마저 흉부외과를 전공한 사람이 1명 밖에 없다는 것은 앞으로 닥칠 의료 절벽이 얼마나 재난적인 의료 상황을 초래할 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한국보다 앞서 고령화 사회에 진입한 일본의 경우 2007년 일본 의료계 내에서 비인기 분야라고 불리는 소아과와 산부인과 등의 의사 수가 부족해지자 해당 분야 지원자에게 등록금을 전액 지원하고 일정 기간 동안 해당 분야에서 의무적으로 근무를 하도록 하는 제도를 도입하여 의료 절벽 문제를 완화한 바가 있다.

또한, 미국의 경우 외과 업무는 한국과 비슷하지만 한국의 낮은 의료 수가와는 달리 고된 수술에 따른 보상으로 외과에 지원하는 의사가 가장 많고 경쟁률 또한 치열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결국 우리나라의 경우도 앞으로 닥칠 의료 절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현재 의대생들 사이에서 비인기 분야라고 불리는 외과 및 흉부외과 분야에 전폭적으로 지원을 많이 하도록 유인책을 도입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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