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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탄구이’ 식당의 고기, 정말 연탄으로 구웠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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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탄구이’ 식당의 고기, 정말 연탄으로 구웠을까?
  • 신용민 소비자기자
  • 승인 2019.03.12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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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숯불향 맛소스’ 사용하는 식당 많아…향신료 사용 여부 밝혀야
▲ 온라인 커머스 옥션에서 판매 중인 ‘숯불향 맛소스’ / 출처 : 옥션

[소비라이프 / 신용민 소비자기자] 지인과 점심식사 약속이 있었던 어느 날, 기자에게 맛집을 고르라고 하기에 열심히 검색해 돼지고기 연탄구이 식당을 찾아갔다. 가격도 괜찮았고 숯불향이 나는 고기 맛도 좋았다. “연탄에 구운 거니 맛있게 드세요”라며 식당 아주머니가 말씀하고 나가시자, 식당을 오래 운영한 지인이 이건 연탄에 구운 고기가 아니란다. “어, 그런 게 있었어?” 기자 또한 꽤 까다로운 편이라 웬만한 비밀은 안다고 생각했는데 뜻밖에도 처음 듣는 소리다.

식당을 나온 후 지인에게 재차 물어보니 그 식자재의 이름은 ‘숯불향 맛소스’라고 한다. 진짜 연탄불에 구운 고기인지 여부는 육안으로는 구분이 힘든 반면 ‘숯불향 맛소스’을 사용한 고기는 향이 강하고, 실제 연탄불에 구운 고기는 향이 은은하다고 한다.

실제로 고기를 양념에 절일 때 이 맛소스를 함께 넣으면 구웠을 때 숯불향이 난다. 이런 소스를 쓰는 것은 불법도 아니며 딱히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다만 고객을 속이는 것이 문제인데, 그 식당 아주머니도 고객을 대할 때마다 마음이 좀 꺼림칙할 것 같다는 생각이 스쳐갔다.

‘숯불향 맛소스’를 사용한 돼지고기와 연탄불에 직접 구운 돼지고기는 조리 시간과 노동력 차이 등으로 가격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다. 식자재의 원산지를 밝히는 것이 대중화 된 요즘, ‘숯불향 맛소스’를 사용할 경우 ‘돼지고기구이(숯불향 사용)’ 이런 식으로 사용한 식자재를 떳떳하게 밝히고 해당 메뉴의 가격을 저렴하게 받아야 할 것이다.

이렇게 하면 식당 주인은 고객을 속였다는 양심의 가책을 느낄 필요가 없고, 고객 또한 저렴한 가격에 숯불향이 나는 고기를 맛보고 싶은 사람은 구매를 할 것이다. 정보가 실시간으로 오가는 현대 사회는 어지간한 비밀은 결국 다 들통이 나게 마련이다. 먼저 식당을 운영하시는 분들은 얄팍한 상술로 소비자를 기만하지 말아야 하며, 이러한 향신료의 사용 여부도 원산지 표기와 같이 의무화하도록 하는 제도의 뒷받침이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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